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통신] 전자상거래에 열광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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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통신] 전자상거래에 열광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
  • 최승호 자카르타 통신원
  • 승인 2019.06.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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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급속 확산, 금융·물류시스템 개선에 소비문화 '급변'
전자상거래, 4년내 이용자 2억4천만명, 165억달러로 급성장 예상

 

최승호 자카르타 통신원
최승호 자카르타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최승호 자카르타 통신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살고 있는 올해 23세인 띠아는 또꼬피디아(Tokopedia)에서 요즘 인기가 있다고 하는 한국 화장품 중에서 괜찮은 제품이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는 취미가 생겼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취업해 회사까지 출퇴근 하는 길에 스마트폰을 통해 사고 싶은 물건을 찾아보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다는 반응이다. 얼마 전에 자카르타에 개통한 지하철을 타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고.

파이잘 씨는 다음 달에 있을 가족 여행을 발리로 갈 계획이다. 회사 일이 많아서 바쁘지만 부인과 아이 2명까지, 온 가족이 함께 몇 년 만에 가는 여행이라 차근 차근 정보를 찾아보는 중이다. 알아보고 준비할 것도 많지만 여행을 가기 위해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해야 하는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해 트래블로카(Traveloka)를 검색해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전자상거래로 쇼핑하는 모습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전자상거래로 쇼핑하는 모습

 

예전에는 비행기 티켓을 사기 위해 여행사에 가서 한 시간씩 걸려 여행사 직원에게 원하는 일정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비행기 티켓을 사야만 했던 것에 비교하면 지금은 여행 준비가 너무나도 즐겁기만 하단다.

윈다 씨는 퇴근을 위해서 고젝(Go-jek)이라는 앱을 이용해서 오토바이 택시를 부른다. 한국에서는 카카오 택시를 통해 편하게 택시를 부르는 것처럼, 고젝으로 오토바이를 택시처럼 부를 수 있으니 편하게 집에 갈 수 있다. 예전에는 길거리에 나가서 오젝이라고 부르는 오토바이 기사들을 찾아서 가격을 흥정해야 했는데, 요즘은 앱에서 목적지를 입력하기만 하면 가격이 정해지니 편리하다.

미리 고젝 앱에 있는 고페이(Go-Pay)라고 하는 전자지갑에 금액을 미리 넣어두면 매번 현금을 지불할 필요 없이 알아서 금액이 지급된다. 집에 도착해서는 고젝을 통해 음식 배달을 해서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현금거래 관행과 1만7천개의 섬으로 이뤄진 제약 때문에 금융과 물류가 발전하지 않았으나 전자상거래가 급속 확산되면서 소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사진= 최승호 통신원
인도네시아는 1인당GDP가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돼 소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사진= 최승호 통신원

4년내 인구 대부분 전자상거래 이용할 듯

전자상거래가 인도네시아인들의 생활을 바꾸어 놓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는 2억 6800만명이다. 전자상거래 이용자는 2017년 8150만명에서 올해는 1억 4700만명으로 증가하고 2023년이면 2억 4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가 4000불을 넘어가면서 지속적인 소득 수준의 향상과 IT 인프라의 개선으로 인해 전자상거래를 이용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중산층의 성장,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 전자지갑 등의 편리한 지불수단의 확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전자상거래를 통한 생활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페이스북 사용자는 1억2000만명에 달하고,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6700만명이다. 커피 한잔 놓고도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는 인도네시아인들의 문화는 온라인으로도 그대로 이어져서 소셜미디어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였다. 이미 2011년에 페이스북 사용자가 4100만 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가 있었다. 또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단순히 소셜미디어로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판매하는 채널로써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높은 은행문턱, 1만7천개섬 제약...1인당GDP 늘면서 `전자상거래 신세계`  

현재도 높은 은행의 문턱 때문에 아직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 2013년 당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95.5%의 거래가 현금으로 이루어지고 체크카드, 신용카드, E-머니 등의 비현금 수단에 의한 지불은 채 5%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예전에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해도 Cash On Delivery라고 하는 방식의 대금 지급 수단이 많았다. 즉, 물건이 배송되면 물건을 확인하고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재는 ATM으로 결제하거나 전자지갑에 돈을 충전해 두고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 등이 보편화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비현금 수단에 의한 지불이 늘어나고 있다.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일반 매장에서도 핸드폰에서 매장의 QR코드로 거래내용을 확인하고 전자지갑으로 지불하는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카 시내의 쇼핑관광 거리. 사진= 최승호 통신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쇼핑관광 거리. 사진= 최승호 통신원

아직 인도네시아 전체 소매시장의 규모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3.1%라고 한다. 1만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는 비효율적인 물류 시스템과 이로 인한 높은 물류비로 인해서 전자상거래가 충분히 성장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점차 물류 인프라스트럭쳐가 개선되고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짐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8년의 95억달러에서 2023년이 되면 165억달러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인의 평균 온라인 사용시간은 하루 8시간 36분이라고 한다. 참고로 세계 평균은 6시간 42분이다.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드라마들을 즐기고, 게임을 하며, 쇼핑을 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일들이 이미 익숙한 일상이 됐다. 더 나아가서 전자상거래 때문에 온라인 판매자, 오토바이 택시 기사, 온라인 가사 도우미 등의 새로운 형태의 직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인도네시아인의 일상으로 빠르게 스며들면서 쇼핑하는 방법,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 직업을 구하는 방법 등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자못 기대가 된다.

● 최승호 통신원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엑센츄어에서 IT 컨설턴트로 재직했고 2000년에 동료들과 함께 브릿지솔루션그룹을 창업했다. 2009년 인도네시아에서 아이비에스지를 설립, 전자상거래 및 산업용배터리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PT. IBSG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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