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달성한 인터넷은행…중금리대출·건전성관리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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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달성한 인터넷은행…중금리대출·건전성관리는 과제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05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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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 1~3분기 누적순이익 각각 1679억원·84억원 
4분기 내로 중금리대출 목표치 채워야…갈 길 멀어
건전성관리와 플랫폼 성장성 보여줄 필요 있어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디지털과 비대면으로 올해 크게 성장한 인터넷은행이 딜레마를 마주했다. 정부가 제시한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치까지는 한참 남았는데 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대출 자체를 내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고신용자 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중금리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케이뱅크 4분기 중금리대출 확대에 주력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분기 중금리대출 비중은 13.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중금리대출 비중은 각각 10.0%와 10.6%를 기록했다. 다만 연말 목표치인 20.8%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케이뱅크 역시 연말까지 21.5%를 채우는 것이 목표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1분기 중금리대출 비중은 18.2%였지만 2분기 비중이 15.5%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경우에는 대출 자체를 중단했다. 출범 열흘만에 금융당국에서 할당받은 대출 한도 5000억원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28.2%로 타행보다 높지만 당초 목표치였던 34.9%에는 모자란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를 두 달 남기고 본격적인 중금리대출 확대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대출을 제외한 고신용자 대출을 사실상 모두 중단했다. 대신 중저신용자를 위한 첫달 이자 지원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케이뱅크는 이달 6일부터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 통장의 신규 증액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한다. 대신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이자는 2개월치를 돌려주고 있다. 또한 여신 확대를 위해 연말까지 '대출 안심 플랜'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대출 안심 플랜 서비스는 대출을 받은 이용자가 중대 사고 등으로 대출 상환이 불가능해졌을 때 보험사가 나서서 대출 상환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인터넷은행 성장세는 두드러져… 카뱅 이용자수 1위

중저신용자 대출 문제를 제외하면 인터넷은행의 성장세 자체는 가파른 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각각 1679억원과 84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895억원이었지만 올해는 1679억원으로 95.6%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3분기 703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 흑자로 전환했다. 

이용자 수도 성장세다. 3분기 말 카카오뱅크 앱의 월간 실사용자수(MAU)는 1470만명을 넘어서 금융 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케이뱅크 역시 이용자 수가 작년 말 219만명이었다가 올해는 660만명으로 늘었다.

건전성 관리·플랫폼 성장성 보여주기는 숙제

인터넷은행에 남은 과제는 건전성 관리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연내 담보대출 출시와 중금리대출 확대에 따라 내년에도 여신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중금리대출이 대손비용을 증가시켜 향후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가 방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1%로 아직까지 자산 건전성에 대한 부담은 낮게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케이뱅크 역시 연체율이 지난 1분기 말 0.55%에서 2분기 말 0.37%로 개선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3분기 실적은 상반기에 이어 이자이익 확대와 수수료·플랫폼 사업영역 성과가 지속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대손비용 상승과 대출성장률 둔화가 동반되고 있으며, 규제심화의 영향이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연간 2300억원 내외 순이익과 5% 수준의 ROE 시현이 예상된다"며 "은행주 기준으로는 여전히 차별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결국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과 성장성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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