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투자'에 실적 발목 잡힌 KT, 올해 전화위복 될까
상태바
'5G 투자'에 실적 발목 잡힌 KT, 올해 전화위복 될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2.06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KT 실적, 매출 증가·영업이익 감소
무선사업 성장했지만 대규모 5G 투자 및 마케팅 비용이 상쇄
증권가, 2020년 실적 개선 예상
5G 시장 활성화·스마트폰 라인업 확대 등이 주 요인
임직원 퇴직·차기 CEO 선임에 따른 불확실성도 사라져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KT의 지난해 성적표가 전년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5G 투자 및 마케팅 비용 출혈이 커 영업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SA(단독모드)·28Ghz 대역 구축, 전국망 확대 등 5G 인프라 관련 투자는 계속된다. 하지만 KT의 성적표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5G 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질 예정이고 임직원의 자연 퇴직, 차기 CEO 선임 등 여러 호재가 겹치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5G 비용 투자로 줄어든 영업이익

KT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24조3420억원, 영업이익이 1조1510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3.8% 증가, 8.8% 감소한 수치다.

무선통신사업과 미디어성장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전체 무선 가입자는 전년 대비 80만명 늘어난 2192만명으로 집계됐고, 무선사업 매출은 0.2% 증가한 6조9707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5G 이용자가 142만명으로 후불 휴대전화 가입자의 1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무선사업 매출 신장을 도왔다.

미디어·콘텐츠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3.5% 증가한 2조7400억원이다. 국내 유료방송 1위 IPTV '올레TV'는 가입자를 50만명 추가해 835만명까지 늘렸고, OTT '시즌' 론칭으로 부가서비스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지니뮤직 가입자 증가, KTH T커머스 사업 성장 등 그룹사 성장이 지속되며 관련 매출도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이같은 매출 증가에도 5G 기지국 등 네트워크 투자 확대가 영업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CAPEX 집행액은 전년대비 65% 증가한 3조2568억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투자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는 2013년 3조313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역시 증가했다. 지난해 2조7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늘어난 것이다. 다만 4분기에는 기존 영업비용으로 처리했던 무선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멤버십 포인트 사용액을 매출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회계기준이 바뀐 부분이 있다.

KT가 건물 내 고성능 광중계기 설치로 인빌딩을 강화한다. 사진제공=KT
KT는 건물 내 고성능 광중계기 설치로 실내 5G 품질을 높인다. 사진제공=KT

◆ 5G 투자, 실적 개선 이끌 계기 될까

KT는 올해 5G 실내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하고 5G 단독모드(SA)를 도입하는 한편 스마트팩토리, 실감형 미디어, 지능형 보안 등 5G 융합 서비스에 AI를 적극 활용해 미래 성장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KT의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로 2020년 투자 규모의 축소를 예상하긴 어렵다. 하지만 오히려 업계는 KT의 실적은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5G 시장의 활성화 ▲자연 퇴직에 따른 인건비 절감 ▲차기 CEO 선임으로 불확실성 제거 등이 그 주된 근거다.

업계는 일단 1분기까지는 실적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단기 실적 향상의 모멘텀을 찾기 어렵고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데빵(데이터0원)' 공약,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5G 중저가 요금제 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가 많다. 우선 업계는 올해 5G 가입자와 시장 성장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467만명이었던 5G 가입자는 올해 11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갤럭시S20'을 필두로 5G 스마트폰의 대거 출시가 예고된 상태다. 지난해 5G 디바이스 글로벌 출하량은 1600만대로 파악되며, 올해는 2억70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트래픽 사용량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12월 1인당 5G 트래픽 사용량은 27.3GB를 기록하며 LTE 이용자의 약 3배로 나타났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VR, AR, 클라우드게이밍 등 5G 서비스 출시에 따라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마케팅 비용의 상승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의외로 과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플래그쉽,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의 대거 추가는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5G 출시 초기 때와 같은 무리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KT의 2020년)연간 마케팅비용 증가폭은 2.8%에 그치고, 무선 수익은 전년대비 8.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KT는 임직원 자연 퇴직사 수의 증가로 인건비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00명이었던 퇴직자 수는 올해 700명, 2121년 1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구현모 사장이 차기 CEO로 선임되고 첫 조직개편이 이뤄진 만큼 향후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제거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구현모 차기 CEO는 KT에서 30 년 넘게 재직하며 나스미디어 인수와 KTF 합병에도 관여한 바 있다"면서 "계열사 사정에 정통한 만큼 당장은 무선 사업 경쟁력 강화보다는 부실 계열사 정리 등 사업 구조 재편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