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호의 책이야기] 책으로 보는 2020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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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책이야기] 책으로 보는 2020년 전망은
  • 강대호 북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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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래 보고서 2020', 현재 기술 동향 분석 및 미래 기술 전망 예측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2020)',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본 트렌드를 분석
'트렌드 코리아 2020', 소비자 관점에서 소비자 트렌드 분석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강대호 북칼럼니스트] 숨 가쁘게 달려온 2019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지금쯤이면 기업이든 사람이든 다가올 2020년 준비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으로 다가온 2020년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특히 밖으로는 북한과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갈등이, 안으로는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가 내년 우리나라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한때는 대기업이 경제연구소 등 별도의 조직을 꾸리며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 예측을 독점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이라도 단 몇 시간 혹은 며칠간 투자로 미래 예측에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책을 통해서다.

혹시 최근 서점에 가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보통 미디어를 통해서 세상을 읽지만 나는 서점에서도 세상을 읽는다. 특히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보면 그 시점 한국의 관심사를 잘 볼 수 있다. 서점 분위기에 의하면 연말인 지금은 2020년 전망과 예측이 한국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그중에서 독자들에게 선택을 많이 받은 책 세 권을 소개한다.

세계미래보고서 2020.
세계미래보고서 2020. 비즈니스북스 펴냄.

 

◆'세계 미래 보고서 2020', 현재 기술 동향 분석 및 미래 기술 전망 예측

'세계 미래 보고서 2020'은 기술 중심으로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세계적인 미래 연구 그룹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2008년부터 매년 펴내고 있다.

이 책은 금융, 제조, 유통, 자동차, 에너지, 환경, 생명공학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미래를 바꾸고 있는 핵심 기술들이 현재 어디까지 발전해왔는지 살펴보고 이 기술들이 가져올 사회 및 산업 변화, 일자리 문제 등을 짚어본다.

'세계 미래 보고서 2020'은 오늘날의 기술 발전 속도와 그 파급력을 ‘기하급수적’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예측할 수 없지만, 이 변화를 미리 파악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상상할 수 없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강조한다.

특히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 사례를, 그리고 ‘자율 주행’과 ‘VR’ 등 기술 융합 사례를 다루기 때문에 첨단 기술 트렌드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글로벌 기술 동향을 엿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수록한 ‘부상 기술 목록’ 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2020. 알키 펴냄.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2020)',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본 트렌드를 분석 
 
이 책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검증한 해외의 37개 비즈니스 모델을 담았다. 전 세계 84개국 129개의 KOTRA 무역관 직원들이 찾아낸 사례들이다.

새로운 사업을 꿈꾸는 사업자들은 남들이 이미 뛰어든 사업 모델을 뒤따라 가기보다는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을 꿈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해외에서 새롭게 뜨는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사업들이 어떤 특별한 점이 있었는지 분석한다.

‘Part 3. 맘코노미(Momconomy)’를 예로 들면 (예비) 엄마와 관련한 사업 모델들을 다룬다. 미국에서 유행 중인 ‘모유 수유 배달 서비스’나 과학적인 배란일 체크로 임신 확률을 높여주는 ‘웨어러블 기기’ 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어디엔가 있을 법한 사업 모델이지만 특정 소비자군의 요구에 철저히 집중해서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앞에서 소개한 책처럼 첨단 기술을 적용해서 성공한 사례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위 사례처럼 특정 지역과 그 지역의 예비 소비자들의 필요에 집중해서 검증받은 사업 모델들을 여럿 소개한다. 사람과 기술과 서비스의 접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어쩌면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

 

트렌드 코리아 2020.
트렌드 코리아 2020. 미래의 창 펴냄.

◆'트렌드 코리아 2020', 소비자 관점에서 소비자 트렌드 분석

앞에서 소개한 책들이 기술을 다루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룬다면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철저하게 소비자 관점에서 트렌드를 예측한다.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2008년부터 매년 펴내는 책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전년도인 2019년 ‘소비트렌드 회고’로부터 시작한다. 지난해에 예측한 것들이 어떻게 펼쳐졌으며 또 어떻게 달랐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지만은 않는다. 예측과 다르게 진행된 것에 대한 겸허한 분석도 뒤따른다.

이 책에서 2020년 소비트렌드를 전망하며 새로운 인간상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관습과 트렌드를 주도할 다양한 집단의 출현을 예측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업글 인간’과 ‘오팔 세대’가 특히 눈에 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열중하는 ‘업글 인간’은 ‘남들보다 나은 나’가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를 지향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다.

특히,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는 대한민국 인구구조에서 가장 큰 축을 형성하는 베이비붐 세대에 주목한다. 책은 이들이 ‘오팔 (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세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무대에 등장한다고 소개한다. 오팔 세대, 혹은 신중년 세대는 업계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소비자군이기도 하고 젊은 세대 못지않은 신기술에도 능숙한 세대라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인간상들의 특성으로 ‘멀티 페르소나’, ‘편리미엄’, ‘스트리밍 트렌드’를 꼽기도 했다. 멀티 페르소나는 SNS 시대에 걸맞은 다중 정체성을, 편리미엄은 생활의 편리성을, 스트리밍 트렌드는 재화나 서비스를 소유하지 않고 구독 혹은 누리는 것 등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엿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시사점을 줄 책이다.

사실 이런 책들은 미래 예언서로 신봉할 정도는 아니다. 첨단 기술을 다룬다고 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다룬다고 해서, 소비자 트렌드를 다룬다고 해서 지금 세상에 전혀 없는 그 어떤 것을 다루지는 않는다. 그런 분야에 관심 가지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알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을 다뤘다. 다만 비전문가라도 이해하기 쉽게 구획정리를 잘 해서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도 이 책들을 독자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다. 단 몇 초 뒤에 벌어질 일도 예측하지 못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독자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보여준다거나 모범답안을 알려주는 참고서는 아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게 만드는, 생각의 범위를 확장하게 만드는 지점을 선사한다.

책 속에만 미래가 있는 건 아니다. 어쩌면 미래는 꿈꾸며 개척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넓은 무대와도 같을 것이다. 그 주인공이 되어 무대 위를 훨훨 날아다녀 보면 어떨까.

지금쯤 대부분 사람은 올해를 돌아보며 2020년은 또 어떤 한 해가 될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인사를 보낸다.

“올해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0년은 지금까지와 다른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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