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에 네이버까지…'빠른 배송' 위해 스타트업 손잡는 유통공룡
상태바
롯데온에 네이버까지…'빠른 배송' 위해 스타트업 손잡는 유통공룡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08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온, 전략적 제휴로 새로운 배송시스템 선보여
11번가·GS홈쇼핑, 지분 인수로 주주 권리 확보
네이버는 지난해만 물류 스타트업에 93억원 투자
한 아파트 단지에서 오토바이 배달원 '플렉서'가 롯데마트에서 실어 온 상품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바야흐로 ‘속도 전쟁’의 시대다. 쿠팡이 불러온 빠른 배송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이제 배송 속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업만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이 물류 관련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손잡고 나섰다. 지분 인수·제휴 등의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물류 시스템을 활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물류 스타트업 피엘지(PLZ)와 함께 ‘릴레이 배송’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배송 시스템을 선보였다.

기존 배달기사는 지역 거점(CP)까지만 담당하고 이후는 ‘플렉서’가 인계한 물품을 자신의 오토바이·자전거·차량으로 주문자 집 앞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현재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롯데온 측은 해당 배송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 잡을 경우 배송 소요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대 배송 가능 건수는 2배로 늘어나고 배송 가능 지역도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1번가는 지난 2월 22일 배달대행 스타트업인 ‘바로고’의 지분 7.2%를 250억 원에 인수했다. 사진제공=바로고
11번가는 지난 2월 배달대행 스타트업인 ‘바로고’의 지분 7.2%를 250억 원에 인수했다. 사진제공=바로고

11번가는 지난달 말 배달대행 스타트업인 ‘바로고’의 지분 7.2%를 250억 원에 인수했다. 바로고는 전국 1000여개의 허브(지사)와 5만4000여 명의 라이더, 10만여 명의 등록 상점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바로고의 근거리 물류망과 도심 거점 물류 등을 활용해 도심 거점 물류 등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통한 배송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배송 서비스를 위해 스타트업을 끌어들이고 있는 이유는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기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쿠팡은 ‘로켓 배송’을 위해 누적 적자 4조5000억 원을 감수했으며, 지난 10년간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번가의 경우 IPO 계획이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조 단위 규모를 물류 투자를 위해 쓰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오히려 스타트업과 협업해 물류 서비스 고도화를 이루는 게 더 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GS홈쇼핑은 비교적 약했던 즉시 배송을 위해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종합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지분 약 19%를 인수하기로 지난 3일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메쉬코리아는 현재 전국 6만6000여명의 배송기사와 450여 개의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7월 GS홈쇼핑은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GS리테일 측은 합병 목표 중 하나로 물류 인프라와 배송 노하우의 결합에 따른 종합 풀필먼트 사업 강화를 내건 바 있다. 업계에서는 부릉 지분 인수가 잘 마무리 된다면 합병 이후 ‘바로 배송’ 등 근거리 배송 서비스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앞 왼쪽)와 장정수 부릉트럭 기사 대표 등이 김포시 물류센터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메쉬코리아
GS홈쇼핑은 이달초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종합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지분 약 19%를 인수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밖에도 ‘이커머스 공룡’인 네이버쇼핑은 지난해에만 물류 스타트업 5곳(에프에스에스, 위킵, 두손컴퍼니, 테크타카, 아워박스)에 총 93억 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커머스 점유율 2위인 쿠팡이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것에 대비해 약점인 물류를 더욱 집중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 소비자가 익숙해지면 다른 데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게는)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는 게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빠른 배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주문한 물건이 빨리 도착할 수록 참여자는 해당 플랫폼에 익숙해지고,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갈 시 불편함을 크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