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이 된 中 과잉생산…美·유럽, 규제 움직임
상태바
흉물이 된 中 과잉생산…美·유럽, 규제 움직임
  • 김인영
  • 승인 2015.12.10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죽지 않고 버티는 강시 기업 급증…북한 무역에도 큰 타격

 

중국의 공장에서 쏟아낸 과잉생산의 흉물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그 파장이 이웃나라인 한국은 물론 북한에도 너울로 덥쳐오고, 미국유럽등 선진국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 공산품을 규제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내에서도 상당수의 공장이 문을 닫았고, 사실상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강시(僵尸)와 같은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서 중국 공산품 규제 움직임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은 철강, 시멘트, 유화등의 분야에서 생산량이 국내수요를 넘어 서고, 남은 물량을 저가로 세계시장에 팔아제끼고 있다.

일본 니케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철강 제품 수출량은 5,24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정도 증가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수출물량이 지난 11월말 현재 1억톤을 넘어섰다. 중국이 세계시장에 철강제품을 쏟아내는 것은 경기 침체로 국내 수요가 꺾이자 해외에서 판로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로 철강재의 국제 가격은 1년 사이에 40% 이상 떨어졌다.

중국의 연간 철강생산량은 전세계의 생산량 16억톤의 절반에 이른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이중 4억4,100만톤이 국내수요를 충당하고도 남은 물량이다. 올해 1억톤을 수출로 밀어낸다고 해도 3억톤 이상이 중국 내에 쌓여 있게 된다.

시멘트의 경우 중국에서 한해에 생산된 물량이 미국이 지난 20세기 100년동안 생산한 물량에 맞먹는다.

올 1·4분기중에 중국 101개 철강회사에서 110억 달러의 적자가 났는데, 이는 한해전보다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상당수의 회사들이 문을 닫아야 할 실정이다.

중국이 철강재를 비롯해 석유제품등을 세계시장에 밀어내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철강업계는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하도록 로비하고 있으며, 유럽 업계도 중국산 수입억제를 위한 조치를 EU 규제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강시화하고 있는 중국 부실기업…상장사 10% 대출·정부보조로 연명

중국 정부도 과잉생산의 원흉인 부실기업을 정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2,800여개 상장사중 10% 정도인 266개사가 은행 대출과 정부 보조 등으로 연명해가는 '강시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들 강시기업의 부채총액은 9월말 현재 1조6,000억 위안(289조원)에 이르며 이들의 평균 자산부채비율도 68.6%에 달한다. 통상 자산부채비율이 60∼70%면 자본 대비 부채율은 100%를 넘어간다.

중국알루미늄업과 중국원양은 부채총액이 각각 1,411억 위안, 1,084억 위안으로 모두 1천억 위안(18조원)을 넘겼고 윈톈화(云天化) 등 34개 기업의 부채액은 100억 위안(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제철, 석탄, 평판디스플레이, 시멘트, 전해알루미늄, 조선, 석유화학,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중국의 과잉생산 9대 업종에 강시기업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이중에서도 제철 분야에는 산둥(山東)강철 등 11개 업체들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들은 세계 경제의 부진과 중국의 성장둔화로 인해 국내외 철강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며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데서 부실의 원인을 찾았다.

현재 상당수 제철기업이 인수 합병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와 함께 반전을 노리고 있으나 관다리(關大利) 중위(中宇)자산정보 애널리스트는 "철강 공급과잉 문제가 본격화하려면 아직도 멀었다"며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이들 부실기업은 은행 융자와 주식시장, 정부 보조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 이들이 3년간 자본시장에서 끌어모은 자금만 2,500억 위안(45조원), 정부 보조금도 356억 위안(6조4,000억원)에 달한다. 물먹는 하마 격이다.

윈중리(尹中立)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시장연구실 부주임은 "강시기업은 주로 철강, 석탄, 시멘트 등 중요 자산산업에 분포돼 있는데 계속된 영업손실로 재고압박이 커지면서 정상 운영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큰 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 경제도 중국 과잉생산에 직격탄

북한 경제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공급 과잉 등으로 북한 수출의 기둥뿌리인 석탄과 철광석의 국제가격은 이미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올들어 10월까지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철광석은 달러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줄었다. 또 중국에 수출하는 무연탄은 달러 금액으로 올해 8월부터 줄어들고 있으며 10월에는 33%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석탄과 철광석 등 북한의 1위와 2위 수출 품목 가격이 하락하자 북한 수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북한의 수출은 31억6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7% 줄었다. 2013년에는 수출이 11.7% 증가했다가 작년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전체 수출에서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 관련 자원의 수출이 전체의 49.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작년 광물 생산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7.1% 감소해 전체 수출 품목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13년 광물 생산품 수출액이 14.4% 증가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