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론’의 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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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론’의 뿌리는?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5.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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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 5년 전에 출간한 ‘리셋코리아’에서 제기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은 ‘소득주도 성장’이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도 들어보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KDI에서 근무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도 대선 TV 토론에서 문 후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대목이다.

글쎄다. ‘소득주도의 성장’이란 개념은 어디에서 생겼을까.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하던 손석춘씨가 「미디어오늘」에 쓴 글을 보고 그 개념을 이해하게 됐다. 그는 지난홰 1월 이후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약칭 새사연)이라는 긴 이름의 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미디어오늘에 쓴 글에서, “소득주도 성장은 한국 경제의 위기를 풀어갈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며, “소둑주도 성장의 논리와 정책은 5년 전에 진보의 싱크탱크를 자임한 연구원이 정책대안으로 내놓은 책 ‘리셋코리아’에 나온다”고 소개했다. 그 연구원은 그가 지난해부터 맡고 있는 ‘새사연’이다. (링크: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손석춘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리셋코리아의 소득주도 성장론은 공약과 거의 일치한다. 수출주도 성장에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큰 명제도, 임금과 복지를 높여 내수를 키우는 정책도 같다.

(중략)

다만 새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 성장’의 이면에는 오랜 시간 피땀 묻은 돈으로 싱크탱크를 성원해준 민중이 있다는 사실만은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

(중략)

물론, 공약으로 끝날 일은 결코 아니다. 실제 그것이 민중의 삶에 싸목싸목 구현되지 못한다면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다. 쉬운 일은 아니다. ‘리셋코리아’에 다 담아내지 못했지만, 노동의 창조성을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통일 민족경제’ 형성과 이어져 있어 더욱 그렇다.“

 

(관련기사)

문재인 정부, 국책 연구기관과 언론 기득권 깰 수 있나 (미디어오늘)

[손석춘 칼럼] 한국 경제 위기를 풀어갈 거의 유일한 대안은 수득주도 성장이다

 

 

 

그러면 ‘리셋코리아’라는 책에서 ‘소득주도 성장’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보자. 이 책의 요약서에는 이렇게 설명한다. (2012년 5월 발행)

 

(관련 링크)

리셋 코리아 18대 대통령이 꼭 해야 할 16가지 개혁 과제 (네이버 책)

 

『이 책은 정태인 원장이 이끄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 연구팀이 6년 동안 공들여 만든 정책보고서다. 새사연은 국내 최고의 진보 연구소로, 한국을 개조해서 새출발한다는 제목부터 대단히 의욕적이다.

▲ 리셋코리아 로고 /중앙일보

어느 대통령 선거치고 중요치 않은 선거가 있으랴마는 2012년 대선은 여러 의미에서 특히 중요하다. 진보와 보수가 나라의 운명을 놓고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이번 대선의 결과로 배가 산으로 가느냐, 강으로 가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이 중요한 갈림길에서 수많은 중요한 선택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성장, 일자리, 경제민주화, 재벌, 중소기업, 환경, 에너지, 복지, 의료, 교육, 주거 등등 끝이 없다. 이 많은 문제에 대해 이 책은 하나하나 사실을 설명하고, 이론을 제시하고, 외국의 사례를 들고,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진보세력이 집권한 이후 올바르게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이미 집권 전에 정책 기조에 대한 확신과 합의가 있어야 한다. 또 집권 이후 1~2년 내에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도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이룬 것이다.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호의 개조, 어떤 설계도로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최소한 경제가 성장하는 것만큼은 소득이 올라가는 것이다. 계층 간 격차가 완화되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것이다. 내수 기반이 갖춰져서 외부 충격에도 변동이 적은 경제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사는 것이 과연 불가능한 소망인가? 그렇지 않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소득 상승에 의한 내수 기반 확충과 불평등 완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1987년 6월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을 기점으로 민주화 분위기가 사회에 확산됐고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높은 임금인상이 지속되었던 덕분이다. 이 시기는 한국 자본주의의 짧은 황금기였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시장 개방화와 자유화가 본격화되고, 기업들은 주주 이익 극대화와 단기 수익 추구에 매몰됐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채용이 쉬워지면서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심화되었다. 외환위기의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특히 2000년대 들어 10여 년 동안 우리 사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하나는 금융이 가계경제 깊숙이 파고 들어간 것이다. 국민들의 소득은 오르지 않았지만 대출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경기호황 속에 살고 있는 것처럼 착각했다. 그 사이 가계부채는 1000조 원까지 불어났다.

