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국 성숙 방해하는 위협요소들은....책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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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 성숙 방해하는 위협요소들은....책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7.31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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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이재명 경기지사의 좌파 포퓰리즘에 대한 분석도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정치에서 '적'은 왜 생기는 걸까. 적대적 공생관계는 우리 정치에서 왜 변하지 않는 절대모순인가.

이솝우화 `여우의 신 포도`는 적과 동지의 이분법 혹은 선과 악의 이분법이라는 시대착오석 패러다임을 설명하는 모티브를 제공한다.

여우는 눈앞에 있는 맛있는 포도가 너무 높이 달려 있어 먹을수가 없자, "에이, 저 포도는 시고 맛없을 거야"라며 고개를 돌린다. 자신의 무능을 숨기면서 불편한 심리는 방어하는 것이다. 한계를 객관적으로 인정하면서 다음 기회에 따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도전하기보다는 자신의 패배 및 포기 심리를 방어하기 위해 맛있는 포도를 비난하면서 `시고 맛없다`고 폄훼하는 가치전도의 논리를 사용한다. 마치 우리 정치인들의 모습처럼.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이라는 책에서 민주화가 진행된 한국에서 세계화, 정보화, 후기산업화, 탈냉전화, 탈물질화 등 탈 경계의 시대상황에 부합하는 21세기의 공화 단계를 역설한다.

일제 강점기, 독재시대, 반공시대나 가능했던 친일 대 반일, 민주 대 반민주, 진보 대 보수라는 이분법적인 패러다임의 언행에서 벗어나자는 것. 대신에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협력자라는 중첩된 정체성을 갖는 경쟁자(rival/adversary)의 모순적 존재로 서로를 보고 대하는 것이 필요한 사대라고 강조한다.

다시말해 '적과 동지의 차별논리'에서 벗어나서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협력(partner)'와 경합(adversary)의 공생논리'로 서로를 보는 시대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합자는 파괴해야할 적이 아니라 다양성과 차이를 상대하고 넘어서야할 경쟁자로 상정하자는 주장이다. 

나아가 다수파가 소수파를 지배하지 않거나, 반대로 소수파가 다수파를 지배하지 않는 `비지배적 자유의 통합국가`의 모델로 `민주공화국`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러면서 채 교수는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이 1919년에 건립되고, 1948년에 재건됐다고 제헌헌법이 밝히고 있음에도, 어떻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고, 그 전에 두번의 쿠데타와 수많은 민주항쟁, 민주화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민주공화국의 위협요소들을 낱낱이 분석했다.

책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두번의 쿠데타와 수많은 민주항쟁과 민주화운동에서 대한민국이 형식적인 차원에서 민주공화국이라는 법제도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국민의 생활습속 차원에서 진정한 민주공화국, 성숙한 민주공화국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도달하기에는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제부터 성숙한 민주공화국을 향해 진전해 나가야할 단계라는 것을 역설한다.

책은 민주공화국의 성숙을 방해하는 위협요소들로서, 공화주의가 경계하고 경쟁해야 하는 대상들을 주목했다.

대표적인 위협 대상으로서, 북한 김씨 일가의 참주정 노선, 통진당과 이석기 노선, 좌파 포퓰리스트 이재명의 우중정 노선, 남남갈등에서 좌우 극단주의 노선 등을 분석했다. 

채 교수는 "민주국은 다수파에 의한 소수파 지바(다수결 지배)를 안정하며, 다수파와 소수파가 서로 분열하고 대립하는 체제를 말하지만, 민주공화국은 다수파와 소수파의 존재를 모두 인정하면서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비지배적 자유'를 추구하는, 즉 견제와 균형을 통한 공생 상태, 국민 통합을 추구하는 법치주의 체제"라고 강조한다.

이어 법치주의 체제가 가능하기 위해 두꺼운 중산층과 중도파가 중심을 잡고 지적, 도덕적, 정치적 헤게모니를 갖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 주권을 규정하는 민주국의 한계를 민주공화국의 비전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 채진원 경희대 교수
저자 채진원 경희대 교수

이 책에서 트럼프의 성공사례와 비교해 우리나라에서도 포퓰리즘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대표적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노선을 분석, 특히 눈길을 끌었다.

저자는 좌파 포퓰리스트로서 이재명의 정치 행태로 ①적과 우리의 이분법으로서 법 위의 사회주의 성향의 정책을 추구해왔다는 점 ②대의정치와 정당보다는 국민직접정치와 SNS를 매개로 한 인민주의 호소를 추구해왔다는 점 ③숙의와 토론보다는 선동을 통한 단순화를 추구해왔다는 점 ④주류 정치에 반대해온 아웃사이더 기질과 카리스마적 성향의 리더십을 추구해왔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포퓰리즘과 포퓰리스트의 급부상 가능성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 성숙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이후 선거의 정치 구도와 공약 경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채 교수는'민주노동당의 변화와 정당모델의 적절성'이라는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경희대에 재직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무엇이 우리 정치를 위협하는가:양극화에 맞서는 21세기 중도정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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