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미·중 갈등으로 냉전시대 고통 재연 우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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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 "미·중 갈등으로 냉전시대 고통 재연 우려" 경고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8.2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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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냉전 시대 속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소개하면서 IMF가 '지경학적 파편화'로 표현하는 세계 경제 분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냉전 시대 속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소개하면서 IMF가 '지경학적 파편화'로 표현하는 세계 경제 분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과 중국 갈등 속에 새로운 냉전 시대가 도래해 미·소 냉전 당시 고통이 재현될까 우려했다.

불가리아인인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냉전 시대 속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소개하면서 IMF가 '지경학적 파편화'로 표현하는 세계 경제 분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30여년에 걸쳐 세계 경제 통합이 진전돼 왔으나 이제는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글로벌 분열이 영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제 세계화를 이끌던 미국은 포퓰리즘의 물결이 일면서 내향적 산업정책을 선도하는 국가로 변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파편화 현상의 중심에는 미국과 중국의 신뢰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파편화된 세계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빈국이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완전한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전 세계 경제의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화의 혜택 속에 저물가 시대를 살아온 미국인들도 앞으로는 많은 소비재 물품을 이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산국가에서 냉전 시대를 겪어본 사람으로 지경학적 파편화의 결과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이는 모두가 더욱 가난해지고 더욱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어렸을 때는 "물건값은 저렴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면서 만성적인 공급 부족 탓에 당시 불가리아인들은 화장실 휴지나 우유를 구하는 데조차 뇌물과 연줄을 동원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된 뒤 수년간 이어진 자유시장 경제로의 변환기의 삶도 순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자유시장 경제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불가리아인이 거의 없었던 이 시기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영국과 미국 유학 생활의 경험 등을 녹여 거시경제학 교과서를 집필했고 대학에서도 가르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정부 정책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깊이 알게 됐으며 이것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세계은행, IMF 요직을 맡아 역할을 수행하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남아시아 홍수와 아프리카 기아 문제에 주력했던 EU 인도주의 조정관 시절의 경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을 때 '준비된 IMF 총재'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상상도 못 할 일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왜냐면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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