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가져온 英 인력난...더 어두워진 경기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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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가져온 英 인력난...더 어두워진 경기전망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0.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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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에 운송 및 생산 차질 빚어
물품 부족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높아지면 영국 경제전망도 둔화될 듯
영국의 주유대란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국의 주유대란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영국의 에너지 공급부족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원인을 브렉시트로 돌리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부족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가 에너지를 운송할 트럭 운전 기사의 부족인데, 브렉시트로 인해 구인난이 심화된 탓이라는 지적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심화된 인력난은 에너지 대란 뿐만 아니라 영국 경제 전체에도 적지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브렉시트 이후 가속화된 인력난 

지난주부터 조짐을 보이던 영국의 주유 대란은 이번주 들어 급속도로 심화됐다. 

주요 해외 언론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는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지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주유소마다 긴 줄이 늘어선 것은 물론 스쿨버스 운행에도 차질을 빚고 있고, 심지어 기름을 구하려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폭행 사건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주유 대란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연료를 수송할 트럭 운전 기사의 부족이다.

영국의 대형 석유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지난주 "수송 차량 운전기사 부족으로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의 기름 부족 사태는 연료를 공급하는데 필요한 수송차량 운전기사들의 부족"이라며 "트럭 운전사들은 나이가 많아 은퇴하고 있는 반면, 신규 운전기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면허 취득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난이 심화되자, 운송회사들은 올 들어 운전기사들의 임금을 25% 이상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는 실정이다. 

영국의 구인난이 심화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다. 

기존에는 EU 내에서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12월31일 과도기 종료로 영국이 EU를 완전히 떠나면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상당히 까다로워진 것.

EU 시민들이 영국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한데,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 EU로부터의 이민 단속을 강화했고,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인력난은 한층 더 심화됐다. 

도로운송전용 무역협회인 RHA(Road Haulage Association)에 따르면, 영국에서 부족한 운전기사의 수는 약 10만명에 달한다. 이 중 20%는 브렉시트 여부를 두고 국민투표를 진행했던 2016년 이후 떠난 운전기사들이다. 

영국 정부는 부족한 운전기사를 충원하기 위해 외국인 트럭 운전자들에게 3개월짜리 임시 취업 비자를 제공하는 등 일시적 비자 완화 정책을 꺼냈다. 

NYT는 "일부 비판자들은 이것이 오래동안 지속되고 있는 운전자들의 부족을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며 "2016년 이후 수천명이 영국을 떠났고, 이에 따른 빈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에 영국 경제전망 어두워져

영국 전역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주유 대란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영국의 경제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이 정체된 상황에서 심각한 인력부족은 영국의 경제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물품이 부족해지면 결국에는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은 "경제회복의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의 악몽같은 조합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심각한 인력부족은 영국이 코로나19로부터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8월 식당과 호프집, 슈퍼마켓 등에서 약 100만명 가량의 인력을 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점들은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도 했다.

트럭 운전기사의 부족으로 일부 제품들은 슈퍼마켓의 진열대에 오르지 못했으며, 농장에서도 일손 부족으로 일부 농산물 생산을 포기하기도 했다. 

소비자 관심을 추적하는 쇼핑 기술 플랫폼 아디모에 따르면 영국 슈퍼마켓의 재고 부족 비율은 코로나19 초기 소비자들이 대공황에 빠졌던 2020년 3월 수준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회사는 12월초까지 영국 소비자들이 코로나19의 절정기보다도 더욱 심각한 식료품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미 노동력 부족, 엉망이 된 공급망, 그리고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영국 성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2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부터 회복이 절실한 순간에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 경기회복의 길이 더욱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CNN은 "영국의 경제는 대유행 이전보다 더 작아졌다"며 "베렌버그 경제학자들은 최근 완전한 회복에 대한 그들의 전망을 2022년 2분기로 미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통계청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5%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2분기 이후 경기회복이 정체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전일 "영국 경제가 내년 초에나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8월 전망 당시에 비해 1~2개월 늦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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