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노사갈등 최고조…"불법·부당행위" Vs. "임단협 압박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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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노사갈등 최고조…"불법·부당행위" Vs. "임단협 압박카드"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5.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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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법적 조치할 것" vs 회사 "문제될 것 없어"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KB손해보험 노사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노조는 사측이 사문서 위조, 부당발령, 직원사찰 등을 자행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했고, 사측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임금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 회사 압박용 카드로 보인다고 대응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조합 KB손해보험지부는 2일 오전 KB손해보험 본사 앞에서 사측의 불법·부당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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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조합 KB손해보험지부는 2일 오전 사측에 '사문서 위조, 부당발령, 직원사찰'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이성노 기자

◆ 노조 "사문서 위조·부당발령·직원사찰 중단하라" 

이날 노조는 사측의 사문서 위조를 통한 허위사실유포, 퇴직 종용 부당발령, 정보보호준수 서약을 통한 직원사찰 등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2018년 임단협 미타결로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분회장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불법·부당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분회장대회 초안일정표를 입수해 고의적으로 위조했고, 사내 게시판에 공식 분회장 대회 일정표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게시했다. 또한, 분회장대회의 중요 내용인 '소집단토의' 등을 삭제하고, 분회장 대회를 패키지여행으로 격하하는 등 분회장 대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사문서 위조를 통한 허위사실유포' 등의 불법적인 수단을 통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뿐만 아니라 고용안정협약(2020년5월까지)에도 찍퇴(특정 직원을 찍어서 퇴직을 권고하는 것)를 위한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대상 42명을 노사간·대상자간에 어떠한 논의나 협의 없이 창구업무에 발령냈다"면서 "발령 대상자들은 창구 업무를 경험하지 않은 직원들로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했다는 사측의 논리는 낯 뜨겁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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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노조는 분회장대회의 일정표 원본 일부를 화이트로 지운 흔적이 보이는 등 '사운서 위조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KB손해보험 노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노조는 사측이 전직원을 대상으로 '정보보호준수서약'을 받아 직원사찰을 자행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직원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강제서약"이라며 "직원들의 메일이나 사내 메신저 등을 회사가 직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인간의 존엄성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불가침 보장이라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불법적 행위이며 반헌법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엄격한 도덕성과 신뢰를 기초로 한다"면서 "KB손해보험의 행보를 보면 도덕성과 신뢰라는 기초가 흔들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노조는 해당 사안에 대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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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문제될 부분은 없다"며 "임단협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회사를 압박하는 행보"라고 대응했다. 사진=이성노 기자

◆ 회사 "노조 일방적 주장…임단협 압박 카드일 것"

사측은 이번 세 가지 이슈는 사소한 것으로 법적인 문제는 없으며 노조는 지체되고 있는 임단협에 대해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행보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노조가 주장하는 사문서 위조와 부당발령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 유출 역시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회사는 분대장대회 일정표 위조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문건은 전혀 수정하지 않았고, 해당 문건을 입수한 직원의 자필 메모를 지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분회장대회 역시 '4·3 유적지 견학' 등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일정이 있어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당 발령건 역시 조직 개편을 통해 해당 분야에 해박한 직원들을 창구업무에 배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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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은 '정보보호준수서약서'와 관련해 노사가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으며 노조 측과 협의를 계획하고 있다. 사진=이성노 기자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허드렛일을 하는 업무가 아닌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상담 업무"라면서 "현재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퇴직을 종용하는 업무배치는 절대 아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노조가 직원사찰이라고 주장하는 '정보보호준수서약'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1년 적용된 금융감독원의 '금융회사의 정보통신수단 등 전산장비 이용관련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따른 조치로 노조에서 우려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금감원 모범규준에 따른 조치로 모든 금융사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노조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우려하고 있는데 직원 개인의 정보 열람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개별적으로 사전 동의를 얻은 뒤 준법감시인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노조가 우려하는 개인정보 열람은 단 한 번도 없었을 뿐 아니라 개인사찰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와 관련 서로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노조와 협의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 한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문제될 부분이 없다"면서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한편, KB노사는 2018년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5% 인상, PS(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기본급 1% 인상, 호봉제 폐지, 희망퇴직 등을 제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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