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TV 역대 최고 점유율의 ‘아이러니’...삼성, LG 패널 쓰는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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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TV 역대 최고 점유율의 ‘아이러니’...삼성, LG 패널 쓰는날 올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26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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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ED TV 많이 팔수록 수익성 고민하는 삼성전자
LCD 패널, 가격 높고 중국 의존도 커...외교 변수도 고려해야
삼성, TV 패널 공급처 다변화 필요
QD-OLED양산에는 시간 필요...좁아지는 삼성의 선택지
삼성전자의 Neo QLED TV. 사진=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지난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LGD)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을 채택할 가능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이 지난달 21일 “LGD의 OLED 패널 도입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지속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가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는 것이다. 

여기에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60%를 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외교·정치적 변수도 감안해 공급처 다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QLED TV를 많이 팔아도 LCD 가격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내부에서 LCD를 대체할 패널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글로벌 TV시장에서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점유율을 달성했다. 이 기간 QLED TV의 글로벌 시장 출하량은 26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3% 폭증했다.

이중 삼성전자가 201만대의 QLED TV를 출하하며 글로벌 QLED TV 시장에서 75%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QD)-액정표시장치(LCD) TV인 QLED를 중심으로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진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QLED TV제조에 필요한 LCD 패널 대부분을 중국과 대만 제조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생산량은 월 8만장 수준이다. 생산량을 전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 납품해도 분기당 260만대가 넘는 삼성전자의 QLED TV 출하량만을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려던 계획을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서 연기한 바 있다. 생산 중단 시기가 연장됐을 뿐 LCD 사업 철수라는 큰 틀을 바뀌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많이 팔수록 수익성 고민하는 삼성전자

최근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제조사를 중심으로 공급량을 줄여 수익성을 지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세트업체 전반이 TV를 팔아도 LCD가격 고공행진으로 영엽이익률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의 상황은 다르다. LG전자는 OLED패널을 탑재한 ‘LG 올레드 TV’를 지난 1분기에 79만200여대 출하하며 역대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 성장한 수치다.  

LG전자의 2021년 TV라인업. 사진=LG전자
LG전자의 2021년 TV라인업. 사진=LG전자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업이익률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1분기 TV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사업부(CE)는 매출 12조9900억원에 영업이익 1조1200억원을 달성하며 8.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같은 기간 매출 4조82억원, 영업이익 403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10.74%에 달했다. 

LCD 가격 고공행진에, 외교 변수도 고려해야...삼성, 패널 공급처 다변화 필요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TV 제품군인 ‘네오 QLED TV’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4900만대의 TV를 출하했다. 

TV출하량은 늘어나는데 LCD 패널 가격은 오르고 OLED 패널 가격은 내리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삼성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범용 제품인 55인치 기준 올 1분기 OLED 패널 평균 가격은 510달러, LCD 패널은 200달러다. 전년 같은 기간 보다 OLED 패널 가격은 8.1% 하락했지만 LCD 패널가격은 73.9% 급등했다. 두 패널 간 가격차이는 1년 만에 440달러에서 310달러로 줄어들었다.

LGD는 글로벌 TV 시장에 대형 OLED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LGD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TV용 OLED 패널 가격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LCD 패널 공급 상황에 외교·정치적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한다. 

옴디아는 중국이 올해 전 세계 LCD TV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6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20.9%)과 한국(11.2%), 일본(7.2%) 점유율을 합쳐도 중국의 점유율에 미치지 못한다. 더욱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에게 경쟁력에서 밀려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외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세계 최대 TV 제조 업체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중국 당국이 어떤 조치를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공급 안정화 차원에서라도 공급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QD-OLED양산에는 시간 필요...좁아지는 삼성의 선택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통상 3~5년 후면 중국 업체 역시 대형 OLED 패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수율(생산한 제품 중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과 가격 등 시장 수요에 맞는 조건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수익성과 공급안정성을 고려할 때 프리미엄 TV 라인업에 LCD 기술을 대신할 OLED 패널을 채택한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은 높지만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당분간 마땅한 공급처가 없는 셈이다. 

삼성 역시 OLED 패널 생산 계획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을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에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올해 초 삼성전자와 소니 등에 시제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QD-OLED의 초기 생산물량은 월 3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간 5000만대 수준의 TV를 출하하는 삼성전자의 TV 생산 규모를 감안하면 계획대로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를 양산해도 삼성전자의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 더욱이 QD-OLED는 소니 등 외부 고객사에도 일부 물량을 제공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디스플레이가 양산에 성공해도 가격과 수율, 품질 등 삼성전자 영상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만족할 만한 스펙을 제공할지는 의문”이라며 “LCD 패널 가격이 계속 높아지면 수익성을 중시하는 삼성의 전략을 고려할 때 OLED 전환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에 OLED 패널을 채택해도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 아닌 타사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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