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에서 청동기·원삼국·고려·조선 유구·유물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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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신도시에서 청동기·원삼국·고려·조선 유구·유물 출토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7.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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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파헤치면 고대 유물이 나온다. 반만년 역사의 흔적들이 땅 속에 묻혀 있다가 개발공사를 하며 땅을 파헤치면 드러나는 것이다. 시공회사의 입장에서는 애로사항이 많다. 문화재를 다 건져내기 전에는 공사를 시작할수 없고, 그러다보니 늘어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인천 검단신도시 사업부지에서 청동기 시대 대규모 주거지군을 비롯해 신석기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주거지와 건물지, 무덤과 가마 등 다양한 유구가 출토되었다. 이 발굴사업은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진행중이다.

인천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검단신도시는 인천광역시 서구 마전동과 불로동 일원에 조성될 예정으로, 지난 2015년 12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 검단신도시 발굴현장 /문화재청

 

현재까지 신석기 시대 주거지를 비롯해 청동기 시대 주거지 126기, 원삼국 시대 분구묘(墳丘墓)와 삼국 시대 나무널무덤(목관묘 木棺墓), 통일신라부터 고려 시대에 해당하는 돌덧널무덤(석곽묘 石槨墓) 51기, 고려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하는 나무널무덤 200여 기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었다. 이 유구들은 이 지역 일대의 역사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으며,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청동기 대 주거지군과 청자 다기가 함께 출토된 고려 시대 돌덧널무덤이 특히 주목된다.

청동기 시대 주거지는 구릉의 능선과 경사면에 조성되었으며, 평면 형태는 가늘고 긴 사각형과 직사각형,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등의 모양으로 구분된다. 내부에는 화덕 자리와 기둥구멍, 벽구(壁溝, 벽도랑), 저장구멍 등이 확인되었다.

유물은 입구에 점토로 된 띠를 덧대어 만든 이중구연단사선문토기(二重口緣短斜線文土器, 겹아가리짧은빗금무늬토기)와 구순각목공열문토기(口脣刻目孔列文土器, 골아가리구멍무늬토기) 등을 비롯해 돌도끼, 돌화살촉, 돌칼, 돌창, 반달돌칼, 가락바퀴(실을 만드는 도구) 등 다양한 석기류가 출토되었다.

조사된 주거지는 청동기 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1~8세기경에 주로 조성되었으며, 일부는 중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기 시대 주거지는 이번에 조사한 유구 외에도 검단신도시 발굴조사를 통해 총 460여 기나 확인된 바 있어 청동기 시대 전기를 중심으로 중서부 지역의 생활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고려 시대 무덤은 돌덧널무덤과 나무널무덤으로, 병과 사발, 접시 등의 자기와 도기류, 청동거울과 숟가락, 장신구와 각종 화폐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 가운데 Ⅱ-1지점 29호 돌덧널무덤에서는 참외모양(과형) 주전자, 청자잔과 잔받침(잔탁), 청자접시, 푼주(아가리가 넓고 밑이 좁은 사기그릇) 등 청자 다기가 함께 출토되었다.

29호 돌덧널무덤에서 출토된 다기들은 철분의 함량이 거의 없는 태토로 만든 것으로, 동그랗게 깎아낸 흔적인 내저원각(內底圓刻)이 작고, 내화토(耐火土) 받침을 이용하고 있어 12세기 전반 경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여겨지며, 청자의 제작과 수급양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검단신도시 개발 예정지에서 출토된 청동기시대 유물들 /문화재청
▲ 검단신도시 개발 예정지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유물들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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