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L(선구매 후지불)'이 뭐길래...아마존·페이팔·애플도 속속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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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L(선구매 후지불)'이 뭐길래...아마존·페이팔·애플도 속속 참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1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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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이어 영국 유명 핀테크 회사들도 진출
높은 성장성과 강해지는 규제의 벽 사이에 놓였다는 지적도
스퀘어가 선구매후결제(BNPL) 업체인 에프터페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퀘어가 선구매후결제(BNPL) 업체인 에프터페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먼저 구매하고 지불은 나중에 하는 BNPL 시장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아마존과 페이팔, 스퀘어 등 미국의 빅테크들은 너도 나도 BNPL 업체와 손을 잡고 있으며, 영국의 유명 핀테크 회사들 역시 BNPL 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기업들 뿐만 아니라 BNPL 스타트업 역시 적지 않은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BNPL 시장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다만 선구매후지불의 BNPL 시장의 인기가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고객이 감당할 위험성을 과소평가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더 뜨거워진 BNPL 시장"

테크크런치는 12일(현지시간) "지난 8월 이후 BNPL 시장은 가장 인기있는 핀테크 분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미국의 온라인 지급결제 업체 페이팔이 일본의 페이디를 27억달러(약 3조148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팔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올해 4분기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페이디는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선구매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 업체다.

BNPL은 결제업체가 소비자 대신 물건값을 먼저 지불하고, 소비자는 구매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결제 업체에 대금을 분할납부하게 된다. 

스퀘어 역시 호주 BNPL 업체인 애프터페이를 290억달러에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마존 또한 지난 8월말 핀테크 기업 어펌(Affirm)과 제휴를 맺었다. 어펌은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BNPL 업체로, 최근 실적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목됐다.

어펌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7% 증가했다. 다만 2883억달러 순손실로, 아직까지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손을 잡고 '애플 페이 레이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전체 소매업체의 85%가 애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 결제를 받고 있어 애플이 BNPL에 진출할 경우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유명 금융 기술회사들도 BNPL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영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인 몬조와 레볼루트는 자체적인 BNPL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볼루트는 해외 환전을 주요 사업으로 다루고 있으며, 소프트뱅크와 타이거글로벌이 주도한 8억달러(약 936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최근에는 33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몬조의 경우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BNPL의 자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CNBC는 전했다.

최근에는 BNPL 스타트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스칼라페이는 최근 1억5500만달러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7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콜롬비아의 아띠 역시 기업가치가 1억4000만달러로 평가돼 이전 대비 75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테크크런치는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하는 BNPL 시장의 인기는 중남미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4월부타 '네이버페 후불결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카카오페이 역시 오는 4분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쿠팡 역시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 중 일부에게 '나중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놀라운 성장성...규제의 벽도 높아져

미국의 빅테크를 비롯해 영국의 유명 핀테크업체들, 그리고 스타트업까지 너도 나도 BNPL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이 시장의 성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이미 500만명이 BNPL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BNPL 시장은 27억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규제되지 않은 BNPL 사용이 전년대비 3배 증가했는데, 이는 영국의 광대한 신용 시장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영국과 유럽연합에서는 규제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다. 

영국광고실행위원회(CAP)는 지난해 12월 '소비자에게 BNPL이 신용 상품이라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광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BNPL 시장이 소비자들에게는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공공기관과 소비자보호기관들은 BNPL이 과소비를 부추기고, 고객들이 감수하고 있는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핀테크 컨설턴트인 11:FS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브레어는 "영국의 FCA는 올해 초 BNPL 시장에 대한 주요 조치를 취했다"며 "그들은 시장에서 BNPL의 인기가 높아진다면 통제를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빠르게 성장하는 핀테크 시장과, 엄격한 틀을 요구하는 규제의 벽 사이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FT는 "빠르게 움직이는 핀테크와 감독방식 사이의 불일치에 대한 광범위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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