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5년만에 금리 낮췄는데도 유럽 국채수익률 오른 이유는?
상태바
ECB, 5년만에 금리 낮췄는데도 유럽 국채수익률 오른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6.07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 보여
전문가들 "매파적 인하" 평가 내려
"연준은 여전히 신중할 듯...ECB와 다른 궤도"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5년만에 첫 금리인하에 나섰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5년만에 첫 금리인하에 나섰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인하에 나섰다.

지난 2019년 이후 약 5년만에 첫 금리인하에 나섰지만, 유럽 지역의 국채금리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 원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ECB의 금리 인하 결정과 관련해 '매파적 인하'였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는 가운데, ECB의 금리 결정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결정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CB, 5년만에 첫 금리인하 나서 

6일(이하 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했다. 지난 2022년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1년 11개월만에 방향 전환에 나선 것이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를 통해 "9개월간 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상승률이 2.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CB는 올해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상향조정했다. 이는 추가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3월 2.3%에서 2.5%로, 근원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6%에서 2.8%로 각각 올려잡았으며,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기존 2.0%에서 2.2%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0.6%에서 0.9%로 높였으며, 내년 전망은 1.5%에서 1.4%로 수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추가 금리인하 속도와 시간은 데이터가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울퉁불퉁한 길이 될 것임을 알고 있고, 앞으로 몇 달은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금리인하 여부와 관련한 신중한 태도에 유로존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ECB의 금리 결정 이후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8bp 상승한 2.573%를 기록했고, 독일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bp 가까이 상승한 3.033%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9bp 상승한 3.783%를 기록했으며,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7bp 가량 상승한 3.299%를 기록했다. 

CNBC는 "ECB가 5년만에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발표한 직후 유로존 국채 수익률은 상승폭을 확대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7월 인하 가능성 낮아...매파적 인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ECB의 금리인하에 대해 '매파적 인하'라는 평가를 내놨다. 

뱅크 시즈의 FI 헤드인 가엘 피찬은 "ECB는 7월 연속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추면서 데이터 의존적인 접근 방식을 강조했다"며 "이는 매파적 인하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영국 중앙은행(BOE)의 경제학자인 캐서린 네이스는 "향후 데이터가 예상만큼 긍정적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여지를 조금 더 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7월에도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의 금리 결정 후 스왑 시장 트레이더들은 9월까지 두 차례 인하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기존 70%에서 60%로 낮췄다. 

FT는 "금리 결정 이후 ECB 이사회의 몇몇 구성원들은 7월 회의에서 또 한 차례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로버트 홀츠만은 금리인하 결정에 반대했다"며 "일부 ECB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까지 되돌리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에는 6월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관련 문구가 사라졌다는 점도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부분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시장에서는 오는 7월에 9월 인하를 시사하는 문구가 재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여전히 신중할 듯"

앞서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ECB도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하면서 6월 FOMC를 앞둔 미 연준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지속하면서 ECB와 연준의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야엘 셀린은 "유로존 경제는 미국과는 다른 곳에 있다"며 "가계 실질 소득에 큰 타격을 입은 유럽과는 달리 미국의 내수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WSJ 역시 "ECB의 금리인하는 잠재적으로 ECB와 연준을 다른 궤도에 올려놓았다"면서 "미국의 노동시장과 경제를 보여주는 지표들은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전혀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CB와 연준의 서로 다른 통화정책 행보가 이어진다면 ECB는 더욱 어려운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은 "ECB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는 시나리오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약세를 이끌어 수입품 가격을 상승시키고,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높일 위험이 있다"며 "이로 인해 경제가 더 취약한 유럽에서 추가적인 완화 정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