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풍선효과에…2금융권 대출문턱 높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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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풍선효과에…2금융권 대출문턱 높아지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7.19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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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2금융권 가계대출 순증액 21조7000억원
도규상 부위원장 "은행권-비은행권 규제차익 해소 방안 강구"
저축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는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제2금융권에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 금융당국이 규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순증액은 2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4조5000억원이 줄어들었던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4조2000억원이 줄어들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코로나19) 확산으로 대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15조5000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21조7000억원의 순증을 기록했다. 이에 예년과 다르게 급격하게 증가한 대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시 2금융권 DSR 조정 가능성 높아져

가계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당국은 제2금융권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상태다. 

현재 은행권 40%, 비은행권 60%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조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15일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5개 금융협회(은행연합회, 생보협회, 손보협회, 여전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농협중앙회) 임원들과 온라인으로 '제1차 가계부채 리스크관리 전담반(TF)'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확산세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도 부위원장은 "금융권 일각에서 은행과 비은행간 규제차익을 이용해 외형 확장을 꾀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된다고 판단될 경우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규제차익을 조기에 해소해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2금융권에도 은행 수준의 DSR 규제가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 부위원장은 "금융당국은 차주단위 DSR 단계적 확대 등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장에서 안착되도록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는 금융기관을 강도높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상반기 수준에 머물렀지만 비은행권의 경우 증가폭이 오히려 확대됐다"며 "예년 대비 높은 주택거래량을 감안할 때 은행권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저축은행…하반기 어려움 산적

제2금융권 중에서도 현재 은행권 대출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업권은 저축은행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85조1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말 대비 7조4439억원 늘어난 액수다. 

수신 잔액도 증가했다. 5월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85조9344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2223억원 늘었다. 

이는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저축은행 쪽으로 여수신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신 증가의 원인으로는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되면서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대출을 줄이고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저축은행의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수신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데다가, 금융당국이 규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저축은행이 하반기에 더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은행권이 했던 것처럼 저축은행도 대출한도나 대상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기조는 가계대출을 많이 늘리면 페널티를 주겠다는 거니까 2금융권으로서는 조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서 하반기에는 중금리 상품과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로 업권 간 경쟁마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전략적으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상태라 저축은행과 경쟁이 예상된다"며 "게다가 하반기에는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으로 저축은행 상품 비교가 쉬워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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