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MS 2020 개발자회의'가 던진 IT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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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MS 2020 개발자회의'가 던진 IT 혁명
  • 김정민 변호사
  • 승인 2020.06.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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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온라인 행사로 진행...작년 16배인 10만명이상 참가
클라우드 기반 'MS 팀즈' 플랫폼...'포스트 코로나' 시대 업무관리 서비스 될듯
눈길 끄는 '플루이드 프레임워크'...모든 문서구조를 해체, 자유롭게 재구성
가장 주목 'AI 슈퍼컴퓨터', 일반인이 인간의 언어로 AI와 대화하며 프로그램 개발
정부, 디지털 뉴딜 선언...무엇을 만들것인가 이전에 글로벌 IT공룡들 움직임 주목해야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개발자 컨퍼런스인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0(MS Build 2020)’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개발자 컨퍼런스는 기업이 미래 기술을 공개하는 행사인데, 미래 IT기술과 업계 동향을 접할 수 있어 개발자라면 누구나 참석하고 싶은 행사이다.

이번에 무료로 온라인으로 열린 MS 빌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동안에는 참가자들이 시애틀로 이동해야 했고, 300만원 정도의 참가비를 지불해야 했으나, 비용과 거리의 장벽이 사라진 이번 온라인 행사에는 작년의 16배가 넘는 10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국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번 행사에는 MS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미래 IT기술의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내용이 있었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19일 개발자 컨퍼런스 'MS Build 2020'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사진은 MS의 CEO가 온라인으로 기조연설하는 장면.   사진=MS 홈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19일 개발자 컨퍼런스 'MS Build 2020'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사진은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온라인으로 기조연설하는 장면. 사진=MS 홈페이지

 

가장 가까운 미래 ‘MS Teams’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MS는 이미 '애저(Azure)'라는 글로벌 2위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1위는 아마존의 AWS).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MS 팀즈(Microsoft Teams)'는 애저 기반 협업 플랫폼이다. 이번 MS 빌드 2020에서 공개한 팀즈는 단순 협업 툴을 넘어 인사, 자원관리 등 기업의 모든 업무를 온라인에 처리하는 클라우드 기반 통합 업무관리 서비스로 발전될 것이다.

직원의 출퇴근, 스케줄, 업무내용(팀 협업 포함), 휴식시간, 병원진료 정보, 건강상태 등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로 관리·분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칫 개인정보보호 및 사생활 침해 이슈가 있을 수 있는데, MS는 의료정보보호법(HIPAA)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고 건강정보신탁연합(HITRUST) 인증을 획득해 비대면 진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팀즈는 윈도우10 운영체제인 '마이크로소프트365(구 MS Office)'를 넘어서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기업들이 PC와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않고 업무할 날이 얼마 안남아 보인다.

문서 구조를 해체한 ‘플루이드 프레임워크’

한국 기업은 20년이 넘게 '아래한글'과 '워드' 사이에서 갈등을 해오고 있다. 상호 호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은 앞으로도 아래한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PDF파일은 또 어떠한가. MS가 제안하는 '플루이드 프레임워크'는 이 호환성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팀즈'를 통한 보다 직관적이고 빠른 협업 지원을 위해 디지털 파일의 구조를 해체한 ‘플루이드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모든 팀원이 항상 최신의 동일한 문서, 그림, 도표 및 기초데이터로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 문서 파일의 구조를 해체하고 모든 문서구성 요소(텍스트, 표, 그래프, 사진 등)를 컴포넌트화 한다는 컨셉이다.

기존 '아래한글'이나 '워드'는 텍스트, 표, 그림, 동영상, 음악 등이 하나의 문서파일로 저장되고 공유되는 방식인 반면, ‘플루이드 프레임워크’에서는 문서에 포함된 요소를 모두 플루이드 컴포넌트라는 개별 단위로 나누어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이렇게 되면 호환성 문제 해결은 기본이고, 실시간 팀워크가 편해질 것이다. 팀원이 만든 컴포넌트를 호환성에 제한 없이 가져와 새로운 문서를 작성할 수 있고, 한 문서에서 컴포넌트를 수정하면 그 컴포넌트가 사용된 모든 문서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수정(업데이트)된다. 다른 팀원의 컴포넌트를 가져와 문서를 작성하는 작업이 컴포넌트를 복사하는 개념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기에 가능하다. 즉 문서의 양식이나 구조에 상관없이 문서 내부 컴포넌트를 자유롭고 간단하게 활용하고 수정, 편집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할 기술 ‘AI 슈퍼컴퓨터’

AI 슈퍼컴퓨터 삽화.
AI 슈퍼컴퓨터 삽화. 그림= MS

MS는 이번 빌드에서 AI 연구 비영리단체 ‘Open AI’와 제휴해 구축한 새로운 슈퍼컴퓨터 서비스를 'MS 애저(클라우드)'에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세계 TOP5 정도라고 하는데 주목할 것은 그 성능이 아니라 ‘대규모 AI 모델’의 동시 개발이 가능한 점이다.

