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이스타 청산 가능성 높아
상태바
제주항공,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이스타 청산 가능성 높아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7.23 11: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인수 최종결정을 미뤄오던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항공의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공시하며 인수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제주항공은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도과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8일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지 7개월 여만, 지난 3월 2일 SPA를 맺은지 4개월여 만이다.

제주항공은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 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낸 데 이어 지난 16일엔 "마감시한인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SPA 선행 조건을 완결하기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약 1700억원 규모의 미지급금을 해소하라는 선행조건을 요구해왔다.

제주항공 측은 "요구한 선행조건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계약 해제를 공식 통보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이지만,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에 들어간 상태인데다, 3월부터 모든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 이후 항공운항증명도 정지되면서 노선 운항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6개월 이상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 가량은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인수 성사를 위해 임금 반납에도 동의하며 고통을 분담하려고 했지만 끝내 대량 실직 사태를 피하기 힘들게 됐다.

선행 조건 이행 여부를 놓고 두 회사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계약 파기의 책임을 두고 법정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실 업계 내부에선 제주항공이 인수절차를 정상적으로 마무리 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진작부터 나왔다"며 "코로나사태로 인해 제주항공 또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유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스타항공을 품어야 된다는 사실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국내 항공사간 M&A라는 이유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미진한 결과를 보이며 끝나버렸다"며 "다만, 성공적으로 인수합병이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며 항공업계 구조개편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