또 하나의 변화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재벌이 빵집까지 밀고 들어오면서 한국 경제의 포식자로 둔갑, 국민경제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대세가 바뀌고 있다. 양극화를 넘어 복지 담론으로 대전환해야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와 시장 지상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왔다. 1990년대 중반까지 완화되었던 계층 간 소득격차와 중산층의 확대는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반전되기 시작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그리고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더 악화되었다. 이는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가 파생시킨 세계적이면서도 가장 심각한 사회현상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이른바 20대80사회를 넘어 10대90사회라고 해도 무리 없을 정도로 양극화가 사회의 대표적인 질병이 되었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생활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비교적 안정된 직장에서 소득과 저축을 통해 생활하던 이들이 외환위기 이후에는 불안한 일자리와 부채에 시달리고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시장에 의존하게 됐다. 그마저도 세계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가계 생활은 급격히 불안정해졌다. 이제는 최후의 기댈 곳으로 국가만이 남은 셈이다. 복지담론은 기업의 불안정한 고용과 자산시장의 붕괴 조짐 앞에서 국민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이었다.

이 때문에 진보의 정책 대안은 ‘시장에서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 개혁’과 ‘재분배 강화를 위한 사회적 복지 확대’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세부적 규제안과 개혁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진보개혁 세력은 2012년 이후의 시대적 변화를 능동적으로 읽어야 한다. 이에 기초하여 새로운 진보의 가치와 비전을 정립하고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진보가 제시해야 할 가치는 지금까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이뤄졌던 자유시장과 승자독식의 논리를 깨는 ‘신뢰와 협동’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 운영 원리다.

바야흐로 과거에 대세라고 믿었던 모든 가치체계들이 뒤집어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대세는 99%가 될 것이다. 99%를 대세로 만들어야만 이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지금까지처럼 경쟁에서 이긴 1%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의 사회, 상위 1%가 시장을 통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99%가 무너지면 1%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99%가 버틸 수 있는 한계 지점이 오기 전에 99%가 나서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2012년 대선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새로운 시대를 눈앞에 둔 99%에게 바치는 정책이다. 그들이 만들어갈,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로 가는 정책이다. 정치인이나 지식인을 통해서가 아니라 99%들이 직접 이 책을 읽고 공감해주기를 바란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저자는 정태인씨를 비롯해 13명으로 돼 있다. 새사연 연구원들로 구성돼 있다.

책을 주도적으로 간행한 정태인씨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민경제 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기조실장을 지냈다. 학계에서 한미FTA를 반대했던 가장 대표적인 참여정부 출신 인사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의 본부장이다. 현 성공회대학교 겸임교수.2011년부터 새사연 원장으로 연구 책임을 맡아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정책 연구에 힘쓰고 있다. 참여정부에서의 경험을 돌아보며 평소 존경하는 경제학자 고 박현채 선생의 말대로 민중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만들었다.

 

출판사가 제공한 추천사를 보낸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조국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유시민, 심상정, 정동영, 손학규, 이정희씨 야권 정치인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조국 (당시) 교수는 “대학 바깥, ‘전선’ 바로 옆에 터 잡고서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순수 민간 싱크탱크 새사연의 지난 6년간 활동의 총괄이 이 책이다. 사회 전 분야에 관철되는 양극화를 개탄하면서 자본의 폭주를 막고 노동, 민생, 복지가 중심이 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의 필독서. 그리고 진보건 보수건 18대 대통령 후보와 당선자 및 국정인수위원회 구성원이 반드시 읽어야 할 보고서다.”고 추천서를 썼다.

유시민씨는 “이 책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동아시아공동체의 형성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앞으로 10~20년 동안의 동아시아 정세는 우리의 정책 기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변화를 기민하고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구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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