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과거사 갈등' 넘어설까
상태바
한일 정상회담, '과거사 갈등' 넘어설까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10.16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朴대통령 美 CSIS 연설 "한일중 정상회의 때 아베와 회담할 수 있어, 위안부 문제 진전 있다면 의미있을 것"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2주 후에는 3년 반 동안이나 중단되었던 한·일·중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주최할 예정"이라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그 기회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진화하는 한·미 동맹'이라는 주제의 연설과 연설 후 진행된 질의응답을 통해 "한·일·중 정상회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은 물론, 한일 관계 개선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은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양국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깊이 논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그 (한일 정상) 회담이 열리게 됐을 때 그것이 양국 간에 미래지향적으로, 그것을 계기로 해서 변화 발전해 나가야 의미 있는 회담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그래서 양국 간에 중요한 현안이 된, 예를 들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도 좀 풀어드리고, 우리 국민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 문제도 어떤 진전이 있게 된다면 의미있는 정상회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사될 경우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처음이 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갈등으로 아베 총리와 한 번도 정상회담을 갖지 않았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베이징 APEC 정상회의나 같은 달 호주 브리즈번 G20 정상회의,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 참석 계기 등에서 환담 수준의 만남은 가진 바 있다.
 
 
위안부 문제 해결 여부가 관건
박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것은 기존의 경색된 한일 관계를 벗어나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갈등으로 경색돼 있던 한일 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일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한국 가입 여부, 북핵 문제를 비롯해 북한 문제를 둘러싼 안보협력 방안, 일본의 안보법제 통과 이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우려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다.
일본 측이 위안부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고, 궁극적 해결로 가면 한일관계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뒤로 미뤄놓는 상황이 되면, 모처럼 마련된 관계 개선의 흐름에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올해를 한일관계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기조 아래 관계 개선의 걸림돌인 위안부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아베 "한일, 중일 정상회담 반드시 한다"
아베 일본 총리는 11월 1일쯤 서울에서 열릴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참석을 계기로 한국, 중국과 반드시 양자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 지난 8월 전후 70년 담화를 발표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자민당 간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가와무라 전 간사장이 면담 후 기자들에게 밝혔다.
가와무라 전 간사장은 아베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일·중 간에도, 일·한 간에도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묻자 아베 총리는 "그렇지 않다. 반드시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日정부 "위안부 문제 다양한 레벨서 협의하는 게 중요"... 종전과 다른 뉘앙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진전이 있으면 의미있는 한일 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레벨(급)에서 협의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은 한국 측에 지금까지도 전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가 장관은 박 대통령 발언이 위안부 문제의 진전을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걸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이웃이기에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문제가 있을수록 정상 간에 흉금을 터놓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우리나라의 자세"라고 말했다.
'다양한 레벨에서의 협의'를 거론한 스가 장관의 발언은 '위안부 문제는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에 입각한 그의 종전 발언 톤과 뉘앙스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스가 장관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정치·외교문제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지만 이날은 '우리나라의 입장'이라고만 했을 뿐 이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