“그래도 백화점” VS “이젠 플랫폼”…명품 구매, 어디가 좋을까
상태바
“그래도 백화점” VS “이젠 플랫폼”…명품 구매, 어디가 좋을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18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신세계·현대百, 명품 덕에 매출↑
‘1조 클럽’ 가입 백화점도 6개 늘어나
가품 걱정 없이 실물 확인해 살 수 있어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도 지난해 매출 ‘급증’
오픈런 없이 편하게 집에서 구매할 수 있어
제품 다양, 플랫폼 별 할인 혜택 쏠쏠해
미래소비층 MZ 잡아야…버티컬 플랫폼 유리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명품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에 기반한 백화점과 온라인 기반 명품 전문 플랫폼의 특징에 따라 향대로 구매처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급격하게 성장한 시장은 다름 아닌 명품업계다. 2년째 하늘길이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많은 사람들이 명품에 돈을 쓰는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올해도 명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백화점과 명품 전문 플랫폼의 각 특징에 따라 취향대로 구매처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명품이 이끈 백화점 실적…“직접 보고 사야”

1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6조 원으로 전년 대비 4.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7위 규모로 독일보다도 순위가 높았다. 

이같은 명품 시장 호황에 힘입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들 역시 지난해 두 자릿수의 명품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롯데백화점의 해외패션·명품 매출은 35% 증가했으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43.7%, 40.8% 증가했다. 

지난해 연 매출 1조 원이 넘는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백화점도 전년 5개에서 11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롯데 본점 ▲롯데 잠실점 ▲현대 판교점에 더해 ▲신세계 본점 ▲신세계 대구점 ▲현대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명품관▲롯데 부산본점▲현대 무역센터점 등 6개 점포가 새롭게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00년대만 해도 백화점 연간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안팎에 불과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 ‘버버리’보다 국내 유명 브랜드 ‘타임’의 매출이 더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3%로, 전체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에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백화점에서 파는 명품은 정품이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 본사와의 정식 수입 판권 계약을 통해 물건을 들여오기 때문에 소비자는 매장에서 해당 제품들을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다. 

18일 디올은 레이디백, 카로백, 콩테빙백, 새들백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은 디올 새들백. 사진=디올 홈페이지 캡처

생각했던 제품의 크기, 색상, 모양 등을 실물로 보고 구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은 백화점만이 가진 큰 장점이다. 18일 가격이 오르기 전에 백화점에서 디올 새들백을 구매했다는 김모 씨(32)는 “한두 푼도 아닌데 가품 논란이 전혀 없는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합리적인 소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명품 시장 성장에 기반한 백화점 업종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소비는 전년도 4분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해외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소비의 고성장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무서운 성장세’ 명품 플랫폼…다양성·가격 ‘장점’ 

명품 수요의 증가로 백화점 업계만큼 무서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곳이 또 있다. 바로 머스트잇·트렌비·캐치패션·발란 등으로 대표되는 명품 거래 전문 플랫폼이다. 내로라하는 유명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하며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는 이들은 올해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명품 거래 플랫폼 '머스트잇' 모델 배우 주지훈. 사진=머스트잇

가장 먼저 명품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 머스트잇은 지난해 거래액 3500억 원을 달성해 지난달 31일 기준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업계 1위 규모다. 특히 지난해 12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트렌비 역시 지난해 11월 거래액이 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66억원) 대비 201% 급증했으며, 12월 거래액은 800억 원가량으로 추산 중이다. 발란은 지난해 4분기에만 2000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6%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3150억 원을 기록했다. 

명품 구매의 주요 층이 4050 중장년층에서 2030 젊은층으로 옮겨온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플렉스’(Flex·자기 과시형 소비) 유행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오프라인 구매보다 온라인 구매에 더 익숙한 이들은 디지털로 무장한 럭셔리 시장에도 손을 뻗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는 기존 오프라인에서는 구하기 어려웠던 제품들을 비교적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병행수입, 구매대행 및 해외 직구 사이트와의 공식 계약 등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백화점보다 풀(pool)이 넓은 셈이다.

발란이 2021년 4분기 거래액 2000억원 을 달성했다. 사진제공=발란
명품 거래 플랫폼 '발란'이 2021년 4분기 거래액 2000억원을 달성했다. 사진제공=발란

오프라인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큰 이유다. 플랫폼 자체적으로 할인 쿠폰, 타임 딜, 추첨 등 이벤트를 통해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영업 전날부터 백화점 앞에서 텐트를 치는 등 ‘오픈런’(매장 열기 전부터 대기하다 영업 시작과 동시에 백화점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을 할 바에야 마음 편히 온라인으로 구매하겠다고 말한다. 

55만명이 모여 있는 명품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소비자는 “샤넬 카드슬롯 구매하고 싶은데 오픈런 지쳐간다”며 “머스트잇 같은 온라인 전문 플랫폼에서 구매했는데 인보이스도 받고 각인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명품 구매 수요가 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편하고 합리적인 것을 추구하는 미래 소비층 MZ세대를 잡는 쪽이 명품 시장에서의 승기를 가져갈 것으로 분석한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버티컬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다. 

명품 플랫폼의 한 관계자는 “명품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주 고객층이 1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 세대기 때문에 이들의 취향이 높아짐에 따라 명품 플랫폼 성장 여력은 많이 남아있다고 본다”며 “한번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매해 본 사람들은 편리함을 경험했기 때문에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