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트렌드] 세상은 BC와 AC로 나뉜다...코로나19 이후 등장한 ‘뉴 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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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트렌드] 세상은 BC와 AC로 나뉜다...코로나19 이후 등장한 ‘뉴 노멀’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4.2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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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코로나(BC)와 애프터 코로나(AC)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정부, 생활속 방역 세부지침 공개
4차산업혁명 본격화 될 것...비대면, 언택트, 온라인 트렌드 주목
우리 지금 당장 만나? 거리를 유지하되 소통의 방식 바꾸자
코로나19로 인파가 줄어 텅빈 타임스퀘어 전경.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파가 줄어 텅빈 타임스퀘어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BC와 AD. 기원전과 기원후. BC는 'Before Christ’, 즉 ‘그리스도 이전’이란 의미이며 AD는 ‘anno Domini’, ‘주님의 해()'란 뜻으로 예수 탄생 이후를 뜻한다. 

2020년부터 BC의 C는 Christ가 아니라 Corona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세계는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와 이전(BC: Before Corona)으로 나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세계는 이전과는 전혀 같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코로나19로 야기될 사회적ㆍ경제적 변화에 어떻게 잘 대처할 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희생을 치렀지만 지금 세계는 방역 스탠다드 국가로 대한민국을 지목하고있다. 국난극복이 '취미이자 특기'라고 인정받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과연 '포스트 코로나'에도 잘 적응할 지 모두가 지켜볼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떨어져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떨어져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적 거리두기로의 전환 

정부는 공동체가 지켜야 할 '집단방역 기본지침'에 이어 일상적 사회경제 활동을 하면서도 동시에 코로나19을 예방•차단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생활 속 거리두기 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세부지침 초안을 마련해 지난 24일 발표했다. 

지침은 △일상과 방역의 조화 △학습과 참여 △창의적 활용이라는 원칙을 기본으로 이용자와 책임자 수칙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일할 때는 물론 이동ㆍ식사ㆍ종교생활시 지켜야 할 지침이 세부적으로 열거됐다.

그동안 지켜온 기본 지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37.5℃ 이상의 발열, 기침•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최근 14일 이내 해외여행을 한 경우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 머물러야 한다. 실내ㆍ외 장소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과의 간격은 2m(최소 1m)로 유지하고, 기침 예절과 손씻기ㆍ손소독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내놓은 기본 방역 5대 지침.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내놓은 생활속 개인 방역 5대 지침.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공개한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지침'은 ▲업무(4개 분야) ▲일상(10개 분야) ▲여가(17개 분야) 등 총 31개 분야에 대한 행동수칙으로 구성됐다. 이 초안을 토대로 실제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하도록 각계각층의 의견과 창의적 생각을 폭넓게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의 성공은 일상과 방역원칙이 적정하게 균형을 이루는 데 달렸다면서 모든 국민이 실천할 수 있도록 지침이 마련돼야만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기차나 버스를 탈 때는 한 좌석을 띄어 예매하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열이 나면 재택근무를 하고 회의는 대면회의가 아닌 영상회의, 전화회의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마트 시식도 금지하며 경기장에서 응원도 자제해야 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사회가 처음 맞이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실천 가능한 방식과 기준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초안을 공개하는 이유 역시 국민 여러분께서 직접 살펴보시고 좋은 의견을 보태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고는 일종의 무인 매장. 계산대 없이 장을 보고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아마존 고는 일종의 무인 매장. 계산대 없이 장을 보고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비대면, 언택트, 온라인의 시대...더 빨리 도래할까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돌아온 '문명사적 전염병'이라며 "4차산업혁명이 역설적으로 이 전염병 때문에 본격화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이미 국내에서는 얼마전부터 비대면(對面) 시장이 형성됐다. 온라인 쇼핑에서 시작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 앱으로 결제하는 각종 'pay', 직원 대신 주문을 받는 키오스크, 모바일로 은행 및 증권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세금 납부, 보험 계약도 모바일로 가능하다. 

이러한 비대면 방식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양한 분야에도 확산되고 있다. 공연장에 가서 보던 뮤지컬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집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온라인으로 갤러리 투어도 가능하고 박물관도 둘러볼 수 있다. 

집에서 전세계 개봉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기업의 대표주자 넷플릭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가격리, 재택근무 추세에 힘입어 올 1분기 57억6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가량 높은 실적이다. 1분기에만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가 약 1500만명 늘어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는 1억8000만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OTT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 규모를 자랑한다.

코로나19  초기 방역에 실패한 미국의 니만마커스 백화점과 JC페니 백화점의 파산신청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거대 유통업체들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반면 온라인 쇼핑 아마존은 쾌속 질주 중이다. 아마존 주가는 이달 들어 1900달러를 저점으로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결혼식. 이들 부부는 길가에서서 지나가는 하객 차량이 다가오면 인사를 한 뒤 포장된 음식 꾸러미를 건낸다. 하객은 차에 탄채로 이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낸뒤 미리 준비된 축의함에 축의금을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결혼식. 이들 부부는 길가에서서 지나가는 하객 차량이 다가오면 인사를 한 뒤 포장된 음식 꾸러미를 건낸다. 하객은 차에 탄채로 이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낸뒤 미리 준비된 축의함에 축의금을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Out of sight,  out of mind? 거리는 멀어도 마음만은

친구를 만나도 될까? 부모님을 안찾아 봬도 서운해하지 않으실까? 모바일 청첩장을 받았는데 안가도 되려나?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가봐야 할 거같은데...

거의 두달이 넘는 기간 동안 대부분의 성인들이 한번쯤은 겪어봤을 고민들이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을 꾸준히 챙기는 국민 정서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충돌하는 상황이다. 약속을 취소하니 서운해 하는 친구도 생기고 자의적 자가격리 들어가신 부모님이 걱정되어도 찾아뵐 수가 없다.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마음만 표시하는 것으로 대체한다. 그래도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어야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텐데 괜찮을지 걱정이 된다. 

한편으로는 그런 고민이 뭐 대수냐며 볼멘 소리를 하는 이들도 있다. 고객을 직접 만나야하는 세일즈, 상담, 컨설팅 등을 직업으로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속하는데 고객을 만나야 비즈니스가 진행 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아웃 오브 사이트 아웃 오브 마인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는데...

하지만 이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한다. 소통의 단절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소통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메신저와 SNS 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은 유지해야 한다. 모바일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받으면 적절한 방식으로 축하와 애도의 뜻을 전달하면 된다. 비즈니스에서도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충분한 대화를 하고 전자계약, 전자서명,전자결제를 이용하도록 한다.

이렇게 '뉴노멀' 을 하나씩 만들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드라이브스루','워킹스루' 같은 획기적인 진단검사방식으로 세계 방역시스템의 '뉴 노멀'을 만들었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 세계 최초로 선거를 치른 나라가 됐다. 

혹자는 이러한 뉴 노멀로 오히려 대인관계가 더 편해졌음을 느낀다고 한다. 각자가 자신의 능력치 내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이제는 허용해야 할 것이다. 동문회, 동호회, 경조사에 많은 이들이 모여서 세(?)를 과시하는 그런 행사들은 아마도 앞으로는 줄어들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아니, 그래야 한다. 지금 우리는 AC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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