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쿠팡거지’ 막는다지만…억울한 ‘역따’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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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쿠팡거지’ 막는다지만…억울한 ‘역따’는 어떻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4.27 16:0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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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사진 촬영’ 기능 도입 예정
억울한 배달 평가 점수 ‘역 따봉’에 라이더 ‘불만’
쿠팡이츠, 라이더·입점업체 위한 서비스도 펼쳐야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쿠리어(쿠팡이츠 라이더)들이 공유하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배달 파트너 앱을 통한 ‘사진 촬영’ 기능을 도입한다고 공지했다. 사진제공=쿠팡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쿠리어(쿠팡이츠 라이더)들이 공유하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배달 파트너 앱을 통한 ‘사진 촬영’ 기능을 도입한다고 공지했다. 사진제공=쿠팡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음식을 받아놓고도 “받은 적이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해 라이더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 쿠팡이츠가 '사진 촬영' 기능을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라이더들은 ‘쿠팡거지’보다 억울한 ‘역따(역 따봉)’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나 음식점 잘못으로 배달이 늦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책임은 라이더들이 지게 된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사진촬영’으로 ‘쿠팡거지’ 막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쿠리어(쿠팡이츠 라이더)들이 공유하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배달 파트너 앱을 통한 ‘사진 촬영’ 기능을 도입한다고 공지했다. 

쿠팡이츠 측은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직접전달 외 모든 주문 건 대상으로 배달파트너 앱으로 사진촬영’ 기능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리어가 앱으로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면, 사진 촬영 화면이 등장한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주문 과정에서 배달 후 사진 촬영 요청 할 때에만 가능했다. 

쿠팡이츠가 해당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는 쿠리어들 중심으로 환불 정책 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대면 문화를 악용해 배달 음식을 고의로 다른 장소에 시키고 음식을 못 받았다고 항의해 환불받은 뒤 해당 장소에서 음식을 찾아가 공짜로 밥을 먹는 일명 ‘쿠팡거지’, ‘배달거지’가 많아졌다. 

쿠팡이츠는 ‘라이더에게 책임이 없다’는 배달 증거사진 등을 제시하지 못하면 쿠리어의 귀책사유로 판단하고, 음식값과 배달비를 쿠리어가 책임지도록 한다. 또 쿠팡이츠 측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고객의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 자신이 변상한 음식을 회수할 수도 없다. 

사진 촬영 기능이 도입되면 괜한 오해를 사거나 쿠팡거지로 음식값, 배달비를 손해 봤던 쿠리어들의 고충이 일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쿠리어가 촬영한 사진은 쿠팡이츠 앱을 통해 고객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에 실수로 잘못된 곳에 배달됐더라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경우 소비자가 비대면 주문을 선택했을 시, 라이더가 배달 완료 후 고객 주소지 사진을 의무적으로 찍게끔 하고 있다.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하면 이후 가게와 쿠리어(쿠팡 라이더)에 대해 평가할 수 있다. 사진=쿠팡이츠 캡처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하면 이후 가게와 쿠리어(쿠팡 라이더)에 대해 평가할 수 있다. 사진=쿠팡이츠 캡처

‘역따’도 큰 문제…콜 안 들어올 때도 있어

하지만 일부 쿠리어들은 쿠팡이츠의 정책을 악용한 ‘쿠팡거지’보다 ‘역따(역 따봉)’ 시스템이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역따’는 음식을 받은 고객이 배달 파트너인 쿠리어에게 주는 배달 평가 점수 중 ‘역 따봉(싫어요)’을 줄인 단어다. 배달 완료를 알리는 창에서 ‘리뷰 쓰기’를 누르면 평가 창이 뜨고, 고객은 ‘따봉’과 ‘역 따봉’ 두 종류로 쿠리어를 평가할 수 있다. 

쿠리어들은 ‘쿠팡거지’ 문제가 점점 늘어나자 배달 완료 사진을 주소가 모두 나오게 찍거나 액션 캠을 통해 배달과정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나름의 해결책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역따’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을 뿐더러, 쿠리어 문제가 아닌 음식점 부주의나 고객 문제일 경우에도 쿠리어가 피해를 보게 된다. 

‘역따’를 주는 이유로 선택할 수 있는 답변으로는 늦게 도착, 흘렀음/훼손됨, 음식 온도, 배달 요청사항 불이행, 불친절, 다른 메뉴 배달 등이 있다. 쿠팡이츠는 ‘한 번에 한 집 배달’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배달 속도가 빠른 편이다. ‘역따’로 평가 받기엔 억울한 선택지들이 많다는 것이 쿠리어들의 입장이다. 

9만 명이 넘게 가입해 있는 배달업계 커뮤니티에서 한 쿠리어는 “늦게 도착했다고 고객에게 '역따'를 받았다”며 “기사 부족으로 배정이 늦어져서 시간이 경과한 건지, 해당 콜이 거절을 많이 당해서 나에게 늦게 배정돼 시간이 경과한 건지를 알아야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금 내가 수행하는 콜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설명해서 역따를 피하냐”며 “방금 받은 콜을 정상적인 시간 내에 수행했는데도 ‘역따’를 받으니 황당하기 그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쿠리어는 “국물 음식인데도 항상 포장을 대충 해주는 가게가 있다”며 “그 가게 배달할 때는 꼭 흘렀음/훼손됨 ‘역따’를 받는데, 내 잘못이 아닌데도 쿠팡이츠 쪽에서는 어떻게 해결해줄 수 없다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배달앱은 타 플랫폼에 비해 충성고객층이 탄탄하지 않다. 소비자들은 쿠폰을 많이 주거나 사용하기 편리한 배달앱을 찾아 주문하기 때문에 고객을 많이 묶어두기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 서비스를 펼쳐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그 강도가 세서 라이더 및 입점업체와의 갈등이 잦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역따’가 누적돼 배달 평점(고객이 평가한 배달 평점)이 낮아지자 콜이 잘 안 들어오는 경험을 한 쿠리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 쿠리어는 배달업 커뮤니티에 “저는 배달 평점이 100%고 같이 하는 사람은 80%대였는데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배달을 해보니 저에게 콜이 10건 정도 들어올 때 상대방은 1건 들어 왔었다”며 “같은 거리에서는 평점 좋은 사람에게 먼저 콜을 주는 것 같다”고 경험담을 공유했다. 다른 쿠리어도 “배달이 몰릴 때는 상관없는데 배달이 별로 없을 때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쿠리어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워낙 소비자,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펼치다 보니 비교적 라이더를 보호하는 정책이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배달 시장이 성장할수록 라이더는 점점 부족해질 텐데 라이더 및 입점업체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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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리리 2023-09-19 21:04:24
바깥에서 호출하니 현관문도 열어줘서 올라가서 음식놔두고 사진찍어서 배달완료 눌럿더니 1시간후에 고객센터에서 전화왔데요. 하하 그래도 배달기사가 잘못한거로..사진있어도 고객이 안받았다면 안받은거라네요.

나그네 2023-03-12 21:32:50
그러면 배달을 해주지마!~ 뭐가 이쁘다고 배달을 해주냐...

지가 주문해서 지발로 찾아가서 음식 찾아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