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호텔사업 강화...강남 ‘조선팰리스’ 이어 대전 ‘오노마’ 오픈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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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호텔사업 강화...강남 ‘조선팰리스’ 이어 대전 ‘오노마’ 오픈 임박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5.31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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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픈한 ‘조선팰리스’, 강남 VVIP 잡는다
8월 대전 개점 ‘오노마’, 백화점부문 첫 독자 브랜드
정용진, ‘호텔 사랑’, 정유경, 조선호텔서 10년이상 경영 수업
신세계그룹내 이마트 자회사인 조선호텔 전경. 사진은 연합뉴스.
신세계그룹내 이마트 자회사인 조선호텔 전경. 사진은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호텔사업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마트 부문을 관리하고, 동생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백화점 부문을 맡고 있는 만큼 신세계그룹은 남매 분리경영 체제가 비교적 확실하게 갖춰져 각자의 업무 영역을 침범할 일이 없었다. 규모도 다르고 업종도 달라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올해 독자적인 호텔 브랜드를 각각 선보이게 되면서, 남매간 호텔 사업 경쟁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측은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미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구상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조선 팰리스' 호텔 웰컴로비의 아트워크.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조선 팰리스' 호텔 웰컴로비의 아트워크.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정용진 야심작 ‘조선 팰리스’ 무기는 ‘럭셔리’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중심부에 지어진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하 조선 팰리스)’의 무기는 ‘초호화’다. 기존에 있던 르네상스 호텔을 허물고 2조1000억 원을 들여 신축한 빌딩의 17개 층을 사용했다. 

스위트룸은 최고 1박 1600만 원에 달하고, 가장 작은 스테이트 객실 가격도 39만 원 수준이다. 일요일 점심 뷔페 가격은 1인당 15만 원으로 동급 호텔 뷔페 레스토랑 중 가장 비싸다. 이전 최고가는 정 총괄사장이 소유하고 있는 JW메리어트 서울의 주말 점심 뷔페(13만 원)였다. 

조선 팰리스에는 대부분의 호텔이 일반적으로 구성하는 ‘객실만을 판매하는 상품’(ROOM ONLY)이 없다. 5성급을 뛰어넘는 ‘6성급 호텔’을 표방하는 만큼 모든 투숙고객이 식음업장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오전에는 모닝 테이스트로 조식을, 오후까지는 쿠키와 커피·티를, 저녁에는 핑거푸드와 와인을 제공한다.

조선 팰리스는 이마트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이하 조선호텔)의 네 번째 독자 호텔 브랜드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018년 부티크 호텔인 레스케이프를 선보인 이후, 라이프스타일 호텔 그래비티, 특급호텔 그랜드 조선을 잇따라 선보이며 남다른 호텔 사랑을 드러냈다. 

조선호텔 측은 조선 팰리스를 최상급 호텔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오픈 첫 주말인 지난 28~29일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와 한식당 이타닉 가든 모두 만석이었으며, 중식당 더 그레이트 홍연 역시 예약이 꽉 찼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조선 팰리스 측 설명이다.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에 들어설 신세계백화점의 호텔 브랜드 '오노마'. 사진제공=대전신세계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에 들어설 신세계백화점의 호텔 브랜드 '오노마'. 사진제공=대전신세계

정유경의 첫 독자 브랜드 ‘오노마’…8월 대전 오픈

그런가하면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8월 처음으로 5성급 독자 호텔 브랜드 '오노마'를 선보인다. 대전광역시에 지어지는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의 바로 옆 43층 높이 엑스포타워에 들어서기 때문에 백화점과 연계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오노마는 200여실 규모로, 20%인 40실은 스위트룸으로 구성된다. 2600평 규모의 광장과 약 4500평 규모의 루프톱(천장이 개방된 야외 공간) 레스토랑 등을 갖출 예정이다. 백화점과 계열사 호텔이 인접해 비즈니스 고객과 쇼핑객들을 동시에 공략하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현재 JW메리어트 호텔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신세계센트럴시티를 통해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과 위탁 계약을 맺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간 호텔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올 8월 오픈하는 오노마는 정 총괄사장의 취향과 색깔을 엿볼 수 있는 첫 번째 독자적 호텔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 사업을 운영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에 능통했기 때문에 오노마도 지역을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남매의 ‘호텔 경영’, 누가 누가 잘할까

사실 정 부회장의 주도하에 선보인 독자 호텔 브랜드의 실적은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레스케이프다. 정 부회장이 측근인 김범수 신세계호텔 상무를 총지배인으로 앉히는 등 조선호텔의 첫 자체 브랜드로서 힘을 실었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30%대 투숙률을 기록했으며 평일에는 10%에도 못 미치는 등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못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4성급 부티크 호텔 치고 1박에 30만~40만원 수준의 높은 스위트룸 숙박료 등이 지적을 받았으며, 호불호가 갈리는 중세 프랑스풍 콘셉트, 부대시설 부족 등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레스케이프를 론칭한 2018년 조선호텔 매출액은 전년 대비 62% 줄어든 191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75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조선호텔의 지분 99.95%를 보유한 이마트는 지난해 170억 원에 이어 오는 2023년까지 호텔 사업에만 74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올해도 500억 원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는 주력 계열사 신세계푸드(833억 원)과 비슷한 규모다. 이마트 측은 “코로나 이후의 수요와 성장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첫 호텔 사업 진출이지만 1996년 조선호텔에 입사해 2008년까지 호텔 사업을 이끈 바 있다. 약 12년간 호텔 사업을 지휘했기 때문에 역량이나 경영 노하우는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대전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충청권 최초 테마파크로 지방의 큰 손을 잡겠다는 전략이지만 이렇다 할 관광 요소가 없는 곳에서 서울에 비해 얼마나 큰 성과를 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득 채울 계획”이라며 “백화점을 중심으로 중부권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시설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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