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SNS '인싸' 공간...'클럽하우스' 인기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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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SNS '인싸' 공간...'클럽하우스' 인기 비결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2.2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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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공개·소수 발언자 중심 '동시대화'가 갖는 양날의 검
"유명인들의 인지도, 이미지 강화 공간으로 활용될 것"
"수익 모델 없어 정보 제공 요인 떨어져"
"프로필이 곧 정보 신뢰도를 높인다" 반론도
유명인들이 클럽하우스에 잇따라 가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위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 사진=SK그룹·신세계그룹·현대카드, 마크 저커버그 트위터 계정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최근 문화계와 정·재계 유명인사의 가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소셜 오디오 앱 ‘클럽하우스’가 소수 이용자 중심의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프로필을 공개해야 하고, 소수 발언자를 중심으로 동시 대화를 구현하는 서비스 특성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클럽하우스는 짧고 얕은 메시지 공유가 아닌 심도 있는 주제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일종의 온라인 소셜 살롱 컨셉”이라며 “초대장이 있어야만 신규 가입이 가능한 폐쇄적 운영이 오히려 인기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유명인이 유명인을 불러...'끼리끼리' 여론조성 비판도

클럽하우스가 한국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건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등 다수 유명인과 대화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 이승건 토스 대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다수 재계 인사가 클럽하우스에서 활동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금태섭 전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들도 클럽하우스에서 유권자와 만난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명인이 이용하면서 인기를 끈 클럽하우스가 구조적으로 위계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클럽하우스 계정. 사진=클럽하우스 캡처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초대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최시원씨가 초대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음악인 유희열씨를 초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인의 초대로 가입했다.

이용자들은 초대자가 누구냐에 따라 청취자의 주목도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유명인 계정을 ‘팔로우’할 수 있고, 유명인이 어느 방에 들어가 있는지 팔로워들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클럽하우스는 처음부터 유명인을 활용해 인지도를 높였다”며 “일반 청취자가 유명인이거나 스펙이 대단하지 않은 사람이 운영하는 방에 들어갈 이유가 딱히 없다”고 말했다. 

이어 “셀럽들이 이미지와 인지도를 강화할 수 있지만 인지도는 없는데 능력 있는 사람을 발굴할 가능성은 낮다"며 "클럽하우스는 개천에서 용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클럽하우스를 사용했던 회사원 B씨(30)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슈퍼콘서트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해주는 걸 들으며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다”면서 “유명인들의 친목 위주 방이 늘어나는거 같아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는 대화방을 발언권을 얻은 소수의 화자끼리 대화하고 다수 청중은 듣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은 발언권을 얻은 뒤 대화에 참여하는 것 이외에 텍스트 채팅, 이미지 등 다른 어떤 수단으로도 소통할 수 없다. 소수의 발언자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사진=연합뉴스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사진=연합뉴스

유명인이 아니라면 굳이 클럽하우스에서 정보를 제공할 요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 IT업계 관련자는 “유튜브가 이미 수익구조를 완벽히 만든 상황에서 인사이트를 줄만한 정보를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할 동인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서비스 초기 단계인 클럽하우스는 아직 사용자를 대상으로한 수익 모델이 없다. 수입이 목적이 아닌 유명인들은 다양한 이유로 활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 다만 인지도는 낮지만 클럽하우스를 활용해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동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유명인, 대중과 소통공간" 긍정 의견도 

프로필을 공개하고 인지도 중심으로 방을 만드는 클럽하우스의 운영 방식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누가 어떤 방에 들어갔는지 알수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 평판 때문이라도 인사이트를 주는 방에 들어가는 편”이라며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 대화를 할 때 프로필은 곧 신뢰도로 연결될 수 있어서 딱히 나쁘다고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녹음을 할 수 없고 동시성을 강조하는 클럽하우스에서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다른 곳에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내용으로 소통할 수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방향으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공개된 프로필 덕분에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방을 만들면 수천명의 방문자가 곧바로 방을 채우고 즉석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가수 호란이 클럽하우스에서 노래를 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청취자 입장에선 딘딘, 크러쉬 등 힙합 뮤지션들이 자신들과 같은 방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친밀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며 “청취자는 정치인, 셀럽과 쌍뱡향 소통을 하면서 위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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