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위험한 급락…이틀새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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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위험한 급락…이틀새 7% ↓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5.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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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감산의지 회의적, 세일가스 증산, 헤지펀드 선물 매도

 

국제유가 급락세가 가히 위협적이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이 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8% 폭락한데 이어 5일 런던시장에서 개장초에 2.4% 추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한달후에 인도되는 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44.45달러로 주저 앉았다. 이틀 사이에 7%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각종 원자재 가격을 선도하는데다 산유국과 신흥국의 경기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급락은 모처럼 살아난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국내 조선·해운산업과 해외건설업종이 국제유가의 동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국제가격의 회복세를 기대하던 이들 업종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유가는 지난해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국가인 러시아등의 감산 합의로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한 대 배럴당 58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미국의 세일석유 양산을 부추기면서 세계 원유 공급과잉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 /그래픽=김송현

 

최근의 국제유가 급락은 세일석유를 생산하는 미국과 OPEC 주도국인 중동산유국 사이에서 벌어진 국제석유 헤게머니 쟁탈전이 미국의 승리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유가 급락의 원인은 국제석유시장을 둘러싼 국가간 이해관계에서 살펴볼수 있다.

첫째, 국제유가가 올초 배럴당 50달러 중반대를 유지하자, 그동안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던 미국 세일가스 생산업체들이 대대적으로 펌프질을 해댔다. 2년여 저유가 시대에 살아남은 세일가스 업체들이 무던한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갖춘데다 그동안의 적자분을 보전하기 위해 대량으로 기름을 쏟아낸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최근의 주간 원유재고가 시장의 기대보다 적게 줄어든 것이 이를 입증했다.

둘째, OPEC과 비OPEC 국가들이 추가 감산 의지가 약하다는 점이다. 수니·시아파의 종교 싸움을 벌이는 사우디와 이란의 해묵은 감정 대립이 해소되지 않았다. 비OPEC 국가의 대표주자인 러시아가 추가감산에 미온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국가의 제제를 이겨내려면 러시아로선 원유를 많이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미국의 헤지펀드들이 대거 원유 선물시장에 숏(short)을 걸었다. 하락장세를 예상해 선물을 내다판 것이다. 헤지펀드들은 산유국 감산이 현재의 공급과잉에 처방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에 베팅을 건 것이다.

국제석유시장은 5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및 비OPEC의 석유장관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 감산에 합의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적어도 6개월 정도 단기목표로 가격 지지를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지난해말 산유국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하루 180만 배럴의 감산을 이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들어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회원국인 러시아가 감산을 주도하면서 가격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사이에 세일석유 생산이 늘었기 때문에 이 수준으로는 유가 부양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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