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 돌파..."오프라인의 새로운 가능성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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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 돌파..."오프라인의 새로운 가능성 창출"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2.0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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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33개월 연매출 1조원 기록...종전 기록 2년 2개월 앞당겨
외국인 매출 891.7% 상승...10명 중 7명 'MZ세대'
'에루샤'없이 차별화된 패션MD로 객단가 상승 이끌어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백화점의 핵심인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매장 없이 최단기간 1조원 돌파 기록을 세우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더현대 서울의 올해 누적 매출은 1조 4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 2월 26일 오픈 후 33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 점포’로 등극한 것이다. 이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기록을 2년 2개월 앞당긴 수치다. 

더현대 서울은 오픈 당시 상주 인구가 많지 않은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에 위치한 점과,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 환경의 위축으로 인해 성공 여부에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러한 난관을 딛고 트렌디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표방하며 글로벌 눈높이에 맞는 쇼핑 메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2월 더현대 서울 오픈 당시 매출 목표로 개점 후 1년간 6300억원, 2022년 7000억원 달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더현대 서울은 지난 2021년 6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9509억원을 달성하며 순항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의 악조건을 뚫고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에는 엔데믹과 함께 전국에서 찾아오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 '쇼핑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더현대 서울 외국인 매출은 2022년 전년 대비 731.1%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11월에는 891.7%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 평균 신장률(305.2%)의 3배에 육박한다. 더불어 더현대 서울 외국인 구매고객 중 20~30대 비중이 72.8%에 달해 ‘글로벌 MZ세대’의 발길을 이끈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 측은 "외국인 집객에는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와 넓은 휴게공간을 등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에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K-컬처를 집대성한 전략이 주효했다"며 "또 올해에만 더현대 서울에선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최정상 아이돌 그룹 관련 팝업스토어가 꾸준히 열렸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의 위상이 약화된 현상과는 다르게 더현대 서울로 MZ세대가 몰려들자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려는 해외 기업의 발길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시작한 외국인 대상 ‘더현대 서울 벤치마킹 투어프로그램’에는 루미네‧한큐(일본), 엘 팔라시오 데 이에로(EL Palacio de Hierro‧멕시코), 시암 파라곤(태국) 등 각국 백화점 및 쇼핑몰을 비롯해 네슬레(스위스), 제너럴밀스(미국), 포르쉐(독일) 등 업종 불문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또는 임원진이 다녀갔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서울은 단순 쇼핑 공간에 머물던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오프라인의 재발견’, ‘공간 경험의 가치 극대화’ 등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며 “글로벌 수준의 MD 역량과 더현대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K패션 브랜드 등 참신한 콘텐츠 발굴 노력, 이로 인한 객단가 상승 등이 최단기간 1조원 돌파 기록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 내부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내부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아울러 더현대 서울은 뉴노멀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 리테일은 물건만 사서 나가는 목적형 소비 공간과 달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전체 영업 면적(8만 9100㎡)의 절반을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미고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천정 설계 등 기존에 없던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공간을 구현해냈다. 때문에 휴식을 즐기며 오래 머물고 싶은 몰링형 수요가 집중되면서 오픈 초기 식품 매출이 두드러졌다.

몰링형 수요를 바탕으로 MZ세대 집객에 성공한 더현대 서울은 2년차부터 차별화된 MD를 지속 선보이면서 전반적인 매출 상승세도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마뗑킴’, ‘시에(SIE)’ 등 2030세대가 열광하는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 유치시키는 '역쇼루밍' 전략을 펼치면서 영패션 중심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신장했다.

실제 오픈 첫해 19.1%에 달했던 식품 비중은 2022년 16.5%, 올해 13.2%으로 서서히 감소한 반면, 영패션은 2021년 6.2%에서 2022년 10.3%, 올해 13.9%를 기록하며 식품 비중을 앞질렀다. 더현대 서울의 영패션 매출 비중은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전 점포 평균(8.2%)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2021년 8만 7854원이었던 더현대 서울 객단가는 지난해 9만 3400원, 올해 10만 1904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올해 객단가 신장률은 현대백화점 전점 평균(+1.1%)을 훌쩍 상회하는 9.1%에 달한다. 연평균 20%씩 성장해 온 해외명품 매출도 올해 전체 매출 중 25.6%를 차지하며 객단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 객단가는 식품을 제외하면 현대백화점 서울 점포 중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에 이어 3번째로 높다.

더현대 서울은 K패션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 당시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등 온라인 판매만 전개하던 브랜드를 업계 최초로 입점시킨 것을 비롯해 ‘미스치프’, ‘세터’, ‘드파운드’ 등 신진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이며 현재까지 200여개의 한국 토종 브랜드가 더현대 서울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

K패션 시장 성장을 위해 현대백화점은 매출액, 영업망 등 안정적 운영 성과 위주였던 입점 검증 절차를 전면 개편해 브랜드 차별성과 제품력, 잠재적 성장성을 최우선으로 유망 브랜드를 발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패션부문 전체 매출(영패션‧여성패션‧남성패션)이 빠르게 증가해, 올해 더현대 서울 패션 매출은 개점 첫해 대비 113.2% 급증하며 오픈 이래 가장 높은 매출 비중(23.1%)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비통이 연말께 오픈을 앞두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해 개발한 더현대 서울 단독 매장 등 다양한 MD 모델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매출 증대도 기대가 되고 있다”며 “세계적인 MZ 핫플레이스이자 럭셔리의 새 지평을 여는 공간으로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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