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집중하고’...이통 3사 3색 미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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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고 집중하고’...이통 3사 3색 미래 전략’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26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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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인적분할, KT ‘비통신’ 집중, LGU+ ‘찐팬’ 확보
금융투자업계 "올 1분기 중 SKT 인적 분할 예상"
KT "28일 콘텐츠 미디어 플랫폼 운영할 독립 법인 출범"
"LG유플러스는 사업 독자 결정 쉽지 않은 구조"
이통3사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각사의 지난해 비통신 분야 성장률과 함께 향후 사업구조 개편 방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이통3사가 비통신 사업 부문 구조 개편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섰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올 설날 이전 이통3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과 함께 2020년 연결기준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각 사가 비통신분야 매출액, 성장률과 함께 향후 사업구조 개편 방향성을 공개할지 주목한다. 

현재 통신3사는 각기 자사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입장이다. 성장성이 낮은 통신사업과 묶여 있다보니 비통신 사업의 성장 가능성과 사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인식이다. 

적정평가를 위해 SKT와 KT는 통신과 비통신을 구분짓는 반면 LG유플러스는 통신 기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T "올 1분기 중 인적분할 가능성"

박정호 SKT 대표.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 업계에서 SKT가 올 1분기 혹은 상반기 내로 인적분할 방식으로 회사를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적분할은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수평적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분할 회사는 법적으로 독립된 회사가 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늦어도 상반기에는 SKT가 인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SK가 소유한 SKT 중간지주회사(투자회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SKT중간지주회사가 기존 통신 사업을 이어갈 SKT사업회사와 11번가, ADT캡스, 원스토어,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를 소유하는 구조다. 

 SKT 인적분할 시나리오. 자료=유안타증권

이 작업이 끝나면 SKT 투자회사는 올해 말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11번가, ADT 캡스 등을 차례로 기업공개(IPO)를 단행할 전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회사 문제를 해결하기 전엔 주가 상승 등을 우려해 IPO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11월~12월 경에는 원스토어를, 연말에 11번가를, 내년 초에는 ADT캡스 순으로 기업 공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간지주회사 전환후 자회사를 기업 공개하면 그간 통신 사업과 묶여있던 신사업에 대해 적절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도 피할 수 있다. 

구조 개편과 함께 SKT는 향후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SKT는 1352억8000만원에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신세계 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SKT는 향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첨단 ICT와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를 발굴하고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T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SK그룹이 아닌 박정호 대표가 SKT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SKT는 게임팀 T1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향후 미래 스포츠 등 SKT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KT, 통신자회사 팔고 콘텐츠회사 세우고…”M&A계속할 것”

구현모 KT 대표. 사진제공=KT

지난해 취임한 구현모 KT대표는 KT를 “텔레코(통신기업)에서 디지코(디지털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후 인수합병(M&A)를 통한 구조 개편에 나섰다. 사업 구조는 향후 통신사업 비중은 줄이고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업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 3월 말까지 KT파워텔 인수와 관련한 주주총회와 규제기관 승인 등을 마칠 예정이다. 지난 25일 KT는 기업용 무선통신 계열사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통신자회사 매각은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통신은 정리했지만 콘텐츠 플랫폼 사업은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28일에 KT가 자회사 형식으로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을 총괄 담당할 제작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립 법인은 그간 그룹에 흩어져 있던 웹툰, 음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가상현실(VR) 계열사들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플랫폼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KT는 인터넷TV(IPTV)와 케이블 방송시장 1위 사업자다. KT입장에서 기존 IPTV와 케이블 시청자에 더해 독립 법인이 운영하는 OTT, VR, 웹툰 등의 소비자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향후 콘텐츠 제작, 유통은 물론 콘텐츠 제작사(CP)와의 협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KT관계자는 “네이버가 연매출 5조에 영업이익이 1조원인데 시가총액이 40조에 달한다”며 “KT는 연매출 24조원에 영업이익이 1조가 넘지만 시총이 6조원 수준으로 저평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기반으로 사업을 강화하면 양질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KT가 성장할 수 있는 지점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 개편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KT의 인수합병이 추가적으로 진행될거라 예측한다. 

LG유플러스, 질적 서비스 집중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제공=LG유플러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사업 기업공개나 독립법인을 준비중인 SKT와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관련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해 11월 취임한 만큼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정리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법인 분리나 신사업 착수 등은 검토 중이지 않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찐팬’을 확보할 것을 주문하며 기존 역량을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신년사에서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해 통신사업의 본질인 고객가치 개선에 집중하고, 고객이 주변에 우리의 서비스를 알리는 ‘찐팬’을 만들어야 한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교하게 세분화해 분석하고, 타깃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TV나 5G 등 기존에 통신 역량을 강화해 질적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신년사 말미에 “콘텐츠와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광고·구독형서비스 등 연관사업으로 확장해야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연관 사업이 사업구조 개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T는 일찍이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했고 KT는 자체 결정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LG유플러스의 경우 그룹사의 결정이 아무래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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