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커진 밸류에이션 부담..."조정땐 매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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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주, 커진 밸류에이션 부담..."조정땐 매수 고려해야"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1.01.12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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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 3인방, 3개월새 60~200% 주가상승...단기급등 부담 커
'백만엘화' 달성한 LG화학..."석유화학 부문 보여줄 것 많아"
삼성SDI 중대형 전지부문 이익기여 시작..."전력질주 시작될 것"
SK이노베이션, 배터리3사 중 2021년 매력도 가장 높아
일러스트=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지난 한 주간 코스피가 약 1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두 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한 또 다른 업종이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2차전지 업종이다.

특히 주도주로 알려진 배터리3사의 주가 상승률은 눈이 부시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 분사 보도이후 58만원대까지 내렸던 LG화학은 3개월 새 100만원선을 넘으며 '백만엘화'를 달성했다.

삼성SDI 역시 LG화학과 함께 외국인의 순매수세, 미국발 친환경 정책 강화 기대감 등에 힘입어 40만원에서 70만원선으로 훌쩍 뛰었다.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공방을 펼치는 SK이노베이션은 3사 중 가장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분리막 부문 강세와 시장 전반적인 기대감, 성장 가능성에 힘입어 3개월만에 10만원선에서 30만원선까지 주가가 3배 급등했다.

김현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한 주 동안 2차전지 업종이 17.3% 상승했는데, 코스피 대비 7.6% 높은 수치"라며 "대형주 3사에 대해 개인과 외국인이 매수 포지션을 꾸준히 유지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종의 성장 '메가 트렌드'에 기반한 추세적 성장"이라며 "산업의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2021년 기준으로 2차전지 업종의 평균 PER가 40배를 넘는 현재 시점의 가격대는 부담스럽다.

김 연구원은 "주도주들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재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1일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 등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전반적인 약세인 상황이라 좋은 매수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

LG화학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백만엘화' 달성한 LG화학...석유화학 호조 예상

2차전지 주도주 중에서도 대장주에 해당하는 LG화학은 지난 3개월간 주가가 86% 가까이 급등했다. 11월 2일 58만8000원까지 내렸던 주가는 지난 11일 104만5000원까지 오르며 '백만엘화'를 달성했다.

LG화학에 대해 전문가들은 "배터리 외에도 드러날 가치가 많다"며 "올 한 해 또 한번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6개월 목표주가를 120만원으로 상향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2차전지와 첨단소재의 가치 상승을 반영한 목표주가다.

한 연구원은 "LG화학의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전지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올 한해 석유화학 분야의 영업이익을 2조7610억원으로, 첨단소재 분야는 2270억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대비 약 40%씩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해 2차전지 부문(현재 LG에너지솔루션) 분사를 밝히던 당시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부문의 경우 주력 제품인 ABS 등의 공급부족, 수요증가가 지속되면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업황이 이어졌다"며 "올해도 석유화학부문의 ABS와 PVC를 중심으로 업황이 호조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의 올해 매출액으로는 전년 대비 31.4% 늘어난 38조9482억원을, 영업이익은 54.4% 증가한 3조5390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올 4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였던 8293억원을 하회하는 698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여수 공장의 화재 사고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여수 공장의 화재 사고 이후 가동 중단에 따른 기회손실비용을 약 1500억원으로 추산하며 "이를 제외하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지사업부문도 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105만원으로 잡으며 "전지 사업부문은 향후 몸집 키우기와 이익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 연구원은 "현재 100GW 수준의 중대형 배터리 생산능력이 2023년에는 200GW까지 확대될 것이고, 현재 25GW 수준인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도 같은기간 60GW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삼성SDI, 중대형 전지부문 이익기여 시작

삼성SDI도 주가가 90만원까지는 상승여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목표주가를 90만원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중대형 전지부문의 이익 기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 포인트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삼성SDI의 실적 전망치를 매출 3조5800억원, 영업이익 3258억원으로 제시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16%, 21.9% 증가한 수치다. 이어 "소형전지와 전자재료 부문은 고객사 재고조정 영향으로 소폭 역성장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중대형 전지부문이 49.7% 성장하며 SDI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해 예상실적에서도 중대형 전지가 종횡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충당금 반영이나 수주 기대치 하회 같은 악재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노이즈일 뿐이니 배터리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SDI의 올해 예성실적으로는 매출액 14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2700억원이 제시됐다. 각각 전년 대비 22.8%, 68.7% 증가한 수치다.

민주당의 정권을 잡는 미국, 환경 규제가 가장 강력하게 적영되고 있는 유럽 시장 등의 중요도가 지금보다도 더 커질 수 있는 점도 호재다. 삼성SDI는 폭스바겐과 BMW 등 주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데다가 헝가리 2공장 증설도 진행중이다. 

유럽시장 전략과 중대형 전지 부문의 성장에 힘입은 삼성SDI의 주가는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SK이노베이션, 3사 중 매력도 가장 높아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3사 중 최근 3개월간 주가 상승폭이 가장 크다. 지난 11월 2일 11만9500원이었던 SK이노베이션은 11일 31만8500원까지 급등했다. 200% 가까이 올랐는데, 같은 기간 SK그룹 계열사들도 일제히 상승 흐름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열풍 덕을 톡톡히 봤다. 당초 배터리3사 중 가장 후발주자였던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공장 증설과 정유에서 배터리주로 완전한 변신에 성공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제2공장 건설 투자금으로 1조9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목적 채권으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가 그린본드를 발행하고, SK이노베이션이 채무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관련 공장 증설을 주도하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효과 등을 함께 노리는 행보는 주가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2023년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33만원으로 제시하며 "올 한해는 SK이노베이션에게 불확실성을 본격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다른 배터리 기업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던 가장 큰 요인이 ITC 소송과 재무, 정유부문의 불확실성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 최종 공판일은 2월 10일이다. SK이노베이션이 불리해 보이지만, 양사 모두 배터리 관련 미국 내 투자에 공격적인 만큼 ITC가 일방적으로 한쪽 편만 들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또 패소하더라도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기조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의지 등이 맞물린 점과 협상 가능성이 제시되는 점도 SK이노베이션에게는 긍정적이다.

재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분리막 자회사인 SKIET의 상장과 함께 루브리컨츠 사업 지분 매각, 그린본드 발행 등이 언급됐다. 이 연구원은 "이를 통해 4조 이상의 현금 유입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특히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 생산능력이 한국과 헝가리, 중국, 미국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상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매수의견은 유지하되 목표 주가는 24만원으로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가치의 경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2023년을 기준으로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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