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해진 코로나 재확산 추이...전 세계가 우려한다
상태바
뚜렷해진 코로나 재확산 추이...전 세계가 우려한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18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코로나19가 3대 사망원인에 등재
일본·유럽·러시아 등도 코로나19 재확산 추이 뚜렷해
청정국 뉴질랜드에도 신규 확진자 발생...선거 한달 연기
국내 신규 확진자 급증에 외신도 일제히 주목
지난 7월 호주 빅토리아 주 멜버른에서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행인이 마스크 광고판 곁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호주 빅토리아 주 멜버른에서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행인이 마스크 광고판 곁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 기류가 강하게 번지고 있다.

다소 안정되는 듯 했던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재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초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코로나19 3대 사망 원인으로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7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202만934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77만6623명이다.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9만4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확진자 560만9657명, 사망자 17만3626명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16일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수는 4만명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한 때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명 넘게 늘어났던 시기와 비교하면 다소 안정되는 듯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6월말 이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수는 예상보다 빠르게 17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는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서는 시기를 오는 10월1일로 예상한 바 있는데, 이보다 6주 가량 빠른 것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심장병과 암에 이어 코로나19가 미국인의 3대 사망 원인이 됐다. 

연구소는 "가을에 접어들면 확산세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며 "12월에는 누적 사망자가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 추이 또한 심각하다. 일본에서는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엿새 연속 1000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소폭 줄어드는 듯 했으나 13~16일 나흘 연속 10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17일 64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일본 내 신규 확진자 수는 닷새만에 다시 1000명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날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5명에 달해 지난 5월25일 긴급사태 해제 이후 가장 많았다. 

코로나 청정국이었던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강해지면서 당초 9월19일로 예정됐던 총선을 오는 10월17일로 한달 가량 미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코로나19를 통제하는 것이 정부의 분명한 우선순위"라며 "선거관리위원회는 경보 2단계에서도 안전하게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했지만, 유권자들의 참여와 공정성, 확실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총선 연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00일 이상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코로나 청정국으로 꼽혔던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11일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14일에는 12명, 15일에는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스페인 등 유럽도 재확산 추이 뚜렷 

유럽 또한 심상치 않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달 하루 신규 확진사 수가 100~200명대였지만, 지난 14일 하루 755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에도 하루 약 5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37만명을 기록, 유럽 국가 중 확진자 수가 가장 많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10일 485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까지 하루 30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독일과 영국 역시 각각 14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중이다. 독일의 경우 5월1일 이후 처음으로 14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영국 또한 두달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수를 기록중이다. 

다만 지난 3월 하루 6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이탈리아의 경우 최근에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 중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하루 평균 5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도 심각한 상황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5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누적 확진자도 92만명을 넘어섰다. 러시아의 경우 각 지역정부가 경제 재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수가 더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다소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관리회는 17일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22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모두 해외 역유입을 통한 전파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16일에도 해외 역유입으로만 2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본토에서는 특별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 모습이다.  

치솟는 국내 확진자수 증가 추세에 외신도 주목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후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닷새 연속 100명을 넘어섰다. 닷새간 합계도 991명에 달한다.

4월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머물며 한국은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불려왔으나, 최근 들어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재확산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외신 또한 국내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증한 것을 소개하며, 방역 모범국이었던 한국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한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코로나19와 싸움을 벌인 국가"라면서 "그러나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도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구보다 인구가 10배나 많은 수도권에서 최근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모범적인 방역을 자랑해 온 한국에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에는 억제가 가능했지만, 교회와 식당, 학교 등 지역사회로 전파되고 있는 수도권의 상황은 확진자의 경로를 추적하고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4월 이후 바이러스와 싸우며 두자릿대 확진자에 머물렀지만 최근 교회를 중심으로 한 확진자 수 급증이 보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며 "빽빽하게 모여 열성적으로 기도를 드리는 일부 한국 교회의 모습은 교회 신도들을 특히 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며 교회를 고위험 시설로 지정하기를 꺼려왔으나, 최근 몇 달간 한국 교회에서 작은 규모의 감염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고 덧붙였다. 

NPR 역시 "지난 5개월간 코로나19를 통제해 온 한국은 3월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또다른 대규모 감염의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한국은 봉쇄조치에 의존하지 않고 방역에 성공하며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으나 수개월만에 극적인 반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최근 한국에서 증가한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교회와의 연결고리는 성공적인 방역을 하며 재확산을 경계해온 한국 보건당국에도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식 멀었다던 파우치 소장...가장 우려한 상황이라는 정은경 본부장

한편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로 평가받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6월 전세계 코로나19가 다소 진정세를 보였던 당시 미국 생명공학 혁신 정기 컨퍼런스에 참석해 "바이러스의 대유행은 이제 시작단계이며 종식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 세계를 통틀어 약 700만명, 사망자는 40만명 가량이었다.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205만여명, 사망자수는 78만2680여명에 달한다. 

파우치 소장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이즈 바이러스, 에볼라 등과 비교하더라도 코로나19는 최악의 악몽"이라며 "사스, 에이즈, 에볼라는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했지만, 코로나19는 전염성도 강하고 치명률도 높아 바이러스가 지닐 수 있는 나쁜 요소를 모두 갖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역시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라며 "의료·방역적인 대응만으로는 유행을 차단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는 만큼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해 전파를 줄이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