지금까지 AI는 이미지 인식과 언어 번역 등 단일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구현되어 왔다. 미래의 AI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대규모 AI 모델 개발이 핵심이다. 특히 MS가 이번에 공개한 AI 언어 모델인 'MS 튜링(Microsoft Turing)'은 프로그래밍 언어와 일상 언어(자연어)의 문법, 지식, 개념, 매개변수를 통합해 처리 가능한 AI이다. 쉽게 말하면, 프로그래머가 아닌 일반인이 인간의 언어로 ‘MS 튜링(AI)’과 대화를 하면서 프로그램 코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술이다. 즉 JAVA, C, PYTHON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학습할 필요 없이 일반인이 AI와 대화해가며 복잡한 프로그램, 웹페이지, 스마트폰 앱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MS가 지난 2018년에 8조원을 들여 '깃허브(GitHub: 세계 최대 오픈소스 코드 저장소)'를 인수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세계 2위(점유율 18%) 클라우드 서비스 ‘MS 애저’는 ‘아마존 AWS’와 투톱을 이뤄 세계 500대 기업의 95%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다수 글로벌 기업이 전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은 가히 ‘월드 컴퓨터’로 비유할 만하다. 이 월드 컴퓨터에는 세상의 모든 정보가 모이고 저장된다.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는 않다.

‘애저 시냅스 링크’는 MS가 데이터베이스(DB)와 이에 대한 실시간 분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애저 시냅스 링크'의 개념도. 사진= MS
'애저 시냅스 링크'의 개념도. 사진= MS

기업이 빅데이터를 분석·이용하기 위해서는 ‘기업 운영을 위한 DB’(운영 DB)와 ‘데이터 분석을 위한 DW’(Data Warehouse)를 따로 구축·운영해야 했다. 실시간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해야하는 ‘운영 DB’에 있는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정제(ETL : Extraction, Transformation, Loading) 과정을 거쳐 DW에 저장하고 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즉 ETL을 거친 ‘과거’ 데이터 분석이었다.

※ ETL이란 데이터웨어하우스(DW, Data Warehouse) 구축 시 데이터를 운영 시스템에서 추출해 가공(변환, 정제)한 후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적재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변환에는 필터링, 정렬, 집계, 데이터 조인, 데이터 정리, 중복 제거 및 데이터 유효성 검사 등의 다양한 작업이 포함된다.

운영 DB에서 DW로 ETL하는 과정은 통상 수 시간씩 걸리고 운영 DB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쉬는 새벽시간에 하게 된다. 따라서 다음날 오전에야 데이터 분석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빠른 의사결정 필요성이 커져왔고, 데이터 분석의 실시간성이 요구되고 있다. 실시간성이란 ETL 과정을 생략하는 것을 의미한다. MS의 ‘애저 시냅스 링크’는 운영DB의 데이터를 직접 조회해 시각화하거나 분석하고, 머신러닝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운영 DB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고도 강조한다.

MS가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책임 머신러닝 툴(Responsible ML tools)'이다. 데이터의 기밀성과 공정성을 보장해 고객이 법위반 우려 없이 AI 모델을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산업은 신뢰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뒤에만 성장할 수 있다.

애플은 오는 22일부터 개발자회의(WWDC 2020)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여기서는 또 어떤 미래 기술을 선보일지 설레는 한주가 될 것 같다.

한국 정부 또한 코로나19 이후 변화될 IT세상을 따라가기 위해 ‘디지털 뉴딜’을 내세우고 있다. 디지털 뉴딜은 댐이나 도로를 건설하는 아날로그 뉴딜과는 다르다. 로컬에서 돈만 뿌린다고 성공할 수 없고,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서비스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IT공룡들의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되는 내용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 ‘디지털 뉴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 김정민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으며 IT기업 준법팀장을 거쳐 법무법인 로베이스 파트너변호사로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대외협력기획 부위원장,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회 위원,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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