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자영업자·중저신용자 '대출 한파'...2금융권 규제 강화
상태바
내년에도 자영업자·중저신용자 '대출 한파'...2금융권 규제 강화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03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드론 DSR 규제에 포함
2금융권 차주별 DSR 60%→50% 강화
총량규제 21.1% 지켜야…저축은행들 대부분 한도 소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내년부터2금융권 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확대되는 데다가 카드론마저 DSR에 포함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와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대출이 어려워져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2금융권 대출 대폭 옥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 DSR 규제에 새로 포함된다.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민 대출자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DSR은 모든 금융회사의 대출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카드론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위한 제도라는 특수성이 감안돼 그동안 DSR 규제에서 제외돼왔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려 DSR 한도를 다 채운 차주의 경우 지금까지 시중은행은 이용할 수 없었지만 카드론 이용은 가능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이조차 이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다중채무자의 카드론 취급을 제한하거나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10·26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카드론을 DSR 규제에 포함할 뿐만 아니라 2금융권의 차주별 DSR 기준을 현재 60%에서 내년 50%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시중은행(40%)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DSR 40%를 모두 채운 차주는 2금융권에서 나머지 20%를 빌릴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이것이 10%로 줄어든다. 

피해는 자영업자·중저신용자로…2금융권 의존 확대

이렇게 2금융권 규제가 엄격해지면 그동안 2금융권에 의지해왔던 자영업자와 중저신용자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 소득 충격은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사업자대출 572조6000억원, 가계대출 415조9000억원을 합쳐 총 988조5000억원으로 2019년 12월 말 대비 173조3000억원(21.3%)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이 저축은행·카드·캐피탈 등 고금리업권에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의 증가율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은행권에서 하락한 반면 비은행권에서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 모두 올해 1분기 이후 고금리업권에서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KDI는 가계부채 총량관리 등으로 은행권의 자금 공급이 제한된 점도 개인사업자가 최근 고금리업권의 대출을 크게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윤해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경영 악화를 겪은 자영업자의 채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실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재정지원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된 자영업자들은 원활하게 폐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 부채 누증을 방지하고 이후의 재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량규제 지켜가며 영업…저축은행 대부분 한도 소진

또 하나의 변수는 총량규제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각각 6%와 21.1%를 넘기면 안 된다는 총량 규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리며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의 지난 9월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2.67%로 전월 대비 0.9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의 대출금리도 각각 0.82%포인트, 0.64%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총량이 이미 꽉 찬 것으로 안다"며 "그렇다고 12월에 당장 대출이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조절하며 조심스럽게 영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