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직원들 7~8일 트럭 시위 하는 이유는…매장 영업엔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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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직원들 7~8일 트럭 시위 하는 이유는…매장 영업엔 문제없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0.06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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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일에 서울 강북·강남 나눠 게릴라 트럭시위
“매장 점거 농성 아냐…이용에 전혀 문제없어”
“임금 인상 요구? 인력난을 해결해달라는 것”
스타벅스 “애로사항, 고충 등 귀 기울이겠다”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맞아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맞아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직원(파트너)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선다. 지난 ‘리유저블 컵데이’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일각의 ‘매장 점거 농성’ 우려와는 달리 ‘비대면 게릴라성 트럭 시위’로 진행될 예정이다. 

7~8일 트럭 동원한 단체행동 예고…첫 시위

6일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직원들은 사측의 업무강도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제작하고 트럭을 준비한 후 오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서울 강북과 강남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한다. 트럭 전광판에 문구를 송출해 트럭이 서울 주요 거점을 돌아다니게 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총대를 멘 파트너 3명은 지난 4일 시위를 위한 모금을 받았고, 3시간 만에 목표금액 330만원(트럭 계약금 320만원+법적 자문 비용 10만원)에 금액이 모이자 모금을 마감했다. 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시위를 벌이거나 기자회견을 하는 등 행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는 노동조합이 없어 1999년 설립 이후 직원들의 단체행동이 한 차례도 없었다.

시위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달 28일 진행했던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였다. 이날 하루 매장을 방문해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했다. 

단 하루 동안 진행된 이벤트에 사실상 리유저블 컵은 스타벅스의 ‘한정판 굿즈’가 됐고, 매장엔 컵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매장에서는 1시간 이상 대기해야 주문한 음료를 받을 수 있었다. 품절로 컵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통해 웃돈을 주고 구매하기도 했다. 

결국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 일부 스타벅스 직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 관련 글에는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다수 올라왔다. 한 파트너는 “다 놔두고 도망가고 싶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토로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스타벅스 시위 관련 글들. 사진=블라인드 캡처

“임금 인상 요구 아냐…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시위 때문에 이틀간 스타벅스 매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를 표하고 있으나,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매장을 점거해서 농성하는 것이 아닌, 파트너들의 근무 시간 동안 트럭만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또 파트너들은 이번 시위의 근본적인 요구 사항은 단순 임금 인상이 아닌 인력 보충과 과도한 마케팅 지양, 근무환경 개선임을 확실히 했다. 일년 내내 진행하는 프로모션에 대한 판촉비용을 조금만 줄여 현장 인력난을 해소해달라는 것. 

한 스타벅스 파트너는 블라인드를 통해 “매장이 바쁜데 인원이 없으면 결국 청결과 친절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며 “사명을 지킬 수 없을 정도로 인원이 부족한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번 행사 때마다 소비자들이 매장에 몰리면서 업무량은 과중되지만, 별도의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파트너들은 주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모션이 7개에서 8개가량 된다. 이밖에도 비정기적 컬래버레이션 굿즈, 기념일 전용 굿즈 등을 포함해 지난 9월에만 5~6종의 MD가 출시됐다. 

블라인드 등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첫 시위를 지지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전직, 현직 직원들이 직접 겪고 모두가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모아 말할 정도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댓글에는 많은 동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 5일 파트너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는 17일부터 진행되는 ‘e프리퀀시 이벤트’는 취소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시위 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트너들과 꾸준히 소통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애로사항이나 고충에 있어서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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