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머스크 한마디에 휘청...버블붕괴냐 재도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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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머스크 한마디에 휘청...버블붕괴냐 재도약이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5.1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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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비트코인 매각 시사 발언에 전체 암호화폐 급락
비트코인 비중 40% 아래로 내려 앉아
전문가들 "2017년과 데자뷰..버블 붕괴 임박"
잭 도시 "한 사람이 시장 바꿀 수 없다"..체질 개선 기회라는 의견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암호화폐 시장이 휘청거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암호화폐 시장이 휘청거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Indeed(정말이다)". 단 6글자로 이뤄진 한 단어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휘청거렸다.

'암호화폐 고래(Crypto Whale)'라는 아이디의 트위터 이용자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팔아버린 것을 알게 된다면 스스로 자책하겠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머스크는 '정말이다(Indeed)'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는 머스크가 이미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매각했거나, 앞으로의 매각을 시사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은 일제히 10%대 급락했다.

머스크의 한 마디에 전체 시가총액 2조달러가 넘는 암호화폐 시장이 휘청거린 것이다.

머스크의 영향력이 큰 것인지,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한 사람의 말에 휘청거리는 시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머스크 한 마디 한 마디에 반응하는 시장 

지난 2월 초 테슬라는 15억달러 규모를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임을 발표했다. 2월6일 3만90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은 테슬라의 이같은 발표 후 8일 4만6375달러에 달했다. 

3월24일 머스크는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받는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후 비트코인은 고공행진을 펼쳤다. 4월13일에는 6만3729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지난 12일 머스크는 '환경'을 이유로 비트코인 결제수단 허용을 중단한다고 선언했고, 이 때 5만달러를 무너뜨린 비트코인 가격은 보유 비트코인 매각 가능성을 언급한 트윗에 머스크가 '정말이다'라고 답하자 4만3000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머스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비트코인이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비단 비트코인 뿐만이 아니다.

머스크가 '도지파더'라고 자처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도지코인 또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등도 일제히 크게 움직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들은 "제발 트윗을 멈춰라"라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오피니언을 통해 "머스크의 트윗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낼 정도였다. 

문제는 한 사람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전체 암호화폐에는 돌이킬 수 없는 악재가 된다는 것이다.

UBS의 폴 도노반 애널리스트는 "한 사람이 소비력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통화의 안정적인 가치 저장 기준은 충족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비트코인이 각광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 2.0'이라고 불릴 정도로 새로운 통화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맞서 가치를 저장하고 결제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됐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의 급등락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면서 화폐로 인정받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의견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의 메건 맥아들 저널리스트는 칼럼을 통해 "테슬라가 비트코인으로 자동차를 살 수 있다고 말하자마자 비트코인은 1만달러 가까이 올랐다"며 "비트코인은 일반 화폐처럼 사용될수록 투자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투자가치가 높아질수록, 다시 말하면 투자수단으로 보일수록 통화수단으로서는 더욱 나쁜 선택이 되고, 이는 다시 비트코인의 투자가치를 낮춘다는 것.

결국 비트코인의 기본 속성상 전통적인 화폐로 인정받기가 어려우며, 이것이 최근 머스크의 발언으로 시장에 드러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라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자동차와 바꾸지 않으려 할테고,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낮아질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결제수단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채택하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이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돈을 얻을지 잃을지 전혀 알 수 없는 모험이나 마찬가지라고 맥아들 저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비트코인, 전체 암호화폐 비중 40%로 낮아져

머스크의 여러 발언 이후 비트코인이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 역시 암호화폐 시장이 직면한 리스크를 보여주고 있다. 

암호화폐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때 40% 아래로 내려앉았다.

암호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의 전체 비중이 40%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018년 6월 이후 약 3년만에 처음이다. 불과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70%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30%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17일 오후 2시50분(한국시간) 현재는 40%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시총 비중이 4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암호화폐의 거품이 무너지는 것임을 의미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다리서치 연구원들은 메모를 통해 "2017년과 데자뷰의 향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12월 비트코인 가격은 2만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랐다가 2018년 3500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당시 비트코인 랠리가 피로해질 때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비중을 낮추는 대신 규모가 작은 암호화폐들, 즉 알트코인으로 옮겨갔다는 것. 

최근에도 비트코인의 비중이 낮아지는 반면 알트코인의 비중은 점차 늘고 있는데, 이는 2017년과 2018년의 암호화폐 시장의 움직임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잭 도시 "암호화폐, 한 사람이 막을 수 없어"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머스크 리스크'로 인해 오히려 강세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도 나온다.

머스크가 제기한 환경 문제 등이 대두된 것이 암호화폐 시장을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머스크가 암호화폐 미래를 이끌기 위해 좋은 자리를 잘 잡았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보다 전기 사용이 덜한 다른 암호화폐가 부각될 수 있고, 비트코인 역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거나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

이같은 변화가 머스크 덕분에(?) 좀 더 일찍 도래한다면 암호화폐 시장 전체적으로는 장기적인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펀드스트랫의 창업자인 톰 리는 오히려 비트코인의 연말 목표 가격을 기존 10만달러에서 12만50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톰 리는 "비트코인 업계가 (환경적 이슈와 관련한)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비트코인 낙관론자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시각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지지자로도 유명한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역시 "어떤 한 사람이 암호화폐 시장을 바꾸거나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머스크를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비트코인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잭 도시는 자신이 설립한 결제 서비스 업체인 스퀘어의 암리타 아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트윗을 인용해 스퀘어가 비트코인 투자를 계속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스퀘어는 지난 2018년부터 비트코인 매매를 허용했으며 약 4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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