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이 불러온 항공대란...언제까지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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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이 불러온 항공대란...언제까지 이어지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2.2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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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직원들 사이에 오미크론 확산...인력부족으로 결항 속출
27일에만 2700여편 결항
정점 통과했다는 기대 나오지만...폭설 등 악천후는 새로운 변수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무서운 속도로 전세계 곳곳에 퍼지면서 항공 운항이 무더기로 결항되는 '항공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무서운 속도로 전세계 곳곳에 퍼지면서 항공 운항이 무더기로 결항되는 '항공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무서운 속도로 전세계 곳곳에 퍼지면서 항공 운항이 무더기로 결항되는 '항공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CNN은 '여행의 악몽'이라고 표현하며, 엄청난 수의 결항으로 인해 연말을 가족과 보내려던 수많은 사람들의 발이 공항에 묶였음을 전했다. 

특히 미 북서부 태평양 연안에는 폭설 등 악천후가 지속되고 있어 항공 대란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세 심각...인력부족에 결항 속출"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이 비행기 조종사 및 승무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항공편 운항 중단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flight aware)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연휴인 지난 25일과 26일 이틀간 약 2300편의 미국발 및 미국행 항공편이 결항됐으며, 전세계적으로 3500편이 결항됐다. 

27일 기준으로도 전세계적으로 결항된 항공은 총 2737편이며 이 중 미국발 및 미국행 항공편은 1088편에 달한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항공 대란'의 원인은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다.

항공기 조종사나 승무원들, 항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들이 격리에 들어가자 인력부족으로 인해 예정된 노선을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없게 된 것. 

CNN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의 브라이언 퀴글리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현재 조종사들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증상이 나타난 조종사들 또한 격리에 돌입했고, 많은 수의 조종사들이 격리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독일의 루프트한자 등도 조종사 및 승무원의 확진이나, 특정 국가에 도착한 후 격리에 들어가면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겨울 비행 일정의 10%를 취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의 브리티시에어웨이즈 역시 27일 46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중국 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과 중국국제항공 또한 주말 이후 3일간 2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다수는 중국 시안으로 향하는 항공편이다

1300만 인구 도시인 시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엄격한 봉쇄조처에 돌입, 이 도시를 드나드는 항공편이 모두 결항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이후 퇴사 독려...항공 수요 늘자 인력 부족

정상적인 운항을 위한 인력부족이 이번 항공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미 이같은 사태가 지난해 이후 예고된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로뉴스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대거 막힌 후 많은 항공사들은 직원들의 퇴사를 독려했다"며 "그러나 올해 항공 수요는 대부분 회복됐고, 그들은 인력 부족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26일까지 미국 전역의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은 1360만명에 달하는데, 이는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하면 15% 가량 낮은 수치다. 

퀴글리 부사장은 "지난해 전염병이 유행하는 동안 우리 직원들 사이의 확진자 수가 증가했지만, 당시에는 우리의 운항 스케쥴 또한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한 지금은 우리가 운항 일정을 맞추기 위해, 그리고 우리 직원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 항공사 임원들은 지난주 인력부족과 항공 운항 차질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에 대한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절반인 5일로 줄여줄 것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요청하기도 했다. 

CDC는 지난주 코로나19에 확진된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격리 지침을 완화했으며, 뉴욕주 보건당국 역시 필수 노동자들에 대한 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했다. 
이에 항공 운항 인력에 대한 격리기간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승무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NYT는 "승무원 노조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격리 기간 단축 권고는 항공사가 아닌 공중보건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 "결항사태 정점 통과했을지도"...악천후는 변수 

일부 해외 언론들은 '항공대란의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NYT는 "미국에서는 최악의 결항 사태는 끝났을지도 모른다는 조짐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27일 기준 결항된 미 항공기는 800편 이상인데 이는 26일 1500편에 비해 낮아졌다는 것. 

실제로 유나이티드항공은 26일 118편에 비해 줄어든 87편의 운항을 27일 취소했으며 델타항공은 26일 189편에 비해 크게 줄어든 64편의 운항이 27일 취소됐다. 

다만 일부 항공업계는 여전히 코로나19에 확진된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무더기 결항 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많은 기업들 및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직원들에게서도 오미크론 확진 소식이 점점 더 많이 들려오고 있다"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가 항공편 결항 및 지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 북서부 태평양 연안에 폭설이 내리는 등 악천후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항공 대란이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날 알래스카항공은 전체 운항 스케줄의 20%인 137편을 취소했으며 지역 항공사인 스카이웨스트도 운항 스케줄의 11%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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