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향방] ② 상승 전망에 무게?...수많은 변수 염두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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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향방] ② 상승 전망에 무게?...수많은 변수 염두에 둬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14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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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회원국 간 마찰이 가장 큰 변수
엄청난 수요 회복은 유가 상승세 지지 요인
델타 변이 확산은 변수...지나친 낙관론 자제하라는 의견도
국제유가를 둘러싼 수많은 변수 속에서 유가의 흐름에 대한 분석도 서로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를 둘러싼 수많은 변수 속에서 유가의 흐름에 대한 분석도 서로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회원국의 협의체인 OPEC+ 회담의 결렬을 비롯해 경기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 급증,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 유가를 둘러싼 변수가 적지 않다.

이는 월가의 분석가들 사이에서도 석유 시장에 대한 분석을 엇갈리게 만들고 있다. 

국제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변수들 사이에서 유가가 어떠한 흐름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OPEC+ 회담 결렬이 가장 큰 변수 

국제유가를 전망하는데 있어 가장 큰 불확실성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갈등이다. 타국에 비해 감산 규모가 큰 UAE가 불만을 제기하면서 이달 초 OPEC+ 회담이 결렬됐고, 이후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유가 공급과 관련해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일단 단기간 내 이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가 사우디와 UAE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고, 이 협정과 관련해 어떠한 진전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주 OPEC+ 새 회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만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생산이 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석유시장 수급은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급에 변화가 없다면 석유시장 수급은 더 조여지고, 이는 유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은행들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1월 이후 50% 상승한 것이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우려가 OPEC+ 회원국 사이의 결속력이 떨어지고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 경우 회원국들은 기존에 합의했던 생산 목표를 무시하고 무작정 공급을 늘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앞서 지난해 3월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미국 셰일업계의 이익을 견제하기 위해 추가 감산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고, 이에 사우디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증산'이라는 초강수로 대응하면서 유가 전쟁이 발발한 것.

이는 유가를 한 때 18년만에 최저치로 폭락하게 만드는 등 사우디와 러시아를 비롯한 모두에게 타격을 입힌 바 있다. 

FT는 "가장 큰 위험은 회원국 사이에서 의견 불일치가 해결되지 않으면 생산자들이 기존 합의를 무시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는 가격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청난 수요회복 기대감 여전"

이같은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엄청난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가 모든 수요를 초토화시켰던 지난해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보복 수요가 나타나고 있고, 석유 시장만큼 보복수요가 명확한 곳도 없다"고 평가했다. 

CNBC 역시 "월가의 많은 분석가들이 앞으로 몇 달동안 원유시장이 훨씬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예측기관인 OPEC을 비롯해 국제에너지기구(IEA), 미국에너지정보국(EIA) 등도 모두 하반기에는 수요가 주도하는 경기회복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은행들 역시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3분기 평균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유가가 전망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마지막 분기에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결정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경우 브렌트유가 내년 여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만일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유가가 세자릿대로 복귀하게 되는 것이다. 

PM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석유 분석가인 타마스 바르가는 "올해 들어 세계와 각 지역의 원유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 유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이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지난 2일로 끝난 주간 발표된 미국의 원유재고가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일대비 1.6% 오른 배럴당 75.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밥 요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선물 담당 전무는 "석유시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일방통행으로 돌아섰다"며 "훨씬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은 변수..."지나친 낙관론 피해야"

그러나 유가 상승에만 무게가 실리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변수가 바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다. 

존 킬더프 어게인 캐피털 파트너는 델타 바이러스를 언급하며 "수요 회복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면서 "특히 아시아의 경우 수요에 있어 필수 지역인데 큰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세계 경기회복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석유 수요에 대한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분석가인 루이스 딕스는 "거래상들은 현재 코로나19 전염병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지나치게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연결되면서 연준의 정책 변화를 앞당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베코의 자산관리 분석가인 제런 블로클랜드는 "유가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현재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요인으로 보는 미 연준의 설명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상황에서 이같은 변수들이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경우 오히려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WSJ는 "많은 분석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갑작스러운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경우 월가 전체에 재정적 고통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많은 거래상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무관한 자산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다른 투자자들이나 심지어 경제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바빈은 "모두가 매우 낙관적이라면 부정적인 위험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FX엠파이어는 "원유 시장은 전반적으로 매우 큰 불확실성과 함께 시끄러운 행동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 석유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포지션을 작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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