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주 챙기기 본격화...이재용 승계 사전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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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주 챙기기 본격화...이재용 승계 사전포석
  • 조희제
  • 승인 2015.10.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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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11조3000억원 소각나서...3년간 주주환원 계획도 밝혀

삼성전자가 11조300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키로 했다. 이같은 자사주 매입금액은 달러로 환산하면 10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규모다.

▲ 이재용 삼성 부회장./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9일 “앞으로 1년 동안 3~4차례에 걸쳐 자사주 11조3000억원 어치를 매입해 조삭처분키로 결정했다”고 전자공시를 통해 밝혔다.

삼성전자는 1차분으로 4조2000억원(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를 10월 30일부터 3개월간 매입해 소각한다.

삼성측은 우선주 비중이 높은 것과 관련해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22%나 낮은 가격에 거래돼 우선주 비중을 높임으로써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10%이상 낮을 경우 우선주 매입비중을 높임으로써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게 된 것은 주가가 회사의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자사주 소각과 함께 앞으로 3년간 시행할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우선 연간 발생하는 프리캐시플로(Free Cash Flow, 순현금수지)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할 방침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 중 설비투자분을 제외하고 남는 재원의 최대 절반까지를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의미다.

특히 앞으로 3년간 배당에 중점을 두고 주주환원을 진행하되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자사주 매입을 실시할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향후에도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올해 배당은 내년 1월 이사회 결의 후 발표될 예정이며 2016년부터는 분기배당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래성장을 위한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200억달러 이상의 시설투자와 120억달러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와 회사의 가치제고를 위한 현금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다"면서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사업성장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금까지는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내더라도 미래에 대비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주력해온 삼성전자가 주주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을 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번 주주친화 정책 발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림으로써 전격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주주환원정책은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면서 주주이익에 소흘해왔다는 시각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으로 승계절차를 밝고 있는 삼성그룹이 이같이 주주가치를 확대하는 조치를 함으로써 주주들로부터 이재용부회장을 그룹의 후계자로서 확실히 각인시켜 나가겠다는 사전포석으로 읽혀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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