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불안에...美 농가는 수출길 막힐까 '안절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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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불안에...美 농가는 수출길 막힐까 '안절부절'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0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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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선물 가격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美 농가 달러화 약세 기대했으나 중동발 위기에 달러화 강세 가능성도 제기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에 밀 수출을 해온 미국 밀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에 밀 수출을 해온 미국 밀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으로 밀을 수출해온 미국의 밀 농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밀 재배업자들은 지난 한해 동안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로 고통을 받았으나, 1단계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서 수출이 호조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무지개빛 낙관론이 자리잡기도 전에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수출감소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확산되는 추세다. 

美 농가, 중동發 갈등 고조에 밀 수출길 막힐까 노심초사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의 밀 재배업자들에게는 올 한해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연간 약 1730만톤의 밀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동지역은 동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를 제외하면 미국의 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지역이다. 중동 국가 중에서는 이라크와 예맨이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만일 이란과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미국은 주요 밀 수출국을 잃을 수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선물은 지난 3일과 6일(현지시각) 2거래일간 부셸당 2.2% 떨어져 5달러50센트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기 직전인 지난주만 하더라도 밀 선물은 부셸당 5달러60센트에 거래되며 2019년 여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정으로 중국의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상승세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특히 미국 농가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호주 지역에서 산불이 거세게 확산된 것과 관련, 밀을 비롯한 다른 미국산 농산물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2020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 미 상품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무게가 실려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밀 선물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국 농가 역시 수출길이 막힐까 안절부절 못하는 양상이다. 게다가 중동발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화 역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WSJ는 "이란과의 교전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달러화 가치가 상승해 밀 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의 갈등 고조로 인한 영향력을 파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농업중개회사인 알렌데일의 리치넬슨은 "시장은 각종 우려를 반영해 가격을 산정하지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중동 긴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 뚜렷

한편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온스당 1588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6년8개월여만에 최고치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엔화 역시 가치가 올랐다. 미국 달러당 일본 엔화 환율은 지난 3일 기준 108.99엔으로 하락, 엔화가치는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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