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두산을 바라보는 두 시선...구조조정 성공 VS 재무구조 개선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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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두산을 바라보는 두 시선...구조조정 성공 VS 재무구조 개선 미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2.06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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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두산건설 매각 연결고리 끊어
독특한 두산건설 매각 구조, 산은 '신중론'
두산重, 수소 등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
두산그룹이 1년여 만에 구조조정 불확실성을 걷어내며 시장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6일 두산에 대해 "그룹 구조조정이 마무리 수순인 만큼 향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1만3000원에서 15만3000원으로 35.4% 상향하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 원을 긴급 수혈 받는 대신 자산과 자회사 및 손자회사 매각, 유상증자를 포함한 3조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해 진행 중이다. 

구조조정 일환으로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타워와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등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고, 같은해 두산중공업은 4352억 원 출자와 강원도의 클럽모우 골프장을 매각했다. 또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1조2125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긴급여신을 상환하겠다"고 밝히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열을 올렸다. 

여기에 두산그룹은 그룹의 핵심 자회사이자 유동성 위기의 근원인 두산건설까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에 2580억 원에 매각하면서 연내 구조조정 졸업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끼웠다는 평가를 이끌었다. 시장 역시 이런 기대감 속에 두산의 목표주가를 35%가량 끌어 올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회장 "두산건설 매각, 두산重 재무개선에 도움 안돼"

시장의 긍정적인 시그널에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두산건설 매각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지 못했으며 업무협약(MOU) 종결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유는 두산건설의 독특한 매각 구조 때문이다. 더제니스홀딩스는 위탁운용사(GP)인 큐캐피탈파트너스를 비롯해 신영증권PE, 유진자산운용, 우리PE,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발행주식 54%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다. 

더제니스홀딩스는 위브홀딩스라는 또다른 SPC가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위브홀딩스에는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5곳이 1380억 원을 투자했고, DBC라는 두산그룹 부동산 관리 자회사가 12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렇게 모은 2580억 원과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건설 지분 일부를 출자해 더제니스홀딩스를 설립했다. 두산건설은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더제니홀딩스가 이를 전량 인수해 지분 54%를 가져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DBC는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밥캣코리아 등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결국 두산건설 매각 대금 2580억 원 중 절반 가량인 1200억 원이 두산그룹의 돈이다. 여기에 두산중공업이 더제니스홀딩스에 두산건설 지분을 현물출자했다. 더제니스홀딩스가 매입하는 주식이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구주가 아닌 새롭게 발행되는 신주 54%여서 실제 두산중공업이 이번 매각으로 수령하는 돈은 없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연결고리를 끊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채권단은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자산을 빼 두산건설 인수 과정에 투입한 것에 대해 향후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과정을 지켜보는 등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완료 후 두산중공업은 핵심 계열사 두산퓨얼셀을 필두로 수소 연료전지 등 친환경 기업으로 변모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두산퓨어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모습. 사진제공=두산퓨어셀

기대되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 

시간이 걸리겠지만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발(發) 3조 원 규모의 자구안 마련에 나선 지 1년여 만에 구조조정 대부분을 마무리하고 '구조조정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이 마침표를 찍으면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3월 ㈜두산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 받았다. 탈석탄·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사업이 타격을 받자 미래 먹거리로 수소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퓨얼셀을 낙점했다. 지난해 11월 두산퓨얼셀 지분 15.6%를 무상 증여 받았던 두산중공업은 이번 현물출자로 두산퓨얼셀 지분 30.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두산중공업을 포함해 두산은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주 비중을 전체 60% 이상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김포열병합발전소(3600억원 규모) ▲폴란드 폐자원에너지화 플랜트(2200억원) ▲네팔 수력발전(4000억원) ▲창원 수소액화플랜트(1200억원) 등 1조1000억 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8000억원을 미래사업에 쏟는다. 오는 2027년까지 회사가 개발·공급할 발전용 가스터빈 전부를 수소터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소터빈은 수소 또는 수소·LNG(액화천연가스) 혼합 연료를 사용하는 수소복합발전소의 핵심 주기기다.

한국남부발전과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 전소 연소기와 수소 터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차세대 원전 SMR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미국에서 원전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SMR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뉴스케일이 협력하는 첫 프로젝트는 미국 발전사업자 UAMPS(유타 지역발전시스템)가 아이다호주에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도 두산중공업이 낙점한 미래사업이다. 2025년까지 해상풍력 매출을 1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 96메가와트(MW) 규모의 해상풍력을 설치했다.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는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을 실증하며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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