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가능성] ②막상막하 두 후보...변수는 '경기회복·인종차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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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가능성] ②막상막하 두 후보...변수는 '경기회복·인종차별 해결'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01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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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코로나19 이후 삶에 초점 맞춰
점점 지지기반 두터워지는 '트럼프 경제 정책'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폭력·약탈 점차 심해져
여야 두 후보, 대선전 이슈로 '법과 질서'에 무게
3차례 TV 토론회도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향해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다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진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경제', '법과 질서' 분야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더욱 예단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었다. 

부동층 흡수 포인트...'누가 경제 살리나' 

코로나19 이전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무기는 경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코로나19 직전까지 미국 경제의 역대급 호황기를 이뤄냈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랑이었던 미 '경제'는 한 순간에 '무거운 과제'로 전락하는 듯 했으나, 코로나19 이후의 삶으로 초점이 옮겨가면서 '경제를 누가 살릴 수 있는가'가 중요한 선거 포인트가 되고 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대조적인 경제 계획을 강조한다"며 "어느 쪽이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자리를 더 빨리 회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경제 정책은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완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이를 활용해 국가의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청정에너지에 투자해 경제를 재건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어느 방향이 경제 회복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 NBC뉴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 비해 9%포인트 뒤진 지지율을 보였으나, 경제 정책 지지율에서는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W 부시 전 대통령,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재선에 나섰을 당시보다 경제 관련 여론조사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많은 유권자들은 코로나19 이전의 그의 경제적 성과를 칭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대해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일부 유권자들은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의 대표적인 예로 기록적인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이자 여론조사 위원인 데이비드 윈튼은 "3~4월 2000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뒤 5~7월 900만개 일자리가 추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를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유권자들의 양극화에 따른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K자형' 움직임으로 변화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K자형' 경제는 알파벳 K의 생김새가 위 아래로 벌어진 것처럼, 경제적으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상황을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저소득층이나 유색인종들의 실직 및 소득 감소는 두드러진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백인 유권자들이나 중소·농촌 지역의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피해는 적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극화의 수혜를 입었다는 해석이다. 

반면 유권자들은 바이든 후보와 경제와의 큰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경제가 어떻게 될 지를 묻는 질문에 '좋아진다'와 '악화된다', '별 차이 없을 것이다'는 응답이 각각 3분의 1씩 동일하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후보의 경우 경제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이미지를 부각시키지 못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폭력 양산으로 번지자 '법과 질서' 주목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강경대응'이 꼽힌다. 

지난 5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펼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연일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많은 이들의 비난을 샀고,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아들 셋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사건이 일어났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대의 움직임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문제는 일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와, 시위대에 반대하는 이들간 대립이 과격해지면서 인종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6일 일리노이주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반자동 소총을 발사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17세 백인 청소년이 체포되는 등 일부 도시에서 혼돈이 지속되고 있다. 

시위대에 대해 줄곧 강경한 대응을 유지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강조하고 나섰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또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바이든의 미국에서 당신은 안전하지 않다"며 '법과 질서'를 분명하게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반대하는 광고를 제작한 사라 롱웰 전략가는 "6~7주 전만 하더라도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대한 대응방식에 분명히 화가 매우 났었고,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분노보다 더욱 컸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거리에서 벌어지는 폭력성과 약탈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시위대를 둘러싼 폭력 양상이 민주당에는 약점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유권자들에게 우선순위 관심사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폭력 범죄'는 전체 5위를 차지해 코로나19보다 근소한 차로 뒤처졌다.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폭력범죄'는 경제에 이어 두번째로 중요한 사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의 선거 전략가인 알렉스 코넌트는 "선거가 코로나19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선거가 누가 도시의 혼돈을 더 잘 다룰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음이 기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로우드타임(Borrowed Time)의 공동 저자이기도 한 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임스 프리먼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애국심과 번영, 그리고 공공 안전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사진=연합뉴스

3차례 TV토론회도 중대한 변곡점

오는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은 총 세 차례의 TV 토론회를 갖게 된다. 대선 토론회는 오는 29일 오하이오 클리브랜드, 10월15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10월22일 테네시 내쉬빌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TV토론회가 지지율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선거 캠프는 토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를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코로나 통계의 신빙성을 걸고 넘어진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악시오스의 조너선 스완 기자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선거일까지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부동층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각인시키기 위해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로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77세인 바이든 후보에 대해 '치매를 앓고 있다'거나 '스탠딩 토론이 어려울 것'이라며 종종 비난해왔다.

그는 바이든 후보와 더 많은 토론회를 요청하거나, 조기 투표자를 위해 첫 토론회를 앞당길 것을 대선토론위원회에 요청하는 등 TV토론회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대선토론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가지 요청 모두 거부했다. 

한편 내달 7일에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토론도 열린다. 

한 차례의 부통령 후보 토론과, 세 차례의 대선 후보 토론이 모두 마무리되면 11월3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미국은 간접선거제도를 택하고 있어, 유권자들은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만 이는 사실상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이다. 

선거인단은 12월14일 다시 투표를 하게 되며, 일반적으로 정당에서 높은 신임을 받는 당원들이 선거인단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선거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 내년 1월 6일 최종 대선 결과가 공표된다. 46대 대통령의 취임식은 1월 20일로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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