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특화점포' 경쟁…'슈퍼리치'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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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특화점포' 경쟁…'슈퍼리치' 노린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0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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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내년 7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 오픈
최소 3억~30억 이상 자산가 대상 컨설팅 제공
디지털·비대면 뜨면서 무인점포나 편의점 협업 점포도 운영
사진제공=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은 내년 7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사진제공=KB금융그룹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은행권이 이른바 '슈퍼리치'인 고액 자산가를 확보하기 위해 특화점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타급 프라이빗뱅커(PB)와 세무·부동산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자산관리를 하도록 하는 한편, 특화점포 자체에도 다양한 컨셉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내년 7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는 자산가들을 위한 팀 단위의 고객관리 등 차별화된 운영 방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PB와 센터에 상주하는 세무·부동산·법률·신탁·투자 전문가들이 협업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한다. 기업금융(IB)과 연계한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증권사의 투자 전문가도 배치한다.

또한 'KB형 패밀리 오피스 모델'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상속, 증여, 가업승계 등 자녀 세대로의 부의 이전까지 고려한다. 

KB국민은행은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VVIP를 대상으로 서울 강남스타PB센터, 도곡스타PB센터, 압구정스타PB센터, 명동스타PB센터 등 4곳의 스타PB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센터들은 전국 7개 자산관리 자문센터와 내부 전문가인 WM 스타자문단 등을 통해 금융상품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오픈하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는 국내 PB센터 전용 건물 중 최대 규모로 건축되며, 지하 1층은 KB 갤러리와 아트홀을 만들어 문화·예술 공간으로, 지상 2층은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카페 형태의 라운지로 꾸며질 예정이다. 3층에서 7층까지는 아트, 북, 문화 등 스토리를 담은 상담 공간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금융그룹들은 다양한 컨셉을 담은 고액자산가 대상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6월 초고액자산가 대상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럽원(Club1)' 2호점을 서울 한남동에 개점했다. 

클럽원 한남의 내부는 디지털과 결합한 '물 속의 리조트'라는 컨셉으로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방문자가 편하게 머무르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고객라운지, 상담실, 와인바 등을 디지털 시설과 연계해 구상했다. 

클럽원 한남 내에는 하나은행 전문 PB와 세무·법률 전문가, 부동산·신탁 전문가 등이 상주해 국내외 세무 서비스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해외이주 상담, 부동산투자·자산관리 등을 제공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7월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대상 특화점포인 '투체어 익스클루시브(TCE)' 본점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세무·부동산 전문가 포함 8명의 자산관리 전문 PB가 배치돼 한 곳에서 종합금융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우리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기업 오너 자산관리, 가업 승계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TCE 오픈은) 초고액 자산가 거점을 확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수준 높은 자산관리 대면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금융자산 3억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투체어 프리미엄(TCP)' 센터를 7곳, 금융자산 30억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TCE 센터를 2곳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고액 자산가인 기업가 고객을 대상으로 PB와 IB가 결합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PIB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PIB센터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019년 여름 유럽출장 중 세계 1위 PB 금융사인 UBS를 방문하고 기업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서비스를 만들도록 지시하면서 공식 출범했다. 

PIB센터는 특히 기업가에게 맞춤 기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컨설팅센터(ICC)의 전문가들로부터 투자상품·포트폴리오·IB·법인회계·세무·부동산 등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신한금융은 이외에도 올해 7월 디지털에 감성을 녹인 디지털 특화 점포 '디지로그 브랜치'를 선보였다. 새로운 특화 점포는 서울 서소문과 신한 PWM 목동센터, 한양대,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 등에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특화점포를 늘리는 것은 예대마진이라는 전통적 은행 수익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기에 다른 방식을 통해 강점을 가진 분야를 더 키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자산관리(WM)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만큼 은행에서도 관심을 쏟는 분야다.

한편 은행권은 점포를 지속적으로 축소하면서 고액 자산가를 위한 특화점포 외에도 편의점과 협업하는 등 대안 점포를 마련하고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경쟁 업체나 이종 업종과 협업하거나 무인 점포를 고도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은행은 780여개의 점포를 없앴다.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 영업점 수는 지난해보다 79개 줄어든 6326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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