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못찾는 코스닥…신용융자 잔고 부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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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못찾는 코스닥…신용융자 잔고 부담까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3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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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달간 8.7% 하락...제약, 바이오주 급락에 투자심리 '냉랭'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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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스닥시장을 저점을 찾지 못한 채 추락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한‧일 무역갈등, 국내 경기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 내부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을 끌어올릴 만한 요소가 부족한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630.1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종가(690.53)와 비교하면 8.7%나 하락했다.

◆ 코스닥시장 내부 악재로 투자심리 위축

코스닥시장은 심리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이달 들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물론 현재 코스닥시장뿐 아니라 국내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국내 경기 둔화 우려 등 악재에 갇혀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요인보다 대내 불확실성 요인이 투자심리를 제약, 코스닥시장을 끌어내렸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시가총액 2위 업종인 제약‧바이오주(株)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면서 투자자들을 떠나 보냈다.

대표적으로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의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의 허가가 취소된 데다 한미약품의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 해지,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임상 실패 등이 제약‧바이오주에 악영향을 미쳤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대비 코스닥시장의 낙폭이 큰 건 코스닥시장만의 조정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며 “코스닥시장의 핵심인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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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엔터‧미디어업종 동반 하락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대형주가 부재한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총액 규모가 큰 바이오업종이 급락하면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코스닥시장 제약‧바이오주의 경우 주가 하락을 방어할 만한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시 말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15, 2016년처럼 제약‧바이오 업종의 여러 사안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 사안들은 언제 해결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단기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약‧바이오주 외에도 이달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업종들 역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보기술(IT)업종의 경우 한국에 대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로 타격을 입었다. 문제는 현재로선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 여부나 피해 규모를 예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아이돌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로 폭락한 엔터‧미디어업종에도 별다른 호재가 나오지 않고 있다.

◆ “신용융자 잔고 물량 해소까지 반등 어려워”

시장 전문가들은 또 코스닥시장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를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 매매대금을 빌려주는데 통상 신용거래 주식을 담보로 한다. 이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아지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담보주식 강제 처분)에 나선다.

현재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신용융자 잔고 비율은 2.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반대매매가 늘어나고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가 떨어진다. 즉 악순환이 펼쳐지는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시장에는 ‘신용물량 소화’라는 숙제가 남아있다”며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점에서 추격 매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지만 반등할 경우 코스닥시장의 비중을 줄여가는 전략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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