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선점 위해서라면'...통신사 '무한경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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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선점 위해서라면'...통신사 '무한경쟁' 시작됐다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04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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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무제한 요금제에 기지국 설치까지...독점 컨텐츠로 차별화 나서
▲ 지난 3일 이동통신 3사는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개막했다. 미국과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렵사리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냈다. 그러나 ‘5G 시대’를 맞은 이통사들이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는 지난 3일 1호 가입자 개통으로 5G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아이돌그룹 ‘엑소(EXO)’, 김연아씨, 프로게이머 이상혁(페이커)씨, 31년 최장기 고객 박재원씨, 뇌성마비를 극복한 수영선수 윤성혁씨 등 5명을 1호 가입자로 선정했다. KT에서는 직원의 아내 이지은씨, LG유플러스에서는 유튜버 김민영씨와 카레이서 남편 서주원씨가 5G 서비스에 처음으로 가입했다.

◆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 이길 수 있을까

당초 국내 이통사들은 오는 5일 5G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미국 버라이즌이 11일 5G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따른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 일정이 4일로 바뀌면서 정부와 이통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3일(현지시간) “5G 상용화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두 도시에서 스마트폰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으로 5G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이통사‧삼성전자 등의 ‘세계 최초 5G 서비스 작전’이 벌어졌다. 먼저 갤럭시S10 5G를 수령하지 못한 1호 가입자들에게 단말기가 전달됐다. 일반적으로 개통이 불가능한 오후 11시에 이례적으로 5G 서비스가 개통됐다.

정부 측은 “5G 스마트폰 출시, 서비스 이용약관 마련 등 상용화 준비가 예상보다 조기에 완료된 상황에서 관련 업계는 5G 상용화 시점을 더 이상 늦출 필요가 없다는 취지에 공감했다”며 “우리나라의 5G 상용화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이틀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한국과 미국 중 누구에게 ‘세계 최초’ 타이틀을 붙여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1호 가입자를 기준으로는 한국이 가장 빨리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일반 가입자의 개통은 기존 계획대로 오는 5일부터 이뤄진다.

버라이즌의 경우 갤럭시S10 5G처럼 5G 전용 모뎀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아닌 롱텀에볼루션(LTE) 단말 ‘모토Z3’에 5G 모뎀만 추가한 모델로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 국내 이통사의 5G 서비스 최고 속도는 2.7Gbps(초당기가비트)에 달하지만 버라이즌의 속도는 1Gbps 속도에 불과하다. 커버리지 또한 두 도시에 제한돼 있다.

◆ 너도나도 ‘완전 무제한’

이통사 간 요금제 경쟁은 1호 가입자 개통 직전까지 치열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 ‘5G 스페셜(부가세포함 월정액 8만5000원)’과 ‘5G 프리미엄(월정액 9만5000원)’을 새로 출시했다. 오는 6월 말까지 두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24개월 간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회사 측은 지난달 29일 5G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5G 프리미엄 요금제(9만5000원)’ 가입자들에게 올해 말까지 1000G에 해당하는 5G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잇달아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자 5일 만에 요금제를 수정한 것이다. 

가장 먼저 ‘완전 무제한’ 경쟁을 시작한 건 KT였다. 회사는 지난 2일 5G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내세운 ‘KT 5G 슈퍼플랜’을 발표했다. 슈퍼플랜은 ▲베이직(부가세 포함 월정액 8만원) ▲스페셜(10만원) ▲프리미엄(13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185개국에서 로밍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 SK텔레콤이 맞불작전을 폈다. 이튿날 열린 ‘5G 론칭 쇼케이스’에서 일정 기간 완전 무제한 데이터 혜택을 제공하는 ‘5GX프라임(부가세 포함 월정액 9만5000원)’과 ‘5GX플래티넘(9만5000원)’을 소개한 것이다. 오는 6월 말까지 두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연말까지 완전 무제한 5G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이 기간 ‘5GX프라임’에 가입하면 24개월간 요금을 6000원 할인 받는다.

◆ ‘기싸움까지’…커버리지 경쟁 계속

이통사들은 서울‧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5G 서비스를 우선 개시한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국 85개 인구밀집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5G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LTE 서비스만 제공된다.

SK텔레콤은 ‘최다 기지국’을 5G 서비스의 강점으로 꼽았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2일 자사의 5G 기지국 수는 3만5000개(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무선국준공신고 기준)였다. 경쟁사 2만8000개(KT 추정), 1만1000개(LG유플러스)보다 월등히 많다. 

기지국 수(數)는 5G 서비스 상용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5G 기지국이 많다는 건 그만큼 커버리지가 넓다는 뜻이다. 또 기지국이 많을수록 통화‧데이터 품질이 높아진다. 이렇다보니 이통사 간 기지국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특히 SK텔레콤이 KT의 ‘국내 최대 커버리지’ 주장에 반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KT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5G 상용화 시점인 5일까지 3만개 기지국을 구축해 국내에서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5G 커버리지 맵(map)을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올 연말까지 전국 인구와 트래픽의 80%이상을 커버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종렬 SK텔레콤 정보통신기술(ICT)인프라센터장은 이통사들의 기지국 수를 공개하며 “우리가 질 생각은 전혀 없다”며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이달 기지국 4만개를, 연말까지 7만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5만개의 5G 기지국을 구축한다. 

▲ 사진=LG유플러스 CF

◆ 5G 콘텐츠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

5G 서비스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대용량 등을 특징으로 한다. 5G를 제대로 즐기려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통사들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초고화질 독점 콘텐츠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은 ▲해리포터 AR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 VR‧AR ▲실감형 아이돌 방송 VR 등 제휴를 통해 독점 콘텐츠를 갖췄다. 이외에도 약 8000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VR콘텐츠를 1000개 수급하겠다는 목표다. 

KT는 3차원(3D)‧AR 기술을 활용한 영상통화서비스 ‘narle(나를)’ 앱을 내놨다. 3D 아바타와 AR 이모티커 등의 꾸미기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모습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또 ▲e스포츠라이브 ▲‘러브 레볼루션’ 등 스트리밍 게임 ▲기가라이브TV ▲프로야구 라이브(Live) ▲뮤지션 Live 등을 갖췄다. 또 LG유플러스는 ▲U+VR ▲U+AR ▲U+프로야구 ▲U+골프 ▲U+아이돌Live ▲게임 등 U+5G 6대 핵심 서비스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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