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호재 없다" 외인 매도에 은행주 약세…주주환원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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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호재 없다" 외인 매도에 은행주 약세…주주환원책 주목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6.23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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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은행 지수 3개월간 1.76% 하락
4대 금융지주 주가도 내림세
8개 금융사 2분기 합산 순이익 5조4130억원…전년比 2%↑
"주가 상승 위해 충당금·주주환원 불확실성 해소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도 강도가 커지면서 은행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 부진 전망과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청년도약계좌 출시로 인한 역마진 우려 등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은행업종 지표의 방향성은 여전히 부정적이나, 밸류에이션이 이를 이미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배당수익률과 환율 우하향의 가능성을 고려해 비중을 일부 확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짚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지난 3월 23일부터 이날까지 1.76% 하락했다. 해당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6.45%였던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이 기간 동안 KB금융 주가는 4만8950원에서 4만6950원으로 4.08% 하락했다. 신한지주는 3만5750원에서 3만4400원으로(-3.77%)하나금융지주는 4만1950원에서 3만9550원(-4.76%)까지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1만1180원에서 1만1930원으로 6.7% 상승했다. 특히 1년 전(2022년 6월 23일)과 비교했을 때는 4대금융 모두 각각 -1.98%, -8.87%, -0.24%, -4.56% 하락세를 보였다. 

(왼쪽 위부터)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3개월간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세로 전환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에만 소폭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자료=한국거래소

올해 2월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세가 나타났다. 외국인은 최근 3개월간 4대 금융지주 주식을 964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신한지주 3630억원, 하나금융 2864억원, KB금융 2005억원, 우리금융 1141억원 가량을 팔아치운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에 특별한 호재가 없기 때문에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월 이후 은행주는 코스피 지수 대비 전반적으로 언더퍼폼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수출 부진으로 인한 무역 적자 심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불거지면서 부실 흡수를 위한 은행들의 자본여력(버퍼) 확보가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은행의 충당금 적립 규모와 주주환원정책 불확실성이 커져 외국인 매도세가 다소 강하게 나타났으며, 실적 측면에서도 마진과 대출 성장을 기준으로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은행주 전반적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재했던 셈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다 유의미한 주가 상승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충당금 및 주주환원 관련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며 "2분기에도 충당금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으며, 지속되는 매크로 환경 둔화로 주주환원 관련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8개 금융사(KB, 신한, 하나, 우리, 기업,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의 올해 2분기 합산 지배지분 순이익은 5조41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성장 둔화와 순이자마진(NIM) 하락 영향으로 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며, 비이자이익 역시 1분기 대비 부진한 S&T 이익 등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충당금 적립 역시 보수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국내 8개 금융사의 올해 2분기 합산 지배지분 순이익은 5조4130억원으로, 1분기보다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SK증권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은행주의 실적 지표는 2분기에도 부정적인 방향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NIM 하락과 대출 성장 부진, 경상 대손비용률(CCR)의 상승 등이 아직 진행 중이므로 단기적으로 펀더멘털 개선을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은행업종지수와 환율이 부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KRX 은행업종지수가 존재하는 2001년부터의 장기 시계열을 살펴보면 이 지수와 달러·원 환율의 상관계수는 -0.7을 기록한다. 

이는 은행주의 주주 구성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인데, 하반기 무역수지가 개선돼 달러·원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면 대응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은행에 대한 기대심리 또한 유효하다.

김 연구원은 "통상 8월 이후 배당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며 "주요 은행주의 높은 기대 배당수익률과 환율 하락의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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