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에도 OPEC+ 증산 유지...이유는?
상태바
오미크론 변이에도 OPEC+ 증산 유지...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2.03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 위한 조치라는 해석 나와
오미크론 영향력 크지 않다는 자신감도 피력한 듯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임에 따라 OPEC+가 증산 방침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다만 OPEC+는 성명을 통해 "회의는 계속 열려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이 바뀌면 즉각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WTI 최근 한달간 20% 급락

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OPEC+ 회의 결과를 전하며 "이같은 결정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언급했다.

시장의 관심이 온통 '오미크론'에 쏠려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석유 수요 감소를 예상해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근 국가에서 출현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미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경제활동 둔화 가능성으로 연결되면서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던 것이다. 

이같은 전망은 국제유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불과 2주 전인 11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수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1일 배럴당 65달러까지 급락했다. WTI는 11월 한 달 동안 20% 이상 급락한 것이다.

유가의 급격한 하락세는 산유국들이 기존의 증산 방침을 철회할 것이라는 예상을 더욱 강화시키기도 했다.  

인플레 우려한 미국과의 관계 고려했다는 해석도

오미크론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OPEC+가 기존의 증산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FT는 "OPEC+의 결정은 지난 1년간 급격히 높아진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OPEC+에 공급을 늘릴 것을 요구했던 백악관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가를 낮추기 위해 지난달 23일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명령한 바 있다. 한국과 중국, 인도, 일본, 영국 등에도 동참을 요청했으며, 이들 국가는 미국의 비축유 방출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자문위원이었던 밥 맥널리 라피던 에너지그룹 회장은 "예상치 못한 결정이지만 OPEC+의 결정은 정책적 오류가 아니다"면서 "이번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부스 케이플러 리서치 책임자는 CNBC의 '스쿼크박스 유럽'과의 인터뷰에서 "증산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은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확실히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영향력 오래가지 않는다는 자신감 피력

일각에서는 OPEC+의 이번 결정이 오미크론의 영향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JP모건의 석유 및 가스 책임자 크리스티안 말렉은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로 최근 유가가 급락했지만, OPEC+의 이번 조치는 오미크론의 영향력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OPEC+의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X의 연구 분석가인 로한 레디 역시 "만일 오미크론이나 다른 종류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실제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 WTI 가격은 곧바로 배럴당 65달러선을 하회하거나 5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오미크론이 상당히 잘 통제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입국제한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같이 강도높은 봉쇄 조치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오미크론 대응과 관련, 대규모 봉쇄나 입국금지 강화 대신 부스터샷 접종을 최우선 순위에 올렸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국립보건원(NIH) 연설에서 "새 계획은 봉쇄조치를 포함하지 않으며 대신 백신과 부스터샷 확대, 코로나19 검사 확대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레디는 "특히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상당히 효과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내년 1분기에는 유가가 75~80달러까지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진정한 경기회복은 아마도 그 이후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투자은행도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오미크론이 석유 수요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최근의 유가 하락이 과도했다"며 "현재 가격은 재투자할 수 있는 강력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