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원자재 가격↑… 건설업계 잔인한 '4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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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원자재 가격↑… 건설업계 잔인한 '4월' 되나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3.31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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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43.4%↑ㆍ고철 63.3%↑… 공사비용 부담 증가
공사비용 증가, 공사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장기화되면 중소건설사부터 직접적 영향"
원유 가격 상승. 자료=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건설업계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고철과 원유 등 건설업에 필수적인 자재 가격 급등으로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건설업 성수기인 4월이 건설업계에 잔인한 달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계약한 공사현장 착공을 앞두고 자재가격 인상을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형 건설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철근값 폭등으로 인한 '공사중단'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멘트 43.4%↑ㆍ고철 63.3%↑… 공사비용 부담 증가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에 필수적인 시멘트 가격이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톤당 시멘트 가격은 7만8800원이었는데, 다음달부터 11만3000원으로 인상이 예고됐다. 이는 9개월만에 43.4% 상승한 수치다.

고철은 1년 사이 63.3% 가격이 뛰었다. 철강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철스크랩(고철) 가격은 톤당 42만5000원에서 1년만인 지난 3월 14일 기준 69만4000원으로 63.3% 상승했다. 다음달엔 7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고철의 가격 상승 요인은 철강을 만들때 사용되는 원자잿값이 급등한 탓이 크다. 쇳물을 생산할때 사용되는 원료탄(호주산)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톤당 약 662달러(8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1년전보다 약 485% 급등한 가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고양의 한 시멘트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의 한 시멘트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사비용 증가, 공사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이같은 원자재 가격급등은 공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1∼11일 평균 원유 가격은 지난해 평균 가격보다 6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연탄 가격은 89.4% 급등했다. 시멘트 연료로 사용되는 유연탄은 국내에 수입 물량의 약 75%가 러시아산이다. 
 
건산연은 보고서에서 "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이 2.5∼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 비용 증가가 전체 수익의 3분의 1 이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장비와 자재운반에 쓰이는 차량에 쓰이는 원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유(WTI)는 올 1월 첫째주 배럴당 77.86달러에서 3월 마지막주엔 106달러로 집계돼 3개월만에 36.1%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4월 중 '공사중단'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건설현장에서 레미콘 물량이 특히 부족하다"면서 "시멘트 부족으로 인해 레미콘 공장 가동률이 40%밖에 안되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전국적인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올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인해 안전관리 비용이 증가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사와 철강사 등 중대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큰 업체들은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고 안전관리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북서부 지역.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북서부 지역. 사진=연합뉴스

"장기화되면 중소건설사부터 직접적 타격"

전문가들은 앞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 결과에 따라 가격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바우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현재 급등한 원자재 가격은 선반영된 가격이라고 봐야한다"면서 "원유 가격의 경우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가 사태를 수습하고 정상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장기화되면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사에 필요한 원자재들은 미리 월, 분기 단위로 비축해 놓기 때문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용 급등한 부분에 대해서 발주처가 인정해주지 않고, 비용부담이 장기화되면 시공사 중 중소 규모 건설사와 협력사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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