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는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 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하고 주요 사업별 경영현황에 대해 밝혔다. 주주총회에 참여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취업제안과 해임 등에 대한 질의를 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이었다.  전자투표도 함께 진행한 결과 주주 과반수 동의로 4건 모두 통과됐다. 

3년간 9조8000억 정기 배당 실시

이날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9조 8000억원 규모의 정기 배당을 실시하고 추가로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50% 범위 내에서 추가 주주환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이 내야하는 11조366억원 규모의 상속세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거론되며 주목받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는 "향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동안 정기 배당 규모는 연간 9조 8000억원으로 상향했고 매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 범위 내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의안 상정에 앞서 김기남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나와 각 사업부문별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참석한 주주들과 온라인 중계 시청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노트시리즈 내년 출시...2분기, 스마트폰 반도체 공급부족 우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 중 하나인 ‘갤럭시노트’시리즈를 계속 출시한다고 밝혔다. 

고동진 부문장은 “갤럭시노트는 10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아온 굉장히 중요한 제품 카테고리"라면서도 "올해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한 상황에서 노트시리즈까지 전략 플래그십 모델 2개를 출시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고 부문장은 "전략에 따라 모델별 출시 시기가 변경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갤럭시노트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부문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고 부문장은 "기술은 최고인데 브랜드에 대한 존경이나 충성도를 나타내는 선망성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일관되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계속 제공해 고객들로부터 신뢰을 얻게 된다면 점유율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질의응답에서는 최근 계속된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스마트폰 반도체 공급부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고 부문장은 “매일 아침 부품 공급 문제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달려들고 있다"며 “100% 해결됐다고 말할 수 없고 2분기가 조금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노력해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 관련 회사 상황 법 규정 등 종합 검토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는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가 이재용 부회장의 취업제한과 이사 해임안에 대해 질의를 하기도 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달 법무부는 이 부회장에게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은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관련 기업에 5년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사외이사 선임 안건 표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참여연대 소속이라고 밝힌 한 주주는 “이 부회장이 수감생활로 인해 출근형태만 비상근으로 변경됐을 뿐 여전히 삼성의 부회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취업 제한 법을 위반한 만큼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해임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이 부회장 취업 제한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준법위는 외부 감시 기구며 이를 논의할 수 있는 기구가 아니다"라며 "법을 월권해서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주주는 “이 부회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 “왜 좋은 일을 하고 감옥에 가야 하냐”며 이 부회장 취업 제한이 부당하다며 발언하기도 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주주 질의에 대해 "글로벌 네트워크나 미래 사업 결정 등 이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 "초격차·프리미엄·5G·폴더블"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문 별로 올해부터 본격화될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김기남 DS(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장은 "선단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반도체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문장은 "올해는 미·중 갈등, 환율 하락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반면 경제 성장률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5G·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 등이 산업과 경제 전반에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기술의 근간인 다양한 반도체 수요의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메모리는 4세대 10나노급 D램, 7세대 V낸드 개발로 선단 공정에 관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데이터 센터와 HPC(고성능 컴퓨팅) 등 고성장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 차별화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5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2세대에 이어 3세대를 양산한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 All Around) 개발로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의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은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2020년에 비해 경기 회복과 5G 수요의 고성장에 따라 시장 수요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고 부문장은 "갤럭시 Z폴드는 슈퍼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공고히 하고 Z플립은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폴더블 카테고리의 대중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폰까지 5G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상용화 시장과 거래선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은 올해 프리미엄 제품 경험을 지속해서 혁신하며 고객 취향에 맞춰 최적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문장은 "TV 사업에서 기존 QLED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Neo QLED로 최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 생활가전 사업에서 비스포크 홈을 통해 실내장식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경험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