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아마존 열대우림 지켜라...'투자금 회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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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아마존 열대우림 지켜라...'투자금 회수' 경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6.27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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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열대우림 파괴 속도 빨라져..코로나19 틈 타 불법개발 가속화된 듯 
29개사 투자기관, "삼림 파괴 지속되면 브라질 투자자금 회수할 것"
지난해 브라질 아마존강 열대우림 유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나무들이 검게 그을려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브라질 아마존강 열대우림 유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나무들이 검게 그을려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올해 들어 아마존강 유역의 열대우림 파괴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불법 개발이 확산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투자기관들은 브라질 정부가 환경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 틈 타 아마존 열대우림 불법 개발 빨라졌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 속도가 올 들어 지난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가팔라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환경단체의 경계가 허술해진 틈을 타 불법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곳곳에서 봉쇄조치가 이뤄지면서 전세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드는 반면 브라질은 아마존의 열대우림 파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라질의 아마존 유역 열대우림 파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기관들은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겠다며 브라질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 29개사는 유럽과 미국, 일본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서한을 보내고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로 인해 브라질에 대한 투자나 금융서비스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며 브라질의 환경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열대우림 파괴가 지속될 경우 투자기관들이 투자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더했다.  

총 운용자산이 3조7000억 달러(약 4400조원)에 이르는 29개사 중에는 영국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리걸앤제너럴 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일본 미쓰이 스미토모 그룹 등이 세계 주요 투자기관이 포함돼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며, 생태계 서비스를 보전하는 열대우림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브라질의 삼림 파괴로 인해 사업이나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것이 계속되면 브라질 국채도 고위험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유럽의 7개 투자회사 역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브라질 투자를 철회할 방침임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후 열대우림 파괴 속도 빨라져 

FT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아마존강 유역의 열대우림 파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군인 출신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호규제가 있는 아마존강 유역을 상업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는 화재가 빈번히 발생했는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진화 작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국제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마이니치 신문 역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광산개발 등을 위해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불법 벌채를 경시하는 등 위법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올해 1~4월 아마존강 유역의 열대우림에서 소실된 삼림의 면적은 미국 뉴욕시 면적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환경단체의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삼림의 불법 개발이 급격히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히카르두 살리스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정부가 코로나19에 주목하고 있는 틈을 타 환경 규제를 더욱 완화해야 한다"고 발언해 많은 이들의 비난을 샀다.  

투자기관 "환경 대책 없으면 투자금 회수"

이번 서한에 서명한 기업 중 한 곳인 노르웨이 투자회사 스토어브랜드 측은 "브라질 기업 투자를 유지하고 싶지만,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규제와 환경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러한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밖에 없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유럽의 또다른 운용자산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이것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고, 실질적인 투자금 회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경제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르디아뱅크는 지난해 아마존강 유역에서 화재가 반복적으로 일어나자 브라질 국채 구입을 보류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세계 최대 육류 가공업체인 조타베에시(JBS)를 비롯한 브라질 육류가공업계의 강력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육류가공업체들은 삼림을 훼손하고, 그곳을 소 방목지로 개척하는 데 협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기관들은 비판이 확산되는 기업들의 경우 평판 훼손은 물론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국제상업회의소(ICC) 브라질 위원회의 가브리엘라 도리아 이사는 "투자기관들의 서한 발송 등의 행동은 브라질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순히 투자금 회수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 FTA 협상에서 환경 문제는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말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 협약은 오는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불법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의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 인식에 대한 EU 측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FTA 체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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