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유류세 인하했는데…'천차만별 기름값'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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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유류세 인하했는데…'천차만별 기름값' 까닭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18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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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 정책 알뜰·직영 즉각 반영
일반 주유소 "재고 소진 때까지 적용 미뤄"
유류세, 휘발유 가격의 60% 가량 차지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지 닷새가량이 지난 18일 현재, 직영주유소와 일반주유소 사이 기름값 격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인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38·여) 씨는 주유 후 눈을 의심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자신이 주유한 주유소에서 채 1km도 안 떨이진 주유소의 기름값이 130원가량 더 저렴했다. 김 씨가 주유한 주유소의 휘발유값은 1리터에 1820원, 경유는 1627원, 고급휘발유는 1997원이었다. 반면 다른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130원 가량 저렴한 1690원대였다.

김 씨는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한 지 닷새가량 됐는데 왜 휘발유 가격에 차이가 큰지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김 씨의 말을 토대로 김 씨가 주유한 곳을 찾아가보니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반면 저렴한 곳은 GS칼텍스가 직영하는 곳이었다.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곳과 정유사 직영점 사이에 130원 가량의 격차가 있는 셈이다. 

개인사업장과 직영점 격차, 이유

정부는 지난달 26일 역대 최대 폭인 유류세 20%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유류세 인하는 12일부터 시작됐다. 닷새가 지난 지금 여전히 주유소간 유류값 인하 효과에 온도차가 있다.

정유사들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시장에 조기 반영될 수 있도록 인하 당일 직영 주유소에서도 즉시 가격을 낮춰 공급하고 일반주유소 등 유통망에도 제품을 적시 공급,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정유사 직영 주유소의 유류값이 싼 배경이다.

반면 일반 자영주유소 등은 재고 물량 소진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주유했던 주유소 관계자는 "기름값을 내리라는 지시는 받지 못했다"며 "재고 물량 소진까지는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2018년 유류세 인하 조치 후 전국적으로 주유소에서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까지 10여 일이 걸렸다. 올해도 비슷할 것"이라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곧바로 적용된 직영점, 알뜰주유소 비중이 높은 수도권에서 효과가 더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휘발윳값 기준 가격의 60% 가량은 세금인 유류세가 차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류세 구조

주유하는 기름값의 절반 이상은 유류세다. 유류세는 어떻게 산정될까. 한국석유공사에 고시된 10월 국내 휘발유값 기준으로 살펴보자. 

휘발유 기준 리터당 세전 가격은 787.49원이다. 유류세는 911.94원으로 세부 구성을 보면 교통세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부가세 166.05원이다. 10월 정유사 공급 가격은 1699.43원이며 주유소 평균 공급 가격은 1712.32원이다. 

유류세 중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는 종량세로 고정 금액이다. 반면 부가세는 휘발유 가격(세전)에 따라 달라진다. 휘발유 가격에서 대략 60% 정도를 세금인 유류세가 차지한다. 

유류세 구조 중 논란이 되는 건 교통세다. 교통세는 기본세율을 기준으로 ±30%의 탄력세를 부가해 결정된다. 이런 이유로 '교통세'는 유류세 인하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정부가 교통세를 최대 30% 인하할 경우 주유소 공급 가격은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유류세 인하에 인색하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국내 정유사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는 사치품으로 기름 소비를 줄일 목적으로 높은 세금을 매겼다"면서 "이후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유류세 세수규모 역시 워낙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세금을 걷기까지 쉬워 과거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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