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출범 D-2' GS리테일, 쿠팡·네이버 따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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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출범 D-2' GS리테일, 쿠팡·네이버 따라 잡을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2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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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1위 GS리테일과 홈쇼핑 1위 GS홈쇼핑 합병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통합으로 연계 시너지 노려
물류 인프라 이용해 신선식품 2시간 내 배송에 집중

차별성 없이 단순 통합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지적도
편의점 GS25 경영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
오는 7월 1일 ‘통합 GS리테일’이 출범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초대형 유통 공룡이 탄생했다”고 평가한다. 사진제공=GS리테일
오는 7월 1일 ‘통합 GS리테일’이 출범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초대형 유통 공룡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제공=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내달 1일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가지고 있는 GS리테일과 홈쇼핑 업계 1위인 GS홈쇼핑이 뭉친다. 이 둘을 합친 ‘통합 GS리테일’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초대형 유통 공룡이 탄생했다”고 평가한다.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물론 호텔까지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의 절대강자다. 특히 편의점은 소비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종합 플랫폼’ 역할을 하며 매년 매출액 성장세다. 지난해 말 기준 GS25는 1만4688개에 달한다. 

GS홈쇼핑의 경우 홈쇼핑 업계 1위다. 지난해 취급액은 전년 대비 5.10% 증가한 4조4988억 원을 기록했다. 2위인 현대홈쇼핑은 취급고 4조413억 원으로, GS홈쇼핑과 4500억 원 넘게 차이 난다. 국내 최초 홈쇼핑 기업이기도 하다. 

이처럼 두 기업 모두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통합 GS리테일의 등장을 지켜보는 경쟁업체들의 속마음은 마냥 편할 수는 없는 것이다. 

거래액 25조, 새로운 유통 공룡 노린다

합병 후 존속 법인인 통합 GS리테일은 자산 규모 9조 원, 연간 거래액(매출액) 15조 원, 하루 거래 600만 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으로 평가된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지난 5월 임시주총을 통해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모든 쇼핑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통합 커머스 플랫폼 리딩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통합 GS리테일은 오는 2025년까지 거래액 25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네이버쇼핑이 27조 원으로 1위, 쿠팡 21조 원으로 2위다. GS리테일이 25조 원을 달성한다면 네이버쇼핑, 쿠팡과 함께 3강 구도가 된다. 

합병 이후 덩치가 커지면 바잉파워, 즉 구매력을 바탕으로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홈쇼핑, 슈퍼마켓, 편의점 등 채널이 통합되면 발주 물량이 대폭 커지게 돼 상품 구색을 다각화할 수 있는 것. 이를 홈쇼핑TV 채널을 활용한 대량 판매, 슈퍼나 편의점 등 매장 내 매대 마련 등으로 판매력도 늘릴 수 있다. 

또 점포 거점을 활용한 물류 시너지도 예상된다. GS리테일의 슈퍼와 편의점을 포함하면 전국 1만5000개가 넘는 오프라인 거점이 있는 셈이다. 여기에 ▲연면적 40만㎡(12만평)가 넘는 규모의 전국적 물류 센터(오프라인 31개·디지털커머스 3개·홈쇼핑 물류센터 2개 등) ▲3300여 대 배송 차량 ▲2200여 명의 배송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테스트 운영인 온라인 플랫폼 ‘마켓포’도 이르면 7월 중 정식 론칭할 것으로 보인다. 마켓포는 그룹사 통합 온라인몰로, GS샵과 GS프레시몰, 심플리쿡, 랄라블라, 달리살다 등 계열사 온라인 사업을 한데 모아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채널이 통합되면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다양한 경로로 들어오는 고객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GS프레시몰의 '채소최저가' 화면. 사진제공=GS리테일

신선식품 즉시 배송…마켓컬리가 경쟁사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이미 합병 이전에도 물류 인프라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의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 앱인 ‘우딜-주문하기’(이하 우딜앱)를 운영 중이다. GS홈쇼핑은 지난 4월 508억 원을 들여 IT 기반의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확보했다. 

통합 GS리테일은 메쉬 코리아의 물류 혁신 솔루션, 도심 물류 거점, 풀필먼트 센터 등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빠른 배송 서비스와 물류 인프라로 즉시 배송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신선식품 2시간 내 배송’을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허연수 부회장은 “우리의 경쟁사는 네이버와 쿠팡이 아니다”며 “차별화 전략으로 신선식품 경쟁력 제고에 힘을 쓸 방침이며 주력 취급 제품군만 보면 마켓컬리와 겹칠 것”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은 GS더프레시와 GS25를 수십 년간 운영하면서 신선식품에 관한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왔다. 본격적으로 즉시 배송에 나서게 된다면 전통 유통 강자 SSG닷컴, 홈플러스는 물론 배달의민족 비마트 등 퀵커머스 업체들에게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오프라인 물류센터 31개에 6개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신선식품은 국내 대부분의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영역이지만 일부 지역에 한해 새벽배송과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 GS리테일은 이미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물류센터가 확보된 셈이기 때문에 신선식품 2시간 내 배송이 전혀 무리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차별화 실패하면 존재감 미미할 수도

다만 단순히 GS리테일과 GS홈쇼핑을 합친다고 시너지 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로도 있다. 실제 유통 플랫폼 합병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사례가 전무하다. CJ ENM과 CJ오쇼핑이 2018년에 합병했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플랫폼끼리 합치는 것만으로는 (통합 GS리테일이)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어필할 것인지 아직 와닿지 않는다”며 “CJ ENM도 합병 전 주가는 20만 원대였으나 합병 이후 10만 원대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역시 온·오프라인 통합을 위해 계열사 통합 플랫폼 론데온을 출시했지만, 2년간 3조 원을 쏟아 부었음에도 소비자들에게는 거의 어필하지 못했다. 롯데온 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나 기술이 보이지 않는다는 중론 속에 결국 해당 사업부 수장이 중도에 물러나는 결과를 빚기도 했다.

GS리테일의 핵심인 GS25의 경영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실제 GS리테일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는 최근 3년간 수익성 악화 등의 악재로 매장 수를 대폭 줄였다. 2017년 186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124개로 3년간 62개 매장이 사라졌다. 

랄라블라는 현재 GS25 내 뷰티 전용 매대에 포함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2500곳의 GS25에 뷰티 전용 매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TV 시청 인구 감소로 하락세를 걷는 홈쇼핑과 기존 이커머스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온라인몰 사업까지 GS25가 모두 떠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 관계사들이 그만큼 많아 빠르게 바뀌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유통 공룡’이라고는 하지만 그만큼 무거워질 텐데 빠르게 바뀌는 이커머스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취향 사이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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