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사모펀드사태 뚫고 '리딩금융' 수성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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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사모펀드사태 뚫고 '리딩금융' 수성 총력전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7.2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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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인수에도 적극 나설 듯
한국판 뉴딜 지원에도 20조원 이미 배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최근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 최대 1조원 가량의 투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상황이다.

이 같은 내부적 문제에 맞물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대로 영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또한 불가피해지며 신한금융지주는 다각적인 타개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신한금융, 사모펀드 실추된 신뢰... 자산운용사 인수·포트폴리오 개편 검토

현재 신한금융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투자 운용 계열사로 두고 있다. 파리바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약 66조2000억원으로 자산운용업계 5위권이다. 

최근 신한금융은 파리바자산운용에 추가로 또 다른 펀드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계기로 자산운용 계열사 개편을 통해 외부 금융투자 상품 조달보다 직접 관리감독 함으로써 투자 안정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건 사실"이라며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자산운용사 인수·합병,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신한금융지주 임시 이사회에서도 자산운용사 인수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계열사들은 라임자산운용과 젠투파트너스의 사모펀드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했지만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며 각 펀드 당 4000억원, 5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의 조사과정에서 일부 사모펀드 관련 상품의 부실 여부를 인지했음에도 판매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분간 홍역을 치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신한금융이 금융투자와 관련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인수 후보군으로 확정적이진 않지만 '트러스톤'과 '프랭클린템플턴 운용' 등이 언급되는 상황이다"라며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니지만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강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채권형 자산 등에 주력하는 신한BNP운용과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이러한 내부적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동시에 포스트코로나로 야기된 금융서비스  전환기를 정부와의 정책 공조,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한금융, 한국판 뉴딜 20조 투입 적극 공조 

우선 신한금융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판 뉴딜 사업의 골자는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의 자금을 디지털과 그린, 고용·사회안전망 강화에 투입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한 대출·투자에 20조원의 자금을 배정해뒀다.

신한금융은 네오(N.E.O.: New Economic growth supporting Operations)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신 경제성장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신한금융은 데이터·디지털 인프라,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친환경 등 미래 유망산업 관련 창업·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지원한다는 목적과 그룹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신성장산업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직·간접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구축해 놓은 사회적가치 측정모델을 적극 활용해 효과를 최대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책정된 20조원의 지원 자금 중 16조7000억원은 대출을 통해, 나머지 4조4000억원은 직간접 투자 형식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대출의 경우 산업별 자산배분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고 투자로 사용될 출자금은 은행, 카드, 금융투자 등 그룹사들의 채권 발행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라며 "부문별 자금 공급액 및 자금운용 계획 등 구체적인 부분들은 내부적 검토 후에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신성장생태계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 또한 마련했다. 디지털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왔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갈 계획이다. 청년교육, 컨설팅 및 스타트업 인재매칭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네오 프로젝트는 저금리 및 저성장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디지털 전환 방점...신한은행 또한 하반기 전략 디지털 중심

대출 및 투자를 통한 지원방안 마련에 더해 신한금융은 디지털 전환에 발 맞춘 데이터·디지털 인프라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그룹사 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AI기반의 신용평가 모델 강화, AI벤처 회사 등에 모험자금을 지원하는 스마트대한민국 펀드 출자 확대 등을 추진한다.

여기 더해 비대면산업과 금융이 결합한 새로운 산업생태계 를 확장시키고 녹색산업과 관련된 데이터 기반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지주사의 경영전략에 발 맞춰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금융산업 변화를 기회로 가져간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202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기반 고객관리'와 '대면채널 전략 및 창구체계 변화' 등 두 가지를 미래준비 아젠다로 정하고 하반기 영업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예대마진이 감소하고 비이자이익을 통한 수익성 제고 또한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디지털 인프라를 통한 고객 관리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언택트 기조에 따른 대면 채널 축소와 지점 창구 운영체계 전환에 대한 논의도 회의의 주요한 주제였다"고 전했다. 

실제 신한은행은 '디지털전환(DT) 추진단'을 출범시켜 디지털 고객 관리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DT추진단은 영업점 업무 중 80% 가량을 디지털 채널을 통해 커버할 수 있도록 재설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오픈API 등이 실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품을 만들어 은행지점에서 판매하던 시대는 지났고 새로운 채널전략을 구사해 비즈니스 협력을 구축해가는게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한편,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뒤를 바짝 뒤쫓는 KB금융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9000억대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리딩금융 그룹'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금융 입장에선 경각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며 당기순이익 9324억원을 기록하긴 했지만 2분기 라임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주가연계증권(DLS) 비용 처리 규모만 10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실적에 대한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 비용처리 문제 등으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내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인수·합병, 디지털 전환, 정부 정책 공조 등 다각적인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신한금융이 각종 이슈 속에서 올해 상반기까진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켜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간 기준으로 봤을땐 불확실성이 높아 향후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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