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 위기] 수도권 2.5단계에 경제위축 영향...중증환자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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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위기] 수도권 2.5단계에 경제위축 영향...중증환자도 늘어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08.30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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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본부장 "연대해 이기는 방법은, 흩어지고 거리를 두는 것" 호소
방역당국 "이번 주가 고비...모두 방역수칙 잘 지켜달라"
전공의협의회 "집단휴진 강행"...정총리 강경대응 시사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작된 30일 수도권의 한 개인 카페. 프렌차이점 커피점만 매장영업을 못하는 조치이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에도 손님들이 찾지를 않아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작된 30일 수도권의 한 개인 카페. 프렌차이점 커피점만 매장영업을 못하는 조치이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에도 손님들이 찾지를 않아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여부의 중대 고비가 되는 첫날이 지났다. 30일부터 9월6일까지 비상적인 '거리두기 2.5단계'에서 가시적인 전환점을 만들지 못한다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2분의1인 2500만명이 거주하고 있고, 소비경제활동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이 만일 2주동안 3단계에 들어가면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9~-1.7% 포인트 영향을 주는 심각한 경제위축이 빠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경고가 현실화될 수 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30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려면 "역설적으로 우리의 연대방법은 흩어지고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비장한 입장을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고령 환자의 급증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전파 속도가 둔화하지 않고 새로운 집단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들어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상태가 갑자기 악화해 사망하거나 사후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 보고가 증가하고 있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증가를 심각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방역당국이 파악하지 못하는 무증상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이들의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는 경고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 통제력이 상당히 약화한 상황"이라며 "수도권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 오늘부터 8일간만 우리 모두 고통을 참고 서로를 위해 일상을 잠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손 전략기획반장은 "이번 주는 중대한 분수령의 시기"라며 "현재 코로나19는 대규모 유행에 진입하려는 기로에 서 있고, 여기서 확산세를 꺾느냐, 못 꺾느냐에 따라 앞으로 유행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불분명' 환자 비율과 집단발생 건수가 늘었고, 확진자가 1000명 넘게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과 관련해 2000여명,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관련 4만여명에 대한 검사도 연락 두절 등으로 진행되지 않아 'n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은 최근 2주간 19.4%(848명)를 기록해 직전 2주간 10.2%(72명)보다 상당히 높아졌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299명을 기록했다. 440명을 웃도는 수치까지 갔던 것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결코 안정세로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중증환자 숫자는 8월 중순까지만 해도 10~20명대였으나 지난 23일 이후부터 30~40명대로 늘고 이날 70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2명 늘었다. 

한편, 서울시는 다음 달 6일까지 일주일을 '천만 시민 멈춤 주간'으로 선포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시민들의 모임과 활동이 집중되는 야간 활동과 집 밖에서의 취식행위 자제를 유도하고자 한다"며 "지금은 고통의 시간으로, 당장 오늘부터 일주일은 '일상을 포기한다'는 각오로 생활방역에 철저를 기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이른 귀가를 독려하기 위해 시내버스 325개 노선에 대해 다음 달 6일까지 20% 감축 운영키로 했다. 

이런 와중에 전공의협의회가 집단휴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정부측과 대화를 통한 휴진 중단을 거부했다.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을 벌이고 있는 전공의협의회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재투표 끝에 단체행동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의대생들은 9월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동맹 휴학도 나선 상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을 외면한 결정을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국민들의 생활 속 제한이 많이 늘어나 불편이 크겠지만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말하는 한편, 의료진에 대해서도 “지금이라도 전공의협의회는 업무중단을 철회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전공의들의) 업무중단이 계속되며 환자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과 의정부에서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환자 두 분이 결국 유명을 달리하는 일도 있었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한편 지난 21일 KB증권 공식블로그는 '9월 매크로 전망'을 발표, "서울과 경기지역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있는데, 3단계는 이동제한 조치인 '락 다운' 조치는 아니나, 필수적 사회 및 경제활동 외 모든 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강력한 제재"라고 경고했다.

KB증권은 이어 "2주간 수도권내에서 시행되면 경제활동 제재 강도에 따라 3분기 경제성장율 -0.9~-1.7%P, 연간으로는 -0.2~-0.4%P 내외의 경제위축 효